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규 한전 계통기술실장 “에너지 안보・계통운영 효율성 위해 ‘SCADA 시스템’ 국산화 추진”

전력계통 데이터 실시간 감시 제어하는 SCADA 핵심 엔진 국내 기술로 개발 인버터 계통연계유지 기능 없으면 저전압・저주파수 발생 시 광역정전 발생 우려 계통안정화용 ESS와 고객참여 부하차단 제도 조합…동・서해안 발전제약 완화

2025-05-27     유희덕 기자
이성규 한전 계통기술실장. [사진=전기신문]

한전이 재생에너지 급증에 대한 대응 및 계통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미래 전력계통 신기술 개발을 위해 올해부터 재생e대책실을 ‘계통기술실’로 확대 개편해 운영한다. 계통기술실은 기존에 수행하던 재생에너지 수용성 향상 대책 수립 및 재생에너지 보급정책, 감시·제어, 출력제어 총괄, 인버터 성능개선 사업 등 재생에너지 관련 업무와 동·서해안 발전제약 완화를 위한 고객참여 부하차단 제도 도입·운영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성규 계통기술실장은 “재생에너지 증가로 계통운영이 복잡해지면서 한전의 역할도 확대되고 다양화됐다”며 “계통기술실은 사계절 전력계통 운영 전략 및 송변전설비 휴전계획 수립과 계통제약을 분석하고, 전압·주파수 등 전력품질 및 계통운영을 24시간 감시한다. 또 신속한 고장파악 및 복구 등을 위한 전력계통운영 센터를 운영하는 등 계통운영 업무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계통기술실은 전력계통본부 내 송변전 신기술 개발과 연구과제 총괄 및 시스템 통합관리 등을 위한 송변전분야 R&D Control Tower 역할도 수행하다.

올해 역점 R&D사업으로 전력계통 운영 원격 감시제어 기술인 SCADA 시스템 국산화를 들 수 있다. 한전은 그동안 GE플랫폼 기반의 ‘SCADA 시스템’을 운영해왔다.

올해 이 기술의 국산화를 시작한 것이다.

이 실장은 “국가 에너지안보 강화 및 계통운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지난 40여 년간 외산 의존도가 높았던 전력계통 운영 플랫폼인 SCADA 시스템의 국산화를 추진하기 위해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개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올 하반기 본격 개발을 시작해 개발 및 실증, 안정화 단계를 거쳐 2030년 실계통 적용을 마칠 계획이다. 올해는 한전형 SCADA 모델정립과 세부 개발계획 수립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1단계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해 전력계통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제어하는 SCADA의 핵심 엔진을 국내기술로 개발할 계획이다.

SCADA 국산화를 통해 국내 환경에 최적화된 맞춤형 시스템 운영, 신속한 기술지원과 기능개선, 장기적 유지관리비용 절감 및 기술 소유권 확보를 통한 사업화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 계통기술실이 올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은?

“올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첫 번째 사업은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대응 업무이며, 상시 재생에너지 출력제어의 체계적이고 신속한 대응을 위해 올 1월부터 12월까지 본사 비상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 출력제어 안내, 출력제어량 배분, 이행확인 등 출력제어 관련 정부 및 전력거래소, 발전사업자 대응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 인버터발(發) 계통취약지역 불안정 해소를 위해 강원지역 등 태양광발전사업자 대상으로 인버터 성능개선 사업을 4월부터 추진 중이다. 태양광 인버터에 계통연계유지 기능이 없을 경우 전력계통 불안정 발생으로 저전압 및 저주파수 발생 시 광역정전 발생의 우려가 있다. 또 동·서해안 발전제약 완화 업무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전력계통운영 방안 개선 TF 및 한전-전력거래소 계통운영 협의체 구성·운영을 통해, 다양한 발전제약 완화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적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최근 평일·휴일 수요차이를 구분한 계통운영방안 개선 아이디어를 전력거래소와 적극 협의해 적용함으로써 약 0.7GW의 동·서해안 발전제약 완화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그리고 추가 발전제약 완화를 위해 신태백변전소 계통구성 변경(안) 등 다양한 발전제약 완화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전력거래소 및 발전사와 지속 협의하고 있다."

