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열병합 다음 수도권 격전지 어디?…발전公 물밑경쟁 가열
남동발전, 서에공 마곡열병합 우협 선정 목동열병합·광명시흥 3기 신도시도 관심 수도권 노후 집단E 리파워링 인기 끌어 가스公 연료계약 종료 앞둘수록 매력적
서남 집단에너지 2단계 사업(마곡 열병합발전소)이 남동발전의 품에 안기면서 서울·수도권 사업소를 확보하기 위한 발전공기업의 물밑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서울에너지공사는 마곡 열병합발전소 건설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남동발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남동발전은 공사 측과 약 20일간 협상을 벌이게 된다. 2순위는 서부발전이다. 공사에 따르면 1·2순위 간 평가 점수 차이는 근소한 수준이다. 지난달 30일 PT 심사를 진행할 때 발전공기업들이 공격적으로 임했다는 후문이다.
마곡 열병합발전소 사업은 일찍이 ‘대어급’ 사업지로 꼽혔다. 발전소 건설 예정지는 LG사이언스파크 등 대기업 연구개발 거점과 약 7만가구에 달하는 풍부한 열 수요를 갖춘 데다, 지하철 9호선·공항철도 마곡나루역이 도보권에 있는 역세권 입지를 자랑한다. 서울·수도권 사업장 확보에 공들여온 발전공기업들이 이번 사업을 따내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게 된 배경이다.
업계가 눈여겨봤던 대목은 인근에 있는 목동 열병합발전소의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목동 열병합발전소는 국내 첫 집단에너지 설비로, 1987년 준공돼 초기 시설의 수명 종료가 다가오는 상태다. 업계 안팎에선 최종적으로 이번 사업을 따낸 발전사가 추후 목동 열병합발전소 현대화 사업 때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를 두고 한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2개 사업이 연결된 구도”라고 말했다. 발전소를 지을 때마다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우는 게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점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는다. 반대로 목동 발전소 현대화는 추후 사업 환경에 따라 타 발전사에 기회가 있을 것이란 관전평도 나온다. 이와 관련, 서에공 관계자는 “(목동 사업은) 현재 검토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광명시흥 3기 신도시 등도 마곡 열병합발전소 사업 이후 발전공기업이 관심을 보이는 사업지 중 하나다. 정부가 지난달 1일 집단에너지 신규 공급대상지역에 광명시흥 공공주택지구를 포함한다는 내용의 공고를 낸 곳이다. 남동발전, 동서발전 등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수도권지역 내 노후 집단에너지 설비를 ‘리파워링’하는 방식도 인기를 얻고 있다. 리파워링이란 낡은 발전·열공급 설비를 최신 설비로 교체해 용량과 부지 활용 등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뜻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특히 민간 발전사의 경우 SPC 형태보다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매입 방식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지역별 가격제(LMP)와 가스공사와 맺은 연료계약도 발전소 입지 개발 과정에서 변수로 꼽힌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해 국정감사 기간 중 제출한 국회 업무보고 자료에서 지역별 전기요금제의 도입 시점을 내년 이후로 미룬다는 점을 시사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발전소의 경제성이 LMP 등 변수에 어떻게 영향을 받을지 알 수 없지만 수도권에 있는 발전소의 몸값은 올라가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가스공사와 맺은 평균요금제가 종료되는 발전소일수록 매력적인 입지라고 본다. 가스공사와 연료계약 종료 시점이 얼마 안 남은 곳은 직도입을 통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인기 있는 입지는 대부분 가스공사와 계약이 5~6년 남짓 남은 곳들”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