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고성 광역자원회수시설, 창원 음폐수 바이오에너지화 시설 일괄발주 저지에 이은 또 한번의 승리
경남개발공사 기술심의위원회 심의 불과 일주일전 경남도청에서 극적으로 철회

17일 김성진 경남도회장, 나희욱 부회장 및 50여명의 회원들이 기술제안입찰을 추진 중이었던 경남개발공사를 항의 방문했다.
17일 김성진 경남도회장, 나희욱 부회장 및 50여명의 회원들이 기술제안입찰을 추진 중이었던 경남개발공사를 항의 방문했다.

통영·고성 광역자원회수시설, 창원 음폐수 바이오에너지화 시설 일괄발주 저지에 이어 한국전기공사협회 경남도회(도회장 김성진, 이하 경남도회)가 또 한 번 분리발주 사수에 성공했다.

경남도회 김성진 도회장, 나희욱 부회장 및 회원 50명은 17일 경남개발공사(이하 공사) 항의 방문에 이은 허동식 경남도 도시교통국장 면담 등 3시간 넘는 투쟁을 통해 공사가 경남도 지방건설기술심의위원회(이하 위원회)에 제출한 창원현동 A-2BL공공주택 관련 기술제안입찰 심의 요청안을 철회시키는 데 성공했다.

창원현동 A-2BL공공주택 건립사업은 총 세대수 1192세대(공공분양 357세대, 공공임대 835세대)로 총 사업비가 2032억 원에 달한다.

사장이 공석 중인 공사는 오는 24일 열릴 예정인 위원회에 창원현동 A-2BL공공주택과 관련해서 분리발주 대신 기술제안방식으로 해줄 것을 심의 요청한 상태였다.

그러나 실제 회의에 참석하는 10여명의 위원 중에서 전기공사 업계를 대변해줄 전기 전공자는 1명 내지 2명에 불과한 실정이기 때문에 만약에 심의를 하게 된다면 공사가 제안한 기술제안방식으로 확정되는 것이 유력했다.

경남도회에서는 위원회 결정이 법적인 구속력은 없지만 위원회 통과 이후 저지는 힘들기 때문에 빠른 대응이 최선의 길이라고 판단, 신속히 움직였다.

경남도회 신경수 국장이 지난 4월 26일 공사 1차 방문을 시작으로 4차례 방문을 통해 근거 없는 기술제안입찰에 대해 재고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는 24일 열리는 위원회에서 공사가 결국 기술제안입찰로 심의를 요청했다는 정보를 입수한 경남도회는 회원들과 함께 17일 공사를 항의 방문키로 했다.

이날 오전 11시에 진행된 경남도회의 3차 연석회의에서 김성진 경남 도회장은 발주처의 최종 결정 전에 움직여야 한다는 류재선 한국전기공사협회 중앙회 회장의 당부사항을 언급하며 지금이 집단행동에 나서야 하는 시기임을 호소하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회의에 참석한 50여명의 도회 회원들은 한 명도 빠지지 않고 공사 항의 방문에 동참했다.

방문사실을 사전에 통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장직무대행인 최태만 이사는 외근으로 자리에 없어 차정기 부장과 면담했다. 면담에 참석했던 회원은 기술제안입찰이 근거가 없음을 논리적으로 따졌다.

이에 공사 차 부장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미분양의 우려 때문에 대기업 브랜드를 가져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기술제안입찰을 시도하는 것이라 실토했다. 그렇지만 전체 1192세대 중 분양은 30%도 되지 않는 357세대에 불과, 공사의 답변은 설득력이 없었다.

경남도회 회원들은 공사와의 대화에는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고 판단, 경남도청에서 대기하고 있던 부울경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임원들과 합류해 허동식 경남도 도시교통국장을 비롯 관계공무원이 참석한 가운데 도청에서 다시 한 번 기술제안입찰의 부당성을 따졌다.

도청 회의에서 공사 관계자는 대기업 브랜드를 편법으로 도입하기 위한 주장은 생략한 채 이후 발생할 수도 있는 설계변경 등 기술적인 문제와 공사의 경영적인 측면에서 기술제안입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회의에 참석한 경남도 공무원들까지 분리발주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경남도회의 주장에 동조, 공사에서는 위원회에 요청했던 기술제안입찰을 결국 철회키로 결정했다. 24일 열리기로 예정된 위원회 개최 일주일 전에 이뤄낸 극적인 승리였다.

이날 승리는 경남지도회에서 허 국장과의 면담 전에 임원 및 회원들이 지역사회에서 쌓은 인맥을 총동원, 공무원과 정치인들에게 물밑 작업 등을 통해 분리발주의 당위성을 호소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후문이다, 지역신문도 지역경제를 살리자는 경남지회의 주장에 동참, 16일자 사설 등에서 행정편의주의 때문에 기술제안을 빙자해서 대기업에 일감을 몰아주는 경남개발공사를 비난했다.

김성진 경남도회 도회장은 “분리발주 사수는 경남지회만의 일이 아니라 전국 1만6000회원사의 생존권이라는 사명감에서 투쟁했다”면서 “우리의 생존권이 달려 있기 때문에 양보할 수도 없고 협상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나희욱 부회장은 이번 일에 대해 “한 사람의 역량이 아닌 여러 사람의 역량이 합쳐진 회원들의 위대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결정되면 뒤엎기 힘들기 때문에 정보력이 중요하다”면서 “회원들이 정치인 및 공무원들과 평소에 소통했던 것이 승리를 가져온 원동력이었다”고 분석했다. 또 “지속적으로 발주처와 유대관계를 향상시켜서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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