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VDC로 그리드 전환 가속...전력망委 "확보한 국산 기술 수출해 글로벌 탑 3 간다"

‘HVDC 산업육성전략’ 공개...국가기간 전력망위원회 출범 일환 새만금-서화성 구간서 실증ㆍ사용 동시 추진, 기술상용화와 일정 단축 기술확보 기업과 한전 참여하는 SPC 구성, ‘팀 코리아’ 수출 패키지화

2025-10-03     김진후 기자
[출처=기후에너지환경부]

정부가 HVDC를 축으로 전력망 체계의 대용량 직류송전 전환을 본격화한다.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시행에 맞춰 2030년까지 2GW급 전압형 HVDC를 실계통에서 검증하고 국산화한 기술을 수출 산업으로 육성하는 전략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번 전략은  '기술 고도화-실증-투자-수출'을 단기간에 한 묶음으로 설계해 생태계를 단숨에 육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담고 있어 실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1일 국무총리 주재 국가기간 전력망위원회를 공식 출범하고, 위원회 구성과 함께 ‘HVDC 산업 육성 전략’을 수립 및 발표했다. 전략의 핵심은 2GW급 전압형 HVDC의 국산화와 실계통 실증, 수출 산업화다.

정부는 교류 지중화의 한계가 분명해진 상황에서 장거리 대용량 전송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편중 부하가 동시다발로 발생하면서다. 이 때문에 해저와 지중 구간을 아우르는 직류망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육성 전략의 첫 단계는 핵심 기술력의 도약이다. 우선 밸브와 제어기를 2GW급으로 끌어올리고, 변환용 변압기도 국내 컨소시엄을 통해 공동 개발키로 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개발과 실증, 조달을 한 줄로 묶어 현장 적용 시간을 대폭 줄인다는 복안이다. 

이어 실계통 실증에도 나설 계획이다. 2GW 규모의 새만금-서화성 구간, 220km 연장 양극 2회선이 1번 축이다. 총사업비 2조8000억원을 투입해 ▲변환설비(1조원) ▲변전 설비(6000억원) ▲송전선로(1조2000억원)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HVDC 산업육성전략의 일환으로 실증 사업과 기술 국산화·고도화, 수출산업화를 동시에 이룰 방침이다. [출처=기후에너지환경부]

이후 단계에선 투자 및 사업 일정을 가시화한다. 실증 사업은 한전과 참여 기업이 2026년 말까지 공동 설립할 예정인 특수목적법인(SPC)이 맡을 예정이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설계와 시공, 시험 운영을 한 번에 검증한다. 2027년부터 2031년까지는 금융 지원 연계를 검토한다. 이를 통해 정부는 당초 2031년으로 예정됐던 준공 목표를 2030년으로 앞당길 방침이다. 실증과 표준화, 인증을 병렬로 진행해 상용 전개 시간을 단축한다는 계획이다.

수출 산업화 전략도 병행할 계획이다. 실증 성과와 레퍼런스를 SPC 자산으로 귀속하고, ‘팀 코리아’ 이름으로 설계와 조달, 건설, 시운전, 유지관리까지 전 주기를 묶는 개념이다. 초기 수출 시장은 전압형 중소용량과 노후 밸브 교체 수요가 크다.

HVDC 기술 국산화 현황. [출처=기후에너지환경부]

또 해상풍력과의 패키지 수출을 겨냥한 전략도 포함됐다. 발주 동향 상시 모니터링과 시험 인증 인프라 확대를 통해 기회를 선점한다.

조달과 품질 체계도 손본다. 한전의 HVDC 핵심 기자재 공급사 인증제를 신설하는 것이 첫째다. 이어 국산 기자재 적용을 늘리기 위한 인센티브도 제도화할 계획이다. 인터오페라 등 국제표준을 반영해 호환성과 안전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세제와 금융 지원 연계로 민간 투자 리스크를 줄이는 계획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현장 리스크 관리도 고도화한다. 해안을 가로지르는 HVDC 노선은 해저와 지중 공법의 공기 관리가 관건이다. 525kV급 케이블과 조인트 품질 확보도 핵심으로 꼽힌다.

사업 지연의 최대 요인인 수용성 강화를 위해 주민 설명과 보상 체계는 소규모 맞춤형으로 설계키로 했다. 지역별 설명회와 구간 조정으로 갈등을 낮추는 방식을 기본으로 삼는다.

전력망위원회는 HVDC가 그리드 안정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높이는 도구라는 판단 하에, 교류망 병목과 비계획 전력 흐름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통합 비용을 낮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최근 에너지고속도로 구축계획과 HVDC 수출산업화 계획을 담은 산업육성전략을 발표했다. 국내 송전선로.[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