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전반 4사 3Q 수익개선 경로 ‘두 갈래’로 갈려

지투파워·광명전기, 원가절감으로 영업이익 대폭 개선 서전기전·선도전기, 자산매각·채권정리로 재무 안정화 본업 강화하며 ESS·충전 인프라 등 신사업 확장 병행

2025-11-20     오철 기자

배전반 업계 주요 4개사의 2025년 3분기 실적이 극명한 명암을 보였다. 본업 경쟁력 강화로 수익성을 개선한 기업과 자산 매각·채권 정리 등 재무구조 정비로 실적을 방어한 기업으로 나뉘면서, 수익 개선 전략의 차이가 뚜렷이 드러났다.

지투파워는 3분기 단기 분기 매출액 1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1억원으로 167.5% 급증했다. 당기순이익은 19억원으로 124.1%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관급 영업 활성화로 배전반 매출이 45% 증가했고, 지난해부터 지속한 원가절감 노력에 더해 매출 증가로 판관비 비중이 25% 수준까지 낮아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9월 말 기준 수주잔고가 1281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향후 2년 이상의 안정적 매출 가시성을 확보했다. 올해 2월 신한울 3·4호기 고압배전반 430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하며 원전 시장에도 진출했으며, 내년 상반기 체코 두코바니 5·6호기 입찰 참가를 앞두고 있다.

광명전기는 3분기 매출이 3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소폭 감소했지만, 제품 믹스 개선을 통해 매출총이익률(매출총이익/매출액)을 6.2%에서 13.5%로 끌어올렸다. 이를 바탕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1억9000만원 적자에서 19억6000만원 흑자로 전환했다.  다만 기타손익 부담으로 당기순손실 2억6000만원을 기록했으나, 전년 동기(17억5000만원 적자) 대비 손실 폭을 85% 이상 줄였다.

서전기전은 3분기 매출 2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0% 증가하며 영업이익도 2억9000만원 흑자로 전환했다. 당기순이익 181억원에는 올해 8월 서울 강서구 마곡 R&D센터를 297억원에 매각하면서 발생한 자산처분이익이 포함됐다. 회사는 공시를 통해 “업무효율성 증대 및 재무구조 개선”을 매각 목적으로 밝혔다. 1~9월 누적 기준 영업손실 84억원을 기록했지만, 자산매각 효과로 당기순이익 94억원을 달성했다.

선도전기는 3분기 매출 41억원으로 전년 동기(37억원) 대비 11.4% 증가했지만, 원가 부담이 확대되며 영업손실 1500만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도 147억원으로 적자가 이어졌으나, 전년 동기 190억원 영업적자와 225억원 순손실에 비해 손익 구조는 크게 개선됐다. 3분기 누적 기준(2025년 1~9월)으로는 불법행위 미수금 100억원을 대표이사 차입금과 상계 처리한 비경상 이익이 반영되면서 당기순이익 299억원을 기록했다.

4개사 실적을 종합하면, 매출 증가세는 대체로 양호하지만 본업 수익성 측면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지투파워와 광명전기는 원가 절감과 제품 믹스 개선을 통해 매출총이익률을 각각 36.6%, 13.5%까지 끌어올리며 구조적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반면 서전기전과 선도전기는 자산 매각, 채권 상계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면서 본업 회복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전반 시장이 정부 인프라 투자와 민간 수요에 크게 좌우되는 만큼, 단기 실적보다는 원가 경쟁력과 신규 수주 확보 능력이 중요하다”며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본업에서의 수익성 확보가 동시에 이뤄져야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4개사 모두 전통적인 수배전반 사업의 수익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ESS, 전기차 충전 인프라, 수소 연료전지 등 미래 먹거리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과 원전 재개, 전력망 고도화 수요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배전반 업계의 사업 다각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