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3사 3분기 캐즘·美 대선 등 불확실성에 매출 감소
삼성SDI·LG엔솔, 캐즘 영향 실적 저조 속도전·체력 다지기 등 대응책 모색 SK온은 사상 첫 분기 흑자 美 대선 이후에도 ‘AMPC 변동 없다’ 기대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올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캐즘 현상과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AMPC 혜택으로 영업이익은 대부분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만약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전기차로의 전환 지연이 예상돼 배터리 업계는 미국의 정책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배터리 3사 중 삼성SDI는 2024년 3분기 매출은 3조9356억원, 영업이익은 129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생산세액공제(AMPC) 103억원이 포함됐으며 이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1196억원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3분기에 매출 6조8778억원, 영업이익 4483억원을 기록했다. IRA 세액 공제금액은 4660억원으로 이를 제외하면 177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38.7% 감소했으며 매출도 작년 동기 대비 16.4% 감소했다.
이 같은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의 부진 이유에는 ‘캐즘’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두 기업 모두 부진 탈출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먼저 삼성SDI는 전기차 전환을 위해 속도전에 나선다. 손미카엘 삼성SDI 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스텔란티스와 GM 외에도 완성차 기업과 미국 내 합작법인 혹은 단독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며 “자동차 전지 외에도 ESS 등 회사 중장기 성장 전략을 고려해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체력 다지기’에 나선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은 “4분기 북미 고객사 물량 감소와 OEM 재고 조정으로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수율 향상과 비용 절감을 통해 손익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 대선 결과가 전기차 시장에 향방을 결정할 수 있다. 리밸런싱에 집중해 단단한 기초체력을 확보하고 빠르고 능동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답했다.
SK온(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분야)은 사상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3분기 매출 1조4308억원, 영업이익 240억원을 달성하며 흑자로 전환했다. SK온 관계자는 “고단가 재고 소진과 헝가리 신규 공장 비용 절감 등의 운영 효율 극대화에 집중했다”며 “흑자 구조 달성을 위한 체력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캐즘과 미 대선 결과로 인한 배터리 기업의 성장 전망 우려에 대해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다.
전현욱 SK온 IR TF 담당은 4일 컨퍼런스콜에서 “IRA 투자가 공화당 집권 주에 집중됐고, IRA에 반대해 온 석유 기업들과 공화당 의원 및 의장이 입장을 바꿔 폐지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며 “전면 폐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도 제4회 배터리 산업의 날 기념식에서 “IRA의 생산세액공제(AMPC) 보조금은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