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기반 해양운영, 관건은 ‘플랫폼 통합’...선박·항만 데이터 한곳에서 처리해야!
단절된 정보구조로는 AI 전환 한계 ETA·항로·탄소·안전성까지 통합 분석 “플랫폼은 선박·항만 동시에 포괄해야!”
선박과 항만이 각각 따로 관리하는 데이터를 하나의 체계 안에서 통합해야 AI기반 해양운영 기술이 현장에서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3일 부산시와 부산테크노파크가 개최한 ‘제6회 해양신산업 제조‧서비스 포럼’에서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이보경 케닛 책임연구원은 “선박, 항만, 기관별로 흩어진 데이터 구조에서 AI는 제 기능을 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현재 해양운영 환경을 “단절된 정보 체계가 여러 층으로 겹쳐진 구조”라고 진단했다.
선박은 AIS·속력·엔진부하 등 운항 데이터를 중심으로, 항만은 하역계획과 장비 가동률을 기반으로 운영되지만 두 체계 간 실시간 연동은 이뤄지지 않는다.
여기에 기상·해황 정보는 또 다른 시스템에서 별도로 관리돼 운영 주체가 동일한 기반 정보를 갖고 판단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설명이다.
이 책임연구원은 “각 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클라우드 기반에서 연결해야 한다”며 “AI는 실증과 현장 데이터가 쌓일수록 정확도가 높아지는 만큼, 플랫폼 통합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ETA·항로·탄소·안전성...AI 기반 서비스 일원화
케닛이 개발 중인 해양운영 플랫폼은 선박·항만·기상·해양환경 데이터를 하나의 클라우드 환경에서 처리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운항 효율과 안전을 동시에 높이기 위한 핵심 기능들이 통합돼 있다.
가장 주목되는 기능은 도착예정시간(ETA) AI 예측이다.
AIS 정보, 기상·해황 자료, 터미널 하역 일정을 종합 분석해 기존 대비 정확도를 대폭 끌어올렸다.
‘가능한 한 빨리 운항’ 관행으로 반복돼온 항만 대기 문제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는 평가다.
최적속도·최적항로 산출 기능은 연료소모·온실가스(GHG) 배출량·기상 위험 요소를 동시에 고려해 가장 경제적이고 안전한 운항 조건을 도출한다.
항만 처리 능력과 연동해 불필요한 연료 소모를 최소화하는 구조다.
또 GHG 배출량 실시간 계산 기능은 선박 속력과 엔진 출력 정보를 기반으로 순간 탄소 배출량을 즉시 산출해 규제 대응의 정확성을 높인다.
항내 안전 확보를 위한 AI 기반 장애물 탐지 기능도 포함됐다.
카메라·센서·AI 분석을 통해 항내 소형선박이나 부유물 등 위험요소를 실시간 식별하도록 구현됐다.
항만 측은 사고 취약구역을 조기에 파악할 수 있다.
여기에 선박 안전성 평가 기능이 더해졌다.
IMO 2세대 복원성 기준을 적용해 파랑 상황에서 선박의 동적 거동을 분석하고 실시간 위험 신호를 감지한다.
▶“플랫폼은 선박과 항만을 동시에 포괄해야”
이 책임연구원은 “플랫폼은 선박과 항만이라는 서로 다른 사용자를 동시에 포괄하는 구조로 개발 중”이라며 “AI 기반 해양운영 기술은 데이터 공유와 통합이 전제될 때 안전성과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규제가 정비되지 않으면 AI 기술을 실선박에 적용하기 어렵다”며 실증 기반 데이터 축적과 정책 보완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데이터 기반 전환 시급”...산·학·연도 공통된 목소리
앞서 전형모 KMI 단장, 김민호 한국해양대 교수, 권민호 KIOST 센터장은 각각 AI 전환 전략, 인력양성, 기후예측 기술을 발표했다.
이어진 패널토의에서는 부산의 항만 인프라와 해양 데이터, ICT 역량을 결합한 지역 맞춤형 해양 AI 생태계 조성 방안이 논의됐다.
김형균 부산테크노파크 원장은 “부산이 글로벌 해양 AI 거점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실증 인프라와 기업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