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호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 대표이사(제주 전기차 에코랠리조직위원장)
박규호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 대표이사(제주 전기차 에코랠리조직위원장)

생소한 조어인 브렉시트(Brexit) 즉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으로 글로벌 시장과 질서에 패닉 현상이 강전(强電)처럼 지구촌을 감전시키고 있다. 어쩌면 당연시했던 글로벌화라는 노멀(normal, 정상)이 대영제국의 향수 등 자국우선의 고립주의와 패권주의 등의 앱노멀(abnormal,비정상)로 더 나아가 비정상의 일상화로 가뜩이나 지정학적으로 주요 강국들에 둘러싸인 우리의 미래를 복잡하고 어렵게 하고 있다.

기존 질서가 흔들리며 해체되고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는 격변기는 힘 약한 개인과 국가가 불이익과 손해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게 글로벌화된 인간사회이고 그 흔한 약육강식의 시대가 된다. 안정기에는 동네 골목대장 놀이처럼 줄만 잘 서면 그만이었는데, 너도 나도 골목대장이라고 하니 누구에게 줄을 서는 게 잘된 선택인지도 알기 어렵고, 잘못 된 선택의 결과는 치명적인 큰 희생을 초래하곤 하는 게 역사가 주는 교훈이기에 난감하다.

요즘처럼 위기상황이 일상화되는 변화와 불가측성의 시대일수록 모든 계층조직은 상하, 동료 그리고 주변과 신뢰를 돈독히 하고 이를 조직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지킴으로써 상호간 신뢰성 (trustworthiness)을 높여 나가는 게 중요하다. 어려운 때일수록 편법이나 쉬운 길을 찾고 신뢰를 훼손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클린디젤의 신화를 무너뜨린 폴크스바겐이나 일단 지켜보자고 버티기로 일관하다 문제를 키워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옥시 사태에서도 위기 감지 시스템의 부재와 리더의 안이한 판단이 결국 소비자의 신뢰를 일거에 붕괴시키게 된다. 이는 기업을 넘어 국가 간에도 적용되는 원칙이고 열 마디의 화려한 말보다 소비자와 국민의 편에 선 원칙의 조용한 실천이 중요함은 불문가지이다.

지인이 얘기하기를 일차방정식이 아닌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하니 어렵고, 그 차수 즉, 고려해야 할 변수도 늘어만 간다. 기업이나 지방정부, 국가경영이 옛날처럼 일사분란하게 리더 한사람의 지시나 생각, 결정에만 의존하다가는, “비즈니스 모델이 성공과 동시에 이를 무력화하는 새로운 모델이 태동한다” 국경 없는 무한경쟁의 시대를 단순히 경쟁자 제치기 정도의 마인드로 극복하고 지속성장을 이어갈 수 없음은 자명하다. 과거의 성공경험에 함몰된 일차방정식을 푸는 리더십은 더 이상 설 땅이 없고, 그 성공 스토리는 자랑이 아닌 족쇄가 되어 오히려 잊어야 할 유물이 되고 마는 현실이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업무추진에서 방법의 선택과 결정은 틀릴 수도 있다. 그러기에 잘못된 의사결정을 두루 알려 재발방지를 하는 회사의 사례도 접하곤 한다. 과오를 덮다가 손 쓸 수도 없이 키우기보다 적당한 선에서 선을 긋고 종결함으로써 개선책을 찾고 결과적으로 조직을 구하게 됨을 알기 때문이다. 여기에도 그간의 조직 내 신뢰성은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 사람이 아니 그 부서가 사심으로 그럴 리가 없다는 주변의 신뢰는 조직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다.

I 보다 We를 우선하는 마음가짐이 절실한 시점이다. 브렉시트도 세계화가 불러 온 빈부격차나 불평등의 원인을 밖으로 돌리고 자국 내 문제 해결에만 치우쳐 글로벌 문제를 놓치는 우를 범한 것이다. 그것이 영국 내 지역 간 세대 간 갈등을 넘어 유럽과 지구촌으로 번지고 있다. 냉정하게 원인을 되짚어 보고 집단지성의 지혜를 모아 문제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의 해결책이 요구된다.

장안의 화제인물인 젊은 역사 해설가 설민석 선생이 TV 강연에서 강조하는 세종대왕의 리더십 해석이 흥미롭다. 지도자의 혜안과 아랫사람의 고언을 받아들이는 간언(諫言) 그리고 궁극적으로 백성을 사랑하는 애민(愛民)을 위대함으로 들고 있다. 참으로 명쾌한 해석이고 21세기의 리더십에도 손색이 없다는 해석에 완전 공감한다. 이 원리를 기업경영에 대입한다면, 비전과 소통 그리고 직원사랑이 될 것이다. 현대의 기업경영이론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이런 기업이라면 직원 모두 신뢰하며 신바람 나게 일하는 조직이 될 것이고, 누구나 일하고 싶어 하는 회사가 될 것이다. 참으로 혜안을 가진 위대한 헌신의 지도자이다.

어려운 때일수록 여러 타입의 리더가 자천 타천으로 등장했다 사라지곤 한다. 격물치지(格物致知)를 통해 제대로 수신을 하고, 그가 속한 조직에서 신뢰를 쌓고 제 역할을 다해 결과로 인정을 받고 나보다는 우리를 위해 할 일을 치열하게 고민하는 노력보다, 조그만 성취를 과시하고 분수를 모르고 지도자입네 하다가 불행을 자초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기업이나 국가나 격변기에는 통상의 리더십은 넘는 혁신적 마인드로 체화된 준비된 변혁적 리더십이 요구된다. 지금이 바로 그에 해당하는 변혁기가 아닐는지? I 보다 We를 우선하는 기업가와 리더를 대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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