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도현 에퀴노르 코리아 반딧불이 프로젝트 담당 전무 “부유식 해상풍력 불확실성, 韓 기업과 함께 극복”

전 세계 부유식 해상풍력의 50% 운영, 명실상부 업계 리더 부유식 수요 481GW 전망, 풍력 보급 로드맵 밝힌 韓과 협업 높은 LCOE 리스크와 미흡한 공급망, 과거 경험과 韓기업 역량으로 극복 “韓 정부 부유식 시장 개방, 글로벌 시장 주도권 잡을 기회” 평가

2024-11-08     안상민 기자
박도현 에퀴노르 코리아 반딧불이 프로젝트 담당 전무. [제공=에퀴노르]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 기업인 에퀴노르는 지난 2009년에 세계 최초로 부유식 해상풍력 실증단지인 하이윈드 데모(2.3MW)를 선보이며 글로벌 해상풍력 업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2017년에는 세계 최초 상업용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인 하이윈드 스코틀랜드(30MW)를 성공적으로 건설했으며 지난 2023년에는 유럽의 북해에 세계 최대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인 하이윈드 탐펜(88MW)을 완공했다. 에퀴노르는 현재 전 세계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 용량의 약 50%를 운영하며 명실상부 글로벌 부유식 해상풍력 산업의 선두 주자로 평가받는다. 에퀴노르가 다음으로 주목하는 국가는 한국이다. 해상풍력 초기 시장인 우리나라에서 750MW 규모의 반딧불이 부유식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특히 우리 정부는 올해 풍력 고정가격계약에서 부유식 해상풍력 입찰 시장을 새롭게 만들며 부유식 해상풍력 산업 육성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박도현 에퀴노르 코리아 전무를 만나 에퀴노르의 부유식 해상풍력 산업 역량과 한국의 잠재력에 대해 들었다.

▶에퀴노르가 해외에서 진행한 해상풍력 프로젝트와 한국 법인에 대해 소개해 달라. 

“에퀴노르는 지난 1972년에 설립된 노르웨이 국영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석유, 가스, 풍력, 태양광 등 다양한 에너지원을 개발하고 공급하고 있다. 우리는 해상풍력 분야의 글로벌 리더이자 부유식 해상풍력의 선구자다. 한국에서는 2014년에 법인을 설립했으며, 부산 본사와 울산, 서울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에퀴노르는 지난 1990년대부터 한국의 조선해양 기업들과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해왔다. 현재 울산에서 진행 중인 750MW 규모 반딧불이 부유식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이 부유식 해상풍력 분야의 선도국가로 자리매김하고, 한국 경제의 탄소 발자국을 줄일 수 있는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한국 해상풍력 시장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해양 공급망을 보유하고 있어 부유식 해상풍력을 발전시키기에 매우 좋은 환경을 갖고 있다. 독일이나 프랑스에 버금가는 큰 규모의 전력시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에너지 수요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등 주요 수출 산업의 RE100 이행을 위한 재생에너지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최근 한국 정부가 발표한 8GW 규모의 해상풍력 입찰 로드맵이 투자와 기술개발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요인들을 고려하면 한국의 해상풍력 시장은 매우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재생에너지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퀴노르가 아시아에서는 한국에서만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데 글로벌 부유식 해상풍력 현황과 한국 시장의 잠재력에 대해 평가해 달라.

“ERM의 '2024 글로벌 해상풍력 연간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운영 중이거나 건설 중인, 그리고 실질적으로 계획되고 있는 프로젝트를 포함한 전 세계 해상풍력 용량은 1526GW이며, 이 중 481GW가 부유식 해상풍력 프로젝트다. 한국은 부유식 해상풍력에 매우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정부가 향후 3년간 8GW 규모의 입찰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국내 공급망 생태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기반이 마련됐다. 높은 전력 소비량과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철강 등 RE100에 대한 의지를 가진 산업들이 있어 한국은 부유식 해상풍력의 주요 성장 시장이 될 수 있다. 또 지난해 6월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파리에서의 투자 서명식에서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한 것도 주요했다. 반딧불이 프로젝트 개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포스코건설, 삼성중공업 등과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이러한 협력을 통해 기술이전과 현지 공급망에 대한 새로운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

▶에퀴노르가 그간 한국 시장에서 쌓아온 신뢰와 투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에퀴노르는 지난 2014년부터 한국에 진출해 한국 조선소의 대형 해상 플랫폼과 선박 건조를 위한 현지 공급망 기업들과 협력해 왔다. 또한 오랫동안 한국에 석유와 가스를 공급해 왔고 이제는 에너지 전환을 선도하는 기업으로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한국에서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주요 한국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이를 통해 산업 성장과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왔다. 한국도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우리는 이 목표를 적극 지원하고 해상풍력 에너지 분야에서 가장 신뢰받는 파트너가 되고자 한다. 특히 에퀴노르는 지난 2019년부터 반딧불이와 동해1 등 한국의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발전시켜 왔다. 2019년에는 울산시와 부유식 해상풍력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했고, 2021년에는 해상풍력 어민대책위원회와 상생협약을 맺었다. 이외에도 수시로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300개 이상의 한국 기업들과 협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한국의 해상풍력 시장은 공급망 부문에서 강점을 갖고 있지만 부유식 해상풍력의 경우 대형 터빈도 부재하고 설계·운송·설치 등 전반적인 경험이 부족하다는 견해들이 많다. 이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예정인가. 

