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공공주택전기처, 전기·통신 설계사 간담회 개최…설계품질 강화 나서

전기설계용역 평가체계 전면 개편…현장 중심 개선안 논의 PQ 평가기준 완화하되 품질평가는 강화…가점제 도입

2025-11-22     박윤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주택전기처가 지난 21일 오후 LH 경기남부본부 3층 대회의실에서 ‘전기·정보통신분야 설계품질 향상을 위한 설계사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박윤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전기·정보통신 분야 설계품질 향상을 위해 설계용역 평가체계를 전면 개편하고 실질적인 개선방안을 모색했다.

LH 공공주택전기처는 지난 21일 오후 LH 경기남부본부 3층 대회의실에서 ‘전기·정보통신분야 설계품질 향상을 위한 설계사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최한봉 LH 공공주택전기처장을 비롯해 설계사 PM(프로젝트 관리자), 자문위원 등 설계 전문가 총 50여 명이 참석했다.

LH는 지난 3월 시행한 전기설계용역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전기설계용역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 평가 기준을 단계적으로 완화해 신규 기술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한편, 설계 도서 품질 평가는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했다. 참여 기술인의 경력 만점 기준을 기존 18년에서 2027년까지 12년으로 매년 2년씩 완화하고 실적 기준도 기존 20년에서 2027년까지 15년으로 낮췄다. 

책임기술자의 역할도 대폭 강화됐다. 전기설계용역 분리발주와 함께 책임기술자에게 실질적인 PM 역할을 부여해 품질 확보를 유도했다. 실제로 올해 계약업체 14건을 분석한 결과, 책임기술자가 대표이사인 경우가 절반에 달했다. 직접 제안 발표에 참여하는 경우도 4건에 불과해 실질적 역할 강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기본설계에서는 전문성, 실시설계에서는 책임성, 현장평가에서는 적극성을 키워드로 평가 배점을 높였다. 

황성우 LH 공공주택전기처 차장이 설계사 간담회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윤 기자]

전기설계용역 평가방법도 전면 개정됐다. 분리발주한 전기설계용역은 PQ 평가 항목에 용역 수행성과 평가점수(2점)를 신설하고, 등급별로 0.5점씩 차등을 뒀다. 평가점수는 A~D등급으로 세분화했다.

평가 방식은 기본점수 80%, 설계사의 추가 노력에 따른 가점 20%로 구성해 설계사의 적극성을 평가에 반영한다. 기본설계 40점, 실시설계 40점, 현장평가 20점 등으로 배점이 구성되며, 과업을 일반적으로 수행할 경우 80점, 우수 제안 채택 등 추가 노력 시 최대 20점의 가점을 받을 수 있다.

품질평가 통지서의 경우 최대 5점까지 감점이 가능하다. 우수 품질 통지서 발급 기준도 신설됐다. 기존에는 감점 상쇄용도로만 사용되던 품질우수통지서를 가감점 상쇄용도로 활용범위를 확대해 우수한 설계사의 인센티브를 강화했다.

설계사 제안 내용에 대한 검증 절차도 신설됐다. 제안서 접수, 실효성 검증, 평가 반영 등 3단계 절차를 도입해 설계사의 노하우가 담긴 창의적 제안이 실제 평가에 반영될 수 있도록 했다. 2건 이상의 제안이 인정될 경우 6점, 채택 시 추가 2점의 가점이 부여된다. 제안 내용은 자문위원(전문성, 시급성, 경제성)과 LH 실무자(적극성, 참신성, 현실성)가 각각 평가해 산술평균 80점 이상일 때 채택된다.

LH는 착공도서 관리 방안도 지난 9월 대폭 개선했다. 기존에는 설계사가 건축 ITR, 변경사업승인 등에 따라 변경된 전기·정보통신 분야 내용을 직접 현장에 전달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앞으로는 전기공사 계약 전 설계 변경사항을 문서화해 공식적으로 제출하도록 했다. 또 현장 지역본부에 공문으로 전달해 설계 변경의 근거로 삼을 수 있도록 절차를 명확히 했다.

아울러 LH는 지난달 표준과업지침을 개정하고 이달 전기설계용역 계약금액을 조정했다. 주 공종인 전기와 동일하게 정보통신 분야 기성율을 개선하고 2024년 계약분부터 계약금액을 조정하는 등 실질적 보상체계를 개선했다.

신석하 엠알솔루텍 부사장이 ‘주접지단자 간 보호도체 접속방법 개선’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윤 기자]

이날 2025년 전기설계용역 계약을 체결한 14개 설계사의 책임기술자들은 각자가 보유한 기술적 강점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제안을 발표했다. 설계품질 향상은 물론 입주민의 안전과 편의성 증진,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주요 내용은 ▲발전기 연료탱크 용량 상향 ▲근린생활시설 내 간선 트레이 설치 ▲아파트 CCTV 단자함 코어별 설치 ▲전기자동차 충전구역 열화상카메라 설치 ▲배선회로 일체형 연접설치 등기구 적용 ▲전기 및 정보통신 시각화 체크리스트 도입 ▲승강기 운행 속도별 적정 정격출력 용량 반영 ▲동 전기실(통신실) 공간 확보 ▲동력부하 보호조치 규격계산 방식 개선 ▲단위세대 대기전력 차단장치 개선 ▲드레스룸 내 콘센트 추가 및 조명방식 개선 ▲주접지단자 간 보호도체 접속방법 개선 ▲스마트 충전방식의 완속 충전설비 및 아크차단기 도입 ▲수배전반 고장 예방시스템 도입 등이다.

이번 간담회에서 수렴된 의견들은 자문위원과 LH 실무진의 평가를 거친 뒤 내년 3월까지 전기설계용역 평가방안 수립에 반영될 계획이다. 

자문위원으로 참석한 김세동 한국조명·전기설비학회 명예회장(전 두원공과대 교수)은 “설계사 간담회에서 다양한 현업의 설계 제안이 안전성과 예산 효율성 측면에서 LH에 잘 반영되길 바란다”며 “설계자들이 창의적이고 전문적인 아이디어를 제도권 안에서 적극적으로 적용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세동 한국조명·전기설비학회 명예회장(전 두원공과대 교수)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윤 기자]
최한봉 LH 공공주택전기처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박윤 기자]

최한봉 LH 공공주택전기처장은 “우수한 제안은 설계사 평가에 긍정적으로 반영되고 실시설계에도 바로 적용할 예정”이라며 “이번 간담회가 LH와 설계자 간 기술 협력을 강화하고 설계 도서 품질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