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원료 수급 可…비정유 분야 진출 가속화”

정유사 실적에 비(非)정유 분야가 톡톡한 공을 세운 모양새다.

19일 국내 정유4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S-OIL·현대오일뱅크) 3분기 실적에 따르면 비교적 양호한 성적표를 거둔 데는 석유화학 사업 등 비정유 분야의 역할이 작용했다.

또 정유 부문의 약세를 비정유 부문이 보완한 것으로 나타났다.

GS칼텍스는 영업이익 636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9.9%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9조804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다.

이중 석유화학 사업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9%, 직전분기 대비 130.9%로 큰 오름세를 탔다.

SK이노베이션은 다소 주춤했지만 화학 사업에서 순항했다. 3분기 835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2.7% 감소했지만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늘었다.

이는 화학 사업 덕분인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100억 원 넘게 감소했지만 화학사업은 PX(파라자일렌) 호조에 힘입어 345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전 분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상승한 결과다.

비정유부문이 SK이노베이션 3분기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6%에 이른다는 전언이다.

S-OIL은 분기 영업이익 315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9% 줄었다. 하지만 비정유 부문의 영업이익 비중이 크게 늘었다. 비정유 부문 영업이익은 46%로 직전분기 24%의 약 두 배가량 뛰었다.

현대오일뱅크는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10% 이상 개선됐다. 3분기에는 영업이익 2400억 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과 비슷하다.

정유4사의 이 같은 실적은 화학 사업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PX 호조에 힘입어 정유 분야의 부진을 만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여름철 활동으로 실적을 잡는 3분기에 정유사들은 필연적으로 이 기간 부진을 겪을 수밖에 없고, 불안한 유가로 인해 더욱 침체를 겪었으나 PX가 활성화되면서 분기 실적이 최소한 본전은 찾았다”고 전했다.

PX 가격은 3분기 기준 톤당 1000달러를 넘어섰다. 2014년 이후 최고치다.

PX 스프레드(원료 가격과 최종 제품 가격의 차이)도 높은 수준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의 비정유 분야 진출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정유사가 일반 화학 기업에 비해 훨씬 유리한 것은 원료(원유)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제 더 이상 주유소를 통해 소비자들과만 접촉하면서 돈을 버는 데 그치지 않고, 화학 기업과 경쟁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다만 변수도 있다. 기초화학 시장이 녹록지 않다. 롯데케미칼과 한화케미칼이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을 반면교사로 삼는 분위기다.

이 관계자는 “최근 화학 업황이 좋지 않은 점은 늘 염두에 둬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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