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본, 중국 배터리 시장 경쟁 치열, 단가 낮추는 게 관건

2025년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24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 9월 29~30일 SNE리서치가 개최한 ‘배터리 컨퍼런스2016’에서 발표자로 나선 김광주 대표<사진>는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은 용량 기준으로 현재 30GWh 수준이지만 2025년에는 64배 증가한 1764GWh까지 성장할 것”이라며 “이 시장을 잡기 위해 LG화학, 삼성SDI, 중국 CATL, 일본 파나소닉 등 한·중·일 4개 기업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4개 배터리 기업이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율은 36%에 달한다. 배터리 기술, 생산공장 확충 등을 고려하면 2025년에는 55%까지 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모듈 단가도 매년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점쳐진다. 다른 경쟁사들에 앞서기 위해선 가격 경쟁력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의 GM은 내년 초 전기차 배터리를 1kWh당 145달러에 공급하고, 2022년에는 100달러까지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2020년까지 1kWh당 100달러까지 가격을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전기차 650만대를 팔기 위해 전기차 배터리를 구매할 예정인데 올 연말까지 LG화학, 삼성SDI, CATL이 수주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구매 금액은 총 400억유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을 빼놓을 수가 없다.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15년 기준 전 세계의 53%를 차지하고 있다. 전기버스 10만대를 공급하면서 배터리 출하량도 급증한 탓이다.

김 대표는 “중국의 배터리 기업들은 자국 정부의 지원 덕분에 한국 기업들보다 수익률이 높은 편”이라며 “다만 앞으로 전기버스 비중이 줄면서 2025년에는 23%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이 자국 배터리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 배터리 기업에 보조금을 주지 않는 문제는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공장을 증설한 LG화학, 삼성SDI가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어 해결이 시급한 상황이다. 중국 배터리 회사와 중국 정부가 함께 이를 막고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지난 6월 4차 인증심사에서도 떨어지면서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수준이 한국과 비슷해지기 전까지 문제가 풀리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김 대표는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내년 경영계획을 수립할 시점이 다가오는데 상반기까지는 아예 중국 전기버스용 배터리 판매량을 0으로 두고 계획을 세운다고 들었다”며 “중국 비중이 감소하는 대신 중국 이외의 시장에 집중해 차이나리스크를 해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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