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매칭포럼]“바이오매스·수력, RE100 위해선 지속가능성 보완해야”

기후변화 대응 위한 역할 재조명 논의 '활발' 기후솔루션 “환경·경제적 한계 뚜렷” 한화에너지 “단기간 내 활용 가치 충분”

2024-11-01     제주=김진후 기자
한국 재생에너지 매칭포럼에서 전문가들이 바이오매스 및 수력발전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한새 기후솔루션 연구원, 한규성 충북대학교 목재종이과학과 교수, 김태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수석연구원, 송용식 한화에너지 전무, 고지훈 한국수자원공사 부장. [사진=김진후 기자]

RE100 활로를 뚫기 위해 그동안 외곽에서 논의되던 바이오매스 연료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지고 있다. 환경적으로 악영향이 뚜렷한 바이오매스지만, 일정한 RE100 활용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공통적으로 ‘지속가능성’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일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에서 열린 ‘2024 한국 재생에너지 매칭포럼’에선 바이오매스, 수력 등 지속가능성 보완 논의가 필요한 발전원에 대한 산·학·계의 열띤 논의가 펼쳐졌다.

송한새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바이오매스의 원료가 되는 목재팰릿 및 칩이 가진 태생적 한계를 지목하면서도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측면에서 예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화석연료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는 점에서 기업 RE100 활용에 제약이 존재한다는 점을 조명했다.

송 연구원은 “국내 바이오매스는 전체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19%를 차지하지만, 이중 76%를 차지하는 산림 바이오매스의 경우 베트남·인도네시아·캐나다나 국내 강원도 등지에서 대량의 벌채 및 ‘싹쓸이 모두 베기’를 통해 조달한다”며 “더욱이 발전 과정에서 석탄보다 높은 탄소배출량은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글로벌 목표와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경제성 또한 큰 걸림돌이다. 태양광과 풍력은 기술 발전으로 비용이 낮아지고 있지만, 바이오매스는 기존 화력발전 방식에 기반해 기술 개발의 여지도 적기 때문에 발전원가 변동성이 적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는 소규모 분산형 열병합 바이오매스가 제시되고 있지만, RE100을 이행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지속가능성 조건을 충족한 연료 수급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송 연구원은 “소규모로 사용한다고 해도 탄소배출 보고는 유지된다는 점에서 부담은 상존한다”며 “관련 인증체계를 완비한 유럽도 대규모 벌채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황이라, 국내 기업도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반면 실제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운영 중인 기업은 사용의 불가피함을 들며 반대 논리를 펼쳤다.

송용식 한화에너지 전무는 “바이오매스는 석탄, LNG, 재생에너지 등 여타 발전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사업자들이 기업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측면도 감안해야 한다”며 “이 때문에 기업들로서도 각종 비판을 수용해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인증체계 용역 등 자구책을 마련해야 하고, 일련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법적으로 재생에너지로 분류된 만큼 단기간적인 활용 가치도 있다는 주장이다.

송 전무는 “바이오매스는 24시간 가동이 가능해 태양광과 풍력을 보완할 수 있고, 수소 터빈이 상용화되기 전까지는 유연성 있는 에너지원으로서 당분간 활용도가 있다”며 “REC 가격을 안정화하는 데에도 일정 정도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선 임업에 대한 재정의와 기후 영향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규성 충북대학교 목재종이과학과 교수는 “현재 기후위기는 바이오매스나 산림 전용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화석연료에서 시작된 문제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며 “전체 설치 면적의 절반인 1만ha 규모가 산림을 이용하고 있는 태양광이 그럼에도 필요하듯, 바이오매스 역시 활용 가능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림 이용과 산림 훼손은 구분돼야 하고, 필요한 만큼의 산림 이용은 적절히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일반의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수력발전 역시 바이오매스와 마찬가지로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선 한국수자원공사가 국내 9번째로 RE100에 가입해 수력 자가발전을 통해 올해 RE84, 내년 RE100 이행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개발 과정의 주민 및 문화재 이전, 운영 과정의 수원 상류 오염 및 생물다양성 등은 숙제로 남아있다.

고지훈 한국수자원공사 부장은 “현재 수력발전은 신재생에너지 촉진법 및 RE100 기술위원회 등을 통해 국내외에서 재생에너지원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댐의 개발 및 이용 단계에서 사회적·경제적·환경적 지속가능성을 위한 종합적인 고려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치어 방류, 주민소통 강화 등 다양한 대안 사업과 수력발전 PPA(네이버)·조력발전 PPA(삼성전자)을 통한 재생에너지 시장 확대 기여를 통해 이를 보완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