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투스 5.0으로 벽도 뚫는 선명함
가벼운 무게의 크래들로 24시간 재생 가능

스카이 핏프로 'IM-A105'
스카이 핏프로 'IM-A105'

흔히 샤오미의 전자제품들은 대륙의 실수로 꼽힌다.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고가 제품들 못지 않은 스팩을 갖췄기 때문이다. 무선이어폰인 스카이 핏프로(IM-A105) 또한 스카이의 실수임이 틀림없다.

◆가성비가 무기라더니…겸손은 힘들어

핏프로를 처음 접한 것은 올해 초 팬택과의 포괄적인 협력 계약을 통해 스카이 브랜드를 되살린 박종일 착한텔레콤 대표의 인터뷰자리에서였다.

사무실 한편에 꾸준히 출시돼온 ‘connecting’ 시리즈 유무선 이어폰들이 진열돼 있다는 점에서 스카이 브랜드로 이어폰이 처음 나왔다는 건 놀랄 일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박 대표는 핏프로와 그동안 출시된 자사 이어폰들을 비교하는 것을 거부했다.

그는 "그동안 가성비를 생각하며 중저가 이어폰들을 출시했었는데, 핏프로 또한 가성비를 감안한 것은 맞지만 애플, 뱅앤울롭슨 등 고가 이어폰들과 비교해야 하는 제품 군"이라고 자신했다.

당장 사용기를 쓰기 위해 핏프로를 착용한 순간 바로 두 가지 장점을 발견했다. 첫 번째는 무게. 이어폰 하나당 무게가 겨우 4.9g로 착용했을 때 무게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기존에 사용하던 무선이어폰 엠지텍 W-1500의 경우 유사시 직사각형 크래들을 던지면 사람 하나쯤 잡을 수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호신성은 떨어진다.

두 번째는 ‘간지’. 무게 만큼이나 작고 귀에 쏙 들어가는 디자인은 귓바퀴를 거의 벗어나지 않는다. 멋을 위해 완전무선 블루투스 이어폰을 샀다가 제품이 양옆으로 툭 튀어나와 프랑켄슈타이너로 변신하는 기능도 없다는 얘기다.

귓바퀴에 쏙 들어오는 스카이 핏프로. '프랑켄슈타이너'는 없었다.
귓바퀴에 쏙 들어오는 스카이 핏프로. '프랑켄슈타이너'는 없었다.

◆어느 쪽이든 조작·통화 OK…음질도 Good!

잔인하게도 핏프로를 쓰기 바로 직전, beats by dr.dre studio3 헤드폰을 착용하고 있었다. 때문에 가격으로 따져보면 핏프로(인터넷가 약 5만5000원)를 6개 정도 살 수 있는 고가의 헤드폰과 핏프로의 음질을 비교해야 했다.

해가 지나 벌써 4개월째 듣고 있는 퀸의 노래를 틀었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항상 강조하듯 막귀라지만, 음질 차가 크지 않다. 중저음이나 풍성함 같은 느낌은 덜했지만 6분의 1 가격과 헤드폰 대 이어폰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럴 수 있나 싶을 정도다.

여기에 블루투스 5.0은 말 그대로 벽을 뚫고 들어온다. 덕분에 기자실에 휴대폰을 두고 복도로 나갔다가 노래는 들리는데 휴대폰이 없어 한참 찾기도 했다.

또 하나의 장점은 이어폰 양쪽이 독립 운영되는 부분이다. 페어링 과정에서 메인 리시버가 왼쪽이긴 하지만, 양쪽 모두 독립해서 통화 및 조작이 가능하다. 위·아래 버튼을 가볍게 누르면 곡 변경을, 길게 누르면 약 1초 간격으로 음량을 조절할 수 있다.

한쪽만 조작 가능할 때 발생하는 불편함과 음량 조절보다 곡 이동을 자주 한다는 점을 감안한 간단한 발상이지만 얼마나 고민을 많이 했는지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제품 사용시간은 완충 기준 6시간으로 충전 크래들을 사용하면 3번 충전 가능하다.

크래들은 자석으로 이어폰을 다소 과하다 할 정도로 잡고 있어, 실수로 잃어버리기도 쉽지 않다. 크래들을 꺼내면 바로 연결되고, 충전시 블루투스가 자동으로 해제되는 부분도 편리하다. 여기에 구글 어시스턴트랑 시리(Siri)까지 지원하다니.

◆0.2점이 부족한 핏프로…약점은 뭘까

이쯤 되면 ‘가성비’라고 쓰고 ‘엄살’이라고 읽어야 할 판이다. 토르의 망치와 캡틴아메리카의 솥뚜껑, 윈터솔져의 무쇠팔처럼 필살기를 하나씩 붙여놓은 것처럼 무게·연결·조작·음질 등에서 시중의 이어폰들의 장단점을 보완한 이어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연히 단점은 존재한다. 올해 상반기 내로 보완할 예정이지만 스카이를 인수하고 현재 과거의 위용을 되찾고 있는 과도기라 서비스센터가 전국 13개에 그친다.

양쪽으로 통화가 가능하지만 통화 음질은 썩 좋지 않다. 통화용으로 구매하는 건 아니니 큰 흠집은 아니지만 박 대표의 팁대로 전화 통화시 한쪽을 떼 마이크처럼 사용하니 상대방이 오히려 음질이 좋단다.

판매처인 11번가에서 5점 만점에 4.8점을 받은 것처럼 추천하지 않을 수 없는 이어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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