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풍력 고정가격계약 입찰) 해상풍력 상한가 5% 상향, 산업 생태계 육성 ‘청신호’
산업부 2024 풍력 고정가격계약 입찰 공고, 비가격평가 지표 확대 육상 300MW, 해상풍력 1500MW 입찰…예상보다 업계 수요 적은 듯 고정식과 부유식 각각 1000MW, 500MW ‘상한가는 동일’ 지난해 비공개 상한가 167.8원에서 올해 176.6원으로 상향 조정
산업통상자원부가 올해 풍력 고정가격계약 입찰 내용을 공고하면서 비공개였던 상한가를 공개하고 금액도 대폭 상향했다. 올해 입찰을 통해 국내 풍력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산업부는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가 25일 ‘2024년 풍력·태양광 설비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을 공고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발표한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및 공급망 강화 전략’과 8월 발표한 ‘해상풍력 경쟁입찰 로드맵(이하 로드맵)’에 따라 공급망과 안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풍력·태양광 경쟁입찰을 개선했다는 것이 산업부의 설명이다.
로드맵에 따르면 산업부는 앞으로 2~3년간 최대 8GW의 풍력 설비를 공급한다는 방침으로 비가격평가 점수를 기존 40점에서 50점으로 강화해 국산 공급망 사용을 장려한다는 계획이다.
눈여겨 봐야할 점은 두가지다. 먼저 해상풍력 상한가를 대폭 상향했다. 최근 인플레이션이 수년간 이어졌고 올해부터 비가격배점 평가점수를 높인 만큼 개발운영사의 부담을 줄이고 국내 공급망 사용을 장려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입찰 공고에 따르면 해상풍력은 입찰 상한가격은 지난해 MWh당 167.778원에서 올해 176.565원으로 5% 넘게 상향 조정됐다.
지난해보다 올해 물가 변동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5% 넘게 상한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개발사가 체감하는 상승폭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개발사들의 국내 공급망 사용 및 인프라 투자 가능성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육상 풍력 상한가는 MWh 당 165,143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육상 풍력 입찰 수요 물량이 줄어 든 데다 해상풍력 대비 시장여건이 성숙돼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최덕환 풍력산업협회 실장은 “정부에서 지난해 대비 공급망 가격 인상 등 물가 상승요인을 반영해 상한가격을 조정했기 때문에 해상풍력 사업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동일 상한가인 만큼 고정식에 조금 유리하고 부유식은 경제성을 조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육상풍력도 공급망 가격이 올랐음에도 상한가격이 하향돼 아쉬움이 크지만 이는 정부에서 PPA 등 기업의 전력 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예고했던 대로 고정식 해상풍력과 부유식 해상풍력 입찰도 이번에 분리돼 시행된다. 총 1.8GW 공고 물량 중 육상풍력에 300MW, 고정식 해상풍력에 1GW, 부유식 해상풍력에 0.5GW가 배정됐다.
다만 지난해 육상 0.4GW, 해상풍력 1.5GW를 합쳐 총 1.9GW가 공고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입찰 물량은 오히려 줄었다. 특히 지난해 해상풍력 입찰은 고정식에만 1.5GW를 배정했기 때문에 고정식 해상풍력 업계 입장에선 체감상 입찰 물량이 대폭 줄어든 것이다.
이는 산업부의 입찰 수요조사 결과 올해 입찰 희망 수요가 적었던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올해 입찰에 참여가 가능한 물량은 1.8GW 규모로 기대되지만 상업성 등을 이유로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현장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최근 송전망 부족과 REC 정산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부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산업부가 입찰 물량 속도조절에 나선 것으로도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입찰 참여를 대기 중인 해상풍력 프로젝트 중 일부 현장은 아직 (진성사업자인지) 의구심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현장을 제외하면 1GW가 결코 적지 않은 물량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