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AFORE)이상훈 이사장, “재생에너지 100GW, 도전적 목표지만 시도는 해봐야”
AFORE 2025 개막식 기조연설서 강조, 학회ㆍ산업계 협조 당부 “풍력 인허가·RE100 산단 통해 연 12GW 보급 현실성↑” “탄소중립 흐름은 국제적 합의...보급 확대에 전력 다할 때”
“새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은 우리가 그동안 쌓아온 경험에 비춰봐도 상당히 도전적인 수준이지만 국제적으로 보면 이제 막 성장 궤도에 오른 단계다. 독일처럼 이미 성숙한 국가들조차 보급을 가속화하고 있다. 우리도 연간 10~12GW 정도는 충분히 실현가능한 목표라고 본다.”
이상훈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은 지난 5일 제주 부영 호텔 앤 리조트에서 열린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 추계 학술대회(AFORE 2025)’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과감한 목표를 세운 이상 이번에는 전력을 다해 보급 확대에 나서야 한다. 학회와 산업계가 정부와 함께 도전에 나서달라”고 당부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이사장은 새 정부가 추진하는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대전환의 큰 틀을 설명하고 학계와 산업계의 적극적인 역할과 협조를 주문했다.
이 이사장은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의 흐름은 국제적 합의 속에 있다”며 “전기차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수요가 전력 증가를 이끄는 가운데 신규 발전설비의 대부분이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채워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의 현실은 여전히 팍팍한 상황이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지난해 기준 약 9% 수준에 머무르고 있고, 나머지 에너지의 대부분은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보급을 늘려야 하지만 산지가 많은 국토 구조와 높은 인구 밀도 탓에 입지가 부족하고 주변국과 연결되지 않은 고립 계통에서 송전망과 배전망 포화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을 이 이사장은 언급했다.
그럼에도 재생에너지 확대는 수출 경쟁력을 위해 피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상훈 이사장은 “RE100과 탄소국경조정제 도입으로 제조기업이 재생에너지 전기를 얼마나 조달하느냐가 곧 수출 경쟁력과 직결된다”며 “정부가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마련하며 2018년 대비 절반 안팎으로 감축을 검토하는 만큼 재생에너지 설비 확대 압력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런 맥락에서 “앞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으로 2030년 재생에너지 설비 78GW의 목표를 세운 데 더해, 새 정부는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6차 신재생 기본계획을 통해 2030년 목표를 100GW로 상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 목표가 현실화될 경우 올해 말 누적 설비가 40GW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2030년까지 매년 10GW 이상의 재생에너지를 새로 보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는 독일이 이미 태양광 100GW 이상과 풍력 80GW 이상을 보급하고 매년 30GW 이상 추가를 계획하고 있다며 한국의 100GW 목표는 과감하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최소한의 수준에 가깝다고 말했다.
정책 수단으로는 해상풍력특별법을 통한 인허가 통합과 총리실 산하 전담 조직 설치가 제시됐다. 태양광은 산지에서 산업단지 지붕·공공기관 유휴부지·저수지·농경지 등으로 입지를 최대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또 태양광과 풍력 이격거리 규제를 완화하거나 폐지하고 주민이 수익을 나누는 햇빛 마을과 바람 마을을 조성해 수용성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거론했다. 서해안과 전남 새만금 등 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하지만 수요가 부족한 지역에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첨단 제조업을 유치해 RE100 산업단지와 재생에너지 자립도시를 만드는 전략도 병행한다.
이 이사장은 “민간 의무구매 중심 RPS 제도를 종료하고 정부 주도 계획 입지 방식으로 전환해 계통과 입지를 함께 설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개막식에서 학계는 미래 재생에너지 시대의 기틀로 ‘지능형 에너지’ 비전을 제시했다.
조철희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 회장은 “탄소중립이 전 세계적 목표로 자리 잡은 오늘날, 지속가능한 녹색 기술과 산업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며 “‘지능형 에너지를 통한 지속가능한 혁신 실현’을 주제로, 학문적·전문적 교류를 촉진하는 탁월한 플랫폼을 마련코자 한다”고 강조했다.
곽지혜 AFORE 2025 조직위원장은 “디지털 혁신과 에너지 기술 융합이 지속가능 전환의 핵심”이라며 “재생에너지가 다른 에너지 시스템을 지능적으로 통합하는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