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철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신상철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한국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인구구조의 변화가 경제의 구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소년․고령자 증가와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현실화 될 것이다. 2015~2060년 기간 중 한국의 유소년 인구 비중은 3.7%p 감소하고, 생산가능인구 비중도 23.3%p 감소하나, 고령인구 비중은 27.0%p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생산가능인구 비중은 2012년 73.1%로 정점에 이른 후 감소하고 있으며, 2030년에 63.1%, 2060년에는 49.7% 수준까지 낮아진다. 그 결과 생산가능인구 비중 세계 순위도 2015년 10위에서 지속적으로 떨어져 2060년 199위로 낮아질 전망이다. 앞으로는 지방에서 뿐만 아니라 서울․경기 수도권을 포함하는 전국에서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실감하게 될 것이다.

장황하게 한국의 인구구조, 특히 생산가능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기억을 되새긴 이유는 더디게 개선되고 있는 경기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이 인구구조의 변화에서 오는 구조적 요인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 경제의 문제도 선진 경제와 유사하게 생산능력 또는 노동력 부족이 아니라 수요부족 또는 소비자 부족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라는 피할 수 없는 파도가 경제회복의 가장 큰 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2~3년 후부터 베이비붐 세대가 퇴직하는 시기가 되면 한국 국민의 총소득은 증가하기 쉽지 않게 된다. 젊은 세대 1인당 소득의 증가가 국민이 수령하는 소득 총액의 증가로 나타나기 어렵다는 점은 자명하다. 이와같은 현실에서는 1인당 소득를 증가시켜 국민 총소득을 유지하지 않으면 내수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고, 생산성 증가도 난망하게 된다.

근본적으로 취업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젊은 세대의 인구수가 감소하고 있다면, 생산가능인구도 감소할 수 밖에 없다. 생산가능인구가 계속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내수산업은 만성적인 공급과잉상태에 빠지게 되고 실적개선이 쉽지 않게 된다. 또한 이와같은 상황에서는 설비투자, 기업수익, 총개인소득이 증가하더라도, 젊은이들은 계속 저임금상태에 놓여 있게 되며 실업과 전직을 반복하게 되는 현실이 지속되게 된다. 생산가능인구의 절대수치가 감소하고 있는 이상, 젊은 세대가 손에 넣게 되는 개인소득도 계속 줄어들게 되어 내수도 계속 축소되기 때문이다. 원가경쟁력을 추구하는 박리다매로 이익율이 낮게 되고, 시설투자가 늘어나게 되면 인건비 비중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게다가 그 기계설비 및 원재료가 외부에서 조달된다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고 부가가치 총액 증가도 미미하게 나타나게 된다.

한국의 생산성은 선진국과 비교해 볼 때,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생산성은 일반적으로 부가가치를 종사자수로 나누어 계산한다. 낮은 생산성의 원인이 분자인 부가가치 쪽에 있을까? 아니면 분모인 종사자수에 있을까? 낮은 생산성의 원인을 정확히 도출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필자는 분모인 낮은 부가가치 쪽에 더 큰 원인이 있다고 본다. 즉, 한국기업의 낮은 생산성은 분모의 종사자수의 과잉이 아니라 분모인 부가가치가 낮은 수준으로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원가절감과 낮은 이익률을 감수하고 소모적인 저가격 대량생산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그 가치를 가격에 전가할 수 없으면 기업의 최종 부가가치로 나타날 수 없다. 부가가치가 커지고 부가가치율이 올라갈지 어떨지 여부는 기업의 기술력이 아니라, 기업이 생산하는 상품이 원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팔려서 이익을 확보하고, 인건비를 지불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결국 고객 충성도가 높은 브랜드파워를 높이는 것이 부가가치를 높이고, 경제가 성장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다. 납품기업의 가격을 터무니없이 깎고 그 여파로 인건비를 삭감하면서 모두가 비용절감에 힘을 쏟는 사이, 모든 기업의 성과가 부진하게 나타나고 국가 전체의 부가가치 창출 규모도 정체되게 된다. 즉, 기업은 부가가치를 제고하는 방향을 인력을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 상품의 단가를 높이기 위하여 노력할 필요가 있다. 상품의 단가를 높여 생산성이 올라가게 되도록 하여야 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생산하는 상품의 단가를 올릴 수 있을 정도의 브랜드파워를 획득하기 위한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은 두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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