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넘어 K-전력 ‘유니콘’으로...다쓰테크의 성공 돌파구는

인버터 전 라인업 보유...기술력과 서비스로 차별화 K7·125kW급 신규 제품 라인업으로 차세대 기술 선봬 북미 겨냥 ‘EV 파워모듈·ESS’ 신사업 통해 ‘위기를 기회로’ 올해 시장 점유율 21% 목표 2030년 매출 1조원 도전

2025-02-13     김진후 기자
금만희 다쓰테크 대표가 신사업을 통한 글로벌 영역 확장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진후 기자]

국내 인버터 산업이 경쟁 심화 등 시장 환경 변화로 위기를 맞은 가운데 다쓰테크가 기술 경쟁력과 서비스 인프라를 앞세워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기존 인버터 사업의 강화 외에도 EV 충전기 모듈, ESS(에너지저장시스템), 하이브리드 인버터 등 신사업에 바탕을 둔 글로벌 영역 확장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금만희 다쓰테크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2025년을 기점으로 북미 시장 진출 '드라이브'를 걸고, EV 충전기 모듈 및 ESS 사업 영역을 확대해 글로벌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자리 잡겠다”고 밝혔다.

◆ 다쓰테크만의 경쟁력은 ‘이것’

금만희 대표는 다쓰테크의 강점으로 포괄적인 제품군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꼽았다.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국산 제품의 입지가 좁아졌지만, 다쓰테크는 기술력 배양과 제품군 확대를 통해 자생력을 키웠다.

금 대표는 “다쓰테크는 주택용, 상업용, 발전용 인버터를 모두 아우르는 국내 유일의 기업”이라며 “특히, 스트링 인버터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고, 전국 11곳의 전속 판매점과 본사가 운영하는 통합 관제 시스템을 통해 신속한 고객 지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쓰테크의 연간 생산능력은 주택용 단상 5만대(170MW), 삼상 2만1000대(1GW) 규모로, 국내외 대형 프로젝트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인버터가 에너지 안보의 핵심 요소로 부상한 가운데, 다쓰테크는 국내 전력망에 특화된 솔루션을 개발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사이버 보안이 적용된 RTU 솔루션을 비롯해 스마트 인버터, 그리드포밍(Grid-forming) 인버터 등 차별화된 기술 개발이 대표적이다. 특히, 올해는 한국형 계통지원기능(Grid Support Functions)을 요구하는 개정 KS 인증 규격을 충족하는 스마트 인버터를 개발하고 하반기 보급 예정이다.

글로벌 기업 대비 차별화된 AS 체계도 강점이다. 해외 브랜드 제품이 원가 경쟁력을 앞세우는 반면, AS 서비스가 미흡해 장기적인 운영 비용이 증가하는 문제를 보완했다.

금 대표는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실시간 발전 모니터링과 원격 진단이 가능한 통합 관제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이를 통해 인버터의 가동 중단 시간을 최소화하고 고객의 만족도를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KS 획득한 신제품, 시장 반응은

다쓰테크는 최근 개정 KS 인증 규격을 충족하는 스마트 인버터를 선보이며, 전력 계통 안정화와 수급 불일치의 대안을 제시했다. 주택용 인버터 K7과 125kW급 상업용 신제품은 출시 직후부터 시장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K7 인버터는 기존 3kW급 가정용 인버터의 7세대 제품으로, 기존 모델 대비 20%의 원가 절감과 효율 향상, 사용자 친화적인 한글 LCD 디스플레이와 넓은 동작 범위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소형·경량화로 설치와 유지보수가 용이하며, IP65 등급 방수·방진 설계를 적용해 신뢰성을 높였다. 무엇보다 실질적인 발전 시간을 늘려 전력 생산 효과를 극대화했다. 다쓰테크는 올해 K7 인버터 2만 6000대 판매를 통해 33%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25kW급 제품은 국내 최초로 세계 최대급인 700W급 모듈과 호환되는 것이 특장점이다. 대용량 태양광 시장 확대에 한 발 앞선 행보다. 해당 제품은 98%의 최대효율을 제공하는 한편, 한국전력의 신계통연계규격을 지원한다. 이밖에 스트링 타입의 센트럴 인버터를 표방하는 SCI 시리즈는 대용량 인버터의 약점인 정비성을 강화하며, 발전을 지속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금만희 대표는 “이번 신제품들은 단순한 시장 대응을 넘어, 업계를 선도하며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임을 입증하는 사례”라며 “출시 후 초기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다쓰테크는 올해 약 520MW의 태양광 인버터 판매를 통해 전체 21%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공 및 발전소 매출을 포함해 전체 800억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검수 및 출하를 기다리고 있는 다쓰테크 인버터 제품군. [사진=김진후 기자]

◆경쟁력 갖춘 EV 파워모듈로 글로벌 도약 신호탄

2006년 창립 이후 다쓰테크는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해 왔다. 2019년 연 매출 1000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선두에 자리 잡았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금만희 대표는 “현재 페루에서 수행 중인 마이크로그리드 프로젝트는 단순 인버터 판매를 넘어 발전소 자재 공급과 전기 공사까지 포함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며 “지난 2023년에는 인천공항 화물터미널 프로젝트에 대용량 스트링 타입 센트럴 인버터(SCI)를 공급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확장의 대미는 북미 시장을 겨냥한 신사업이 장식할 전망이다. 마이크로인버터 생산·판매를 시작하는 한편, EV 충전기 모듈 및 ESS 사업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이중 EV 충전기 모듈은 특히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한 핵심 사업으로, 현지 전기차 제조업체 및 충전기 제조업체와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동종 제품 대비 원가 측면에서 앞서는 것은 물론, 작은 부피·무게에 높은 에너지 효율을 가진 세계 최고 수준의 파워모듈 개발도 완료한 상태다.

ESS 역시 전력계통 안정화와 피크 절감 등 지속가능한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며, 산업용 및 가정용 시장에 모두 적용 가능한 제품 개발을 진행 중이다.

금 대표는 “EV 충전기의 핵심 부품인 파워모듈의 원가 절감과 기술 혁신을 통해 북미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북미 지역에 자체 제조라인을 구축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추진 중인 캐나다 증권거래소(CSE) 상장은 글로벌 확장의 교두보로 꼽힌다. 인버터 제조사의 경계를 넘어,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재원은 다쓰테크의 강점인 촘촘한 AS체계를 세계 시장에 이식하는 데 활용할 방침이다.

금 대표는 “이러한 행보를 통해 2030년까지 EV 충전기, ESS, 하이브리드 인버터, 마이크로 인버터 등을 포함한 제품 라인업을 확장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로 업계를 선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