이성규 한전 계통기술실장. [사진=전기신문]

▲ 봄, 가을 전력수요가 줄고, 경직성 전원인 재생에너지 등의 발전이 늘면서 계통운영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은?

“최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의 급격한 확산과 특정 지역 편중 등에 따라 전력계통 불안정 요인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전력계통은 상시 발전과 수요가 일치해야 하는데, 수요가 낮은 경부하 기간에는 수요 대비 발전량이 과다해 전력수급 균형 유지를 위해 발전 제한이 필요할 수 있다.

특히 올해 봄철은 전년 대비 재생에너지 및 원전 발전량 증가로 역대 최저수요 발생이 전망되고 있어, 전국 단위의 전력공급 과잉 우려에 따라 재생에너지 상시 출력제어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원전 계획 예방정비일정 조정, 태양광 연계 ESS 충방전시간 조정 등 출력제어 최소화를 위한 선제적 안정화 조치를 최대한 실시하고, 다양한 선제적 조치에도 불구하고 발전기의 출력제어가 필요한 경우 효과성뿐만 아니라 형평성·안전성·경제성을 종합 고려해 출력제어를 추진할 계획이다.”

▲ 재생에너지 증가에 따른 계통운영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새롭게 적용하는 기술 및 제도가 있다면.

“현재 계통운영 신뢰도 향상(주파수안정도 제고)을 위해 계통안정화용 ESS와 고객참여 부하차단 제도를 조합 운영해 고장 시 발전기 탈락량을 3GW에서 4GW로 확대했다. 이 결과 동·서해안 발전제약을 약 1.5GW 완화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에서 고비용 LNG 발전기 운전을 줄이고 석탄 등 저비용 발전기 추가 운전으로 구입전력비 절감을 통해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완화했다. 결국 국민편익 제고 및 국가산업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계통안정화용 ESS는 전국 6개 변전소에 978MW 규모로 설치 운영 중이며, ESS는 계통의 주파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평상시에 약 65% 수준으로 충·방전을 하고 있다가 계통 고장으로 인한 주파수 하락 발생 시 충전된 전력량을 순간적으로 방전하며, 주파수 안정도를 확보해 계통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또 ‘고객참여 부하차단 제도’를 통해 22.9kV 이상 전용선로를 이용하는 대용량 고객을 대상으로 사전 계약을 통해, 계통고장 시 주파수가 59.55Hz 이하로 하락하게 될 경우 대용량 고객 전체부하를 자동으로 긴급하게 차단해 주파수 안정도를 확보할 수 있다.”

▲ 계통기술실이 안고 있는 현안은?

“재생에너지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의 특성이 전력계통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 특히 태양광발전소의 인버터가 계통연계 기능을 구비하지 못할 경우 대규모 태양광발전기 정지 등 전력계통 안정성 저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한다.

이에 태양광 인버터 성능개선을 통해 계통연계 및 유지 기능을 갖추게 되면, 전력계통 고장 시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광역정전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어, 국민들에게 안정적인 전력공급 서비스 제공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인버터 성능개선으로 발전 제약을 줄이고 대규모 설비 보강을 회피하는 등 계통운영비용을 최소한으로 줄여 전기요금 상승 요인을 억제하고 국민들의 전기요금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다. 태양광 발전사업자 입장에서도, 태양광 인버터 성능개선은 순간적인 전력계통 저전압이 발생하더라도 태양광 인버터가 계통에서 탈락하지 않고 유지함에 따라, 발전소 계속운전이 가능해 수익보장 등 안정적인 발전사업이 가능하다.

태양광발전소 인버터는 발전사업자 소유의 설비로 발전사업자의 동의 없이는 인버터 성능개선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태양광 인버터 성능개선 사업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발전사업자의 적극적인 협조 및 동의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