에너지Biz팀 박정배 기자
에너지Biz팀 박정배 기자

서울 지하철 9호선은 상징색에 걸맞게 노선의 중요성 또한 황금에 버금간다. 서울 한강 이남의 웬만한 랜드마크를 모두 관통하기 때문이다.

9호선이 지나가는 랜드마크는 급행 정차역만 봐도 대부분 확인이 가능하다. 개화역에서 중앙보훈병원까지 연결된 노선에는 김포공항, 당산, 여의도, 노량진, 동작, 고속터미널, 신논현, 선정릉, 봉은사, 종합운동장, 올림픽공원 등이 급행 정차역으로서 기능을 담당한다.

급행 정차역은 웬만한 다른 노선과의 환승이 가능함과 동시에 여의도, 강남 등 관광·비즈니스의 메카를 관통한다는 특징을 담고 있다.

이처럼 9호선은 노선 자체로도 ‘계란 노른자’ 위를 오고 가면서 급행열차라는 존재 덕분에 서울의 동과 서를 빠르게 관통하는 최고 인기 노선 중 하나로 급부상했다.

9호선은 서울의 주요 장소를 관통하는 노선이다 보니 필연적으로 외국인이 많이 눈에 띄는 편이다. 일단 인천국제공항 또는 김포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외국인이 9호선을 이용할 확률이 높다. 또 관광이나 업무 차원에서 강남이나 여의도를 방문하기 위해 이용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이 노선은 급행열차가 서지 않는 곳에서 탑승한 승객은 일반열차로 급행열차 정차역까지 이동한 후 갈아타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래서 가양역, 동작역, 송파나루역 등에서는 항상 급행열차를 먼저 보내고 일반열차를 운행한다.

그러나 출퇴근 시간 등 열차 운행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일반열차 전용인 샛강역에서 정차 후 뒤따라오는 급행열차를 보내기도 한다.

급행열차로 갈아타고자 하는 승객을 위해 일반열차에 대해서는 기관사가 직접 방송으로 “우리 열차는 뒤따라오는 급행열차보다 ○○역까지 먼저 가는 일반열차입니다”라고 전달한다. 하지만 문제는 이는 이미 녹음된 전문 성우의 방송보다 전달력이 떨어지는 기관사의 음성으로 한국어로만 나온다는 것이다.

9호선이 2009년 출범한 이후 약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 같은 환승 정보 전달 방식은 바뀌지 않았다. 대한민국을 처음 방문하는 외국인 입장에서는 기관사의 방송이 무슨 뜻인지 알아듣기 어려워 보인다.

어차피 앞서가는 일반열차와 뒤따라오는 급행열차와의 운행 간격 설정이 정해져 있다면 급행 환승 정보 공지를 방송으로 미리 녹음해 외국어로 알리는 방법도 추천할 만하다. 기관사의 음성이 성우의 음성과 비교해 익숙하지 못한 만큼 한국인조차도 미처 듣지 못하고 넘어갈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의 도시철도 환경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부한다. 합리적인 가격과 운영 방식으로 외국인의 극찬이 끊이지 않는다. 이 같은 국제적 자랑거리에 더욱 품격 있는 환승 정보 제공으로 세계 최고 수준에 화룡점정을 달성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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