“부유식 해상풍력은 발전하고 있는 신기술이며 모든 새로운 부유식 프로젝트마다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 에퀴노르는 한국의 공급망 기업들과 함께 석유·가스 분야에서 기술적 과제들을 해결해온 오랜 경험이 있으며, 이전에 수행해 온 많은 부유식 프로젝트들의 경험을 반딧불이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 개발에 적용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포스코건설, 두산에너빌리티와 같은 주요 한국 기업들이 '팀 반딧불이'의 일원으로 참여하고 있어, 매우 강력한 팀워크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발생하는 모든 과제들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이는 한국 공급망 기업들의 글로벌 부유식 해상풍력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고, 탄탄하고 수익성 있는 프로젝트를 구현하는 데 실질적인 큰 힘이 될 것이다.”

▶에퀴노르가 추진하는 반딧불이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산업에서 발생할 경제효과를 예상한다면. 

“에퀴노르는 반딧불이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의 에너지전환 계획 달성을 지원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강력한 해상풍력 공급망 생태계 육성에 기여하고자 한다. 삼일PwC의 ‘2024년 반딧불이 부유식 해상풍력 프로젝트 지역경제 파급효과 분석’에 따르면 최대 750MW의 해상풍력 단지 완공 후 25년간 운영하면서 연간 약 44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유발효과만 17조9000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7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 과정에서 6만5000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며 3750만톤의 이산화탄소 감축이 전망된다. 이외에도 국내 기업, 대학, 연구기관과의 R&D를 통한 기술개발 효과와 공급망 기업의 수출 등도 예상된다.”

▶부유식 해상풍력은 높은 균등화발전비용(LCOE)이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힌다. 반딧불이 프로젝트에서 예상하는 CAPEX와 OPEX 및 감축 방안은.

“에퀴노르는 산업화 수준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해 부유식 해상풍력 기술의 LCOE를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이윈드 데모(2009년)에서 하이윈드 스코틀랜드(2017년)까지 MW당 설비투자비용(CAPEX)을 70% 절감했으며, 하이윈드 스코틀랜드에서 하이윈드 탐펜(2023년)까지 추가로 35%를 절감했다. 750MW 용량의 반딧불이 프로젝트는 세계 최대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가 될 예정으로 규모의 경제와 국내기업들의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더 큰 비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에퀴노르가 한국에서 협력 관계를 가지고 있는 파트너사와 잠재적으로 협력이 필요한 산업은 어떤 곳들이 있나.

“에퀴노르는 현재 삼성중공업, 포스코건설, 포스코인터내셔널, 두산에너빌리티와 같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주요 한국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 또한 세광종합기술단, 지오뷰와 같은 환경영향평가 전문 기업들과도 협력해 왔다. 반딧불이 프로젝트의 설계, 건설, 설치, 운영 단계에서 더 많은 한국 기업들과 협력할 예정이다. 이는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 경제에 더 많은 가치 창출을 지원하고,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또한, 해상풍력 산업의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의 대학 및 연구기관들과도 협력하고 있다. 이미 KAIST, 울산대학교, UNIST, 제주대학교와 초기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올해 풍력 고정가격계약 입찰 참여 전망과 한국 시장에 대한 제언을 말해 달라. 

“입찰의 경쟁적 특성과 정부의 절차가 있기 때문에 올해 입찰 참여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입찰 참여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다만, 반딧불이는 현재 한국에서 가장 성숙하고 견고한 부유식 해상풍력 프로젝트 중 하나라고 자부한다. 종합적인 환경영향평가를 완료해 올해 고정가격계약 입찰에 참여할 자격을 갖췄다. 또한 부유식 해상풍력에 대한 글로벌 경험과 한국의 강력한 공급망과의 협력을 결합하면 반딧불이 입찰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우리는 반딧불이 부유식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이 부유식 해상풍력 산업의 글로벌 리더가 되는 것을 지원하고자 한다.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을 개방하는 한국 정부의 과감한 행보는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라고 본다. 에퀴노르는 한국과 함께 성장하면서 지난 50년간의 해양 에너지 개발 경험과 기술을 공유해 더 나은 미래를 모색하는 데 전념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