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UN사무총장 “지구 온도 이미 한계 초과...작은 실천이 미래 바꾼다”
위기 직면한 세계 “STG 달성 사실상 불가능, 대응 서둘러야” “재생에너지-원전 결합 등 현명한 에너지믹스 필요” “젊은 세대, ‘내가 지킬 세상’ 책임감 가져야”
“2030년까지 지속가능한 발전(STG)의 달성이 사실상 어려워지고 있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라도 작은 단위에서부터 가능한 모든 노력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다.”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기후명사 초청 특강’에서 “파리기후협약에서 경고한 2100년 기준 전 세계 온도 상승의 상한선인 1.5℃를 지난해 이미 넘겼다. 지구온난화와 ‘글로벌 히팅’의 시기를 지나 지금은 ‘지구가 끓는’ 시기에 도달했다는 사실을 모두가 인식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에너지공단이 반 전 총장을 초청해 15일 울산 공단 본사 대강당에서 개최한 이날 행사는 ‘기후 위기 대응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주제로 울산 지역 학생과 주민, 공단 임직원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반기문 전 총장은 국제정세 등으로 인해 큰 어려움에 직면한 기후변화 및 기후위기 대응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반 총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이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발발하며 2015년 이후 이어져 온 파리기후변화협약과 STG 체제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며 “실제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반기문 재단’과 마닐라의 아시아개발은행이 연구한 결과 STG는 2030년까지 6년밖에 남지 않는 지난해 기준 17%의 진척밖에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현재의 기후변화가 지속돼 2100년까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6차 대멸종’이 발생한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지구가 더 이상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환경이 된다는 것”이라며 “물론 어려운 일이지만, 이를 방지하기 위한 첫 단추로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재생에너지와 원자력발전을 현명히 조합하는 효과적인 에너지 믹스를 고려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다만 이러한 위기일수록 개인과 지역사회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기문 전 총장은 강연에서 “기후 변화 문제는 정부나 기업의 책임을 넘어, 개인과 지역 사회가 함께 해결해 나갈 중대한 과제”라며 “오늘 특강에 참석한 젊은 학생 여러분이 사회에 발을 디딜 때에는 기술도 더욱 발전해 있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부터 ‘이 세상은 내가 지킬 것’이라는 확고한 책임의식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속가능 발전의 과정 역시 정의로워야 한다. 다만 이를 위해선 선진국의 재원과 기술이 필요한 만큼, 우리나라, 특히 시민과 지역사회가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최근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이 선언한 RE100 캠페인을 소개하며 “울산과 포항에서 추진 중인 수소환원제철 등 친환경 기술 개발과 함께 삼성과 같은 대기업들이 2050년까지 제품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를 모두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기로 선언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상훈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이번 특강은 미래세대와 지역사회가 기후 변화 대응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각자의 역할에 대해 인식하게 된 소중한 기회”라며 “이번 강연을 계기로 더 많은 사람들이 기후 문제 해결에 동참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함께 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