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변전소 지능형으로 전환, 전체 설비 한국제품으로 공급

(오른쪽부터)조환익 한전 사장, 김광수 우선이엔씨 사장, 겜 세링 부탄전력청장 등이 '지능형 변전소 EPC사업' 계약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조환익 한전 사장, 김광수 우선이엔씨 사장, 겜 세링 부탄전력청장 등이 '지능형 변전소 EPC사업' 계약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전의 KEPCO 에너지벨트 구상에 힘을 실어줄 부탄 변전EPC 사업도 눈에 띈다.

한전이 따낸 2561만 달러 규모의 부탄의 지능형 변전소 EPC사업은 기존 변전소를 지능형 변전소로 전환하면서 전체 설비를 우리나라 제품으로 수출하는 프로젝트다. 이는 주변국인 인도에 대한 기술 의존도가 높았던 부탄이 새로운 해외 기술을 도입한다는 점에서 사업 초기부터 부탄 정부의 관심이 높은 사업이었다.

히말라야 산맥 동쪽에 위치한 부탄은 중국과 인도 사이에 끼어 있어 국방, 과학 등 많은 분야를 인도에 의지해 왔다. 산악지형이 대부분인 지리적 여건 탓에 직선거리로 2시간 남짓인 거리를 이동하는 데 7시간이 소요되는 등 공사 여건도 열악한 상황이었다.

대부분의 기술을 인도에 의존하다보니 EPC 사업수행 초창기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많지 않았던 점도 어려움을 배가시켰다.

이에 한전은 자체 인력을 투입해 기술조사 등 모든 정보를 일일이 수집해야 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가 쌓여 유럽 유수의 경쟁사들을 제치고 사업을 따낼 수 있었다는 게 한전 측의 설명이다.

사업 계약과정에서의 에피소드도 털어놨다. 계약 당일, 부탄의 종교 지도자는 동쪽에서 온 한국과 만나는 소중한 자리인 만큼 길일의 해가 뜨는 시각에 맞춰 아침 일찍 계약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일반적인 사업관행과 달랐지만 한전은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해 오전 일찍 계약식을 치렀다.

당시 전력계통본부장이었던 장재원 본부장이 부탄사업 킥오프 행사에서 불교사원을 찾아 108배를 드린 일화가 소개되면서 현지의 호감도도 급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덧붙여 부탄 내 사회공헌 활동도 함께 진행했다. 한전은 지난 2016년부터 부탄에서 녹내장, 백내장 환자 100여명의 개안수술을 지원하는 의료봉사를 시행했다. 부탄의 대표적인 사원인 파로종(Paro Dzong)에 경관조명 설치를 수행함으로써 이곳을 야간 관광명소로 조성하는 등 부탄 내 친밀도를 높이는 기회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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