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 부유식 해상풍력, 높은 불확실성 극복 가능할까

지난해 풍력입찰 선정된 에퀴노르, REC 계약 앞두고 ‘장고’ 불확실성 높은 부유식 단지 개발, 수익성 확보 여부가 관건 “결과 따라 韓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 발전 가늠하는 척도” 분석

2025-01-24     안상민 기자
에퀴노르가 개발한 세계최대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 하이윈드 탐펜. [제공=에퀴노르]

에퀴노르가 개발하는 '반딧불이 부유식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REC 계약을 앞두고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국내 최초로 부유식 해상풍력을 조성하는 현장이 될지, 계약 미체결로 인한 페널티를 무는 사례로 남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에퀴노르는 지난해 시행된 풍력 설비 입찰에서 750MW 규모 반딧불이 부유식 해상풍력 프로젝트로 입찰에 단독 참여해 최종 선정됐다.

이에 ‘공급인증서 발급 및 거래시장 운영에 관한 규칙(이하 운영규칙)’에 따라 입찰 선정 통보 2개월 안에 공급인증서(REC) 매매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그러나 에퀴노르는 REC 계약을 앞두고 장고에 들어간 모습이다. 수년째 이어지는 인플레이션과 더불어 최근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프로젝트 사업성이 낮아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에퀴노르의 지난해 입찰 참여 가격은 175~176원 사이로 추정된다. SMP와 조정된 REC를 합하면 kWh 당 전력단가는 450~550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부유식 해상풍력의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계약 가격으로 과연 사업성을 맞출 수 있을지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에퀴노르 관계자는 “에퀴노르는 한국 정부와 협력해 최종투자결정(FID)을 목표로 반딧불이 사업을 수익성 있는 투자 대상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다만 목표 수익률 범위 내에서 경쟁력 있는 수익을 낼 수 있는지, 또는 지분 매각 등을 포함해 충분한 위험 해소가 가능한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더욱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에퀴노르가 최종 FID과 더불어 REC 계약 체결에 나선다면 국내 해상풍력 산업은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시아 최초로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를 조성한다는 상징성을 확보하면서 선박, 운송 및 설치(T&I), 부유체 등 관련 공급망과 산업을 육성하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반딧불이 부유식 해상풍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딧불이 부유식 프로젝트가 지난 2022년 풍력 설비 입찰이 시행된 이후 최초로 계약 미이행으로 인한 패널티를 무는 현장이 될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운영규칙 제31조의7(풍력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의 참여제한)에 따르면 입찰에 선정된 후 2개월 내 REC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면 이후 5년 간 입찰 참여가 제한된다. 그렇게 되면 이후에도 이 프로젝트는 개발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최근 에퀴노르가 내부적으로 구조조정을 시행하면서 업계에선 반딧불이 해상풍력의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더욱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에퀴노르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사업 부문에 조직 개편을 포함한 변화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는 국제 해상풍력 산업이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비용 효율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은 에퀴노르에 중요한 시장으로 한국 내 사업 운영에는 현재까지 어떠한 중대한 조직 변경이 결정되거나 시행된 바 없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유일하게 입찰에 참여한 반딧불이 부유식 해상풍력이 최근 REC 계약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에퀴노르의 REC 계약 체결 여부는 국내 부유식 해상풍력의 판도를 가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