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선로 등 전력설비 전자파(ELF), 헤어드라이어만큼 안전”
전기신문·한전 인재개발원, 11일 전력설비 전자파 전문가 교육과정 개설 “전자파, 위험성 오해 무성하지만 정확하고 객관적 정보로 국민에 다가가야” 이무송 울산의대 교수 “현재까지 결론은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
“전력설비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극저주파 자계, ELF)를 둘러싸고 인체에 얼마나 유해한지에 대한 논쟁이 쳇바퀴처럼 반복되고 있지만, 현재까지의 연구를 종합할 때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이무송 서울아산병원 울산의대 예방의학 교수는 지난 11일 서울 노원구 한국전력공사 인재개발원 본관에서 열린 ‘2024년 전력설비 전자파 전문가 1-Day Class’에서 “일반적으로 송전선로에서 근무하는 작업자는 평균 10mG(밀리가우스)에 노출되는데, 이는 헤어드라이어나 미니선풍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용접공·철도기관사(30mG)나 일반 차량(최대 39mG)에서도 노출될 수 있는데, 유해성 근거가 없음에도 위험이 지나치게 강조돼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기신문과 한전 인재개발원은 이날 행사를 통해 전자파 이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관련 부정적 인식에 대해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교육과정을 신설했다. 패널로는 이무송 교수를 비롯해 ▲이병윤 한국전기연구원 센터장 ▲안영환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외과 교수 ▲홍승철 인제대학교 보건안전공학과 교수 등이 참석해 전문성과 신뢰성을 확보했다.
방청석에는 70여 명의 한전 사내 전자파 컨설턴트와 참석 희망자 등 60여 명이 참석해 ELF와 관련한 오해를 둘러싸고 진행된 최신 연구 동향을 청취하고, 전문가들이 바라본 전자파 문제에 대한 해법을 경청했다.
가습기 살균제 파동 당시 역학연구 책임자로 활약했던 이무송 교수는 ‘전력설비 전자파와 인체 건강과의 영향’을 주제로 한 특강을 통해 유·무해성을 완벽히 입증할 수 없는 어려움 속에서 전력 종사자는 물론 일반인이 취할 수 있는 합리적 태도를 제시했다.
이 교수는 “유해성·무해성 모두를 완벽히 입증할 방도가 없다는 딜레마에 처해 있지만, 국제암연구소(IARC)의 누적된 연구 성과와 세계보건기구(WHO)·국제비전리복사보호위원회(ICNIRP)의 권고치를 기준으로 현재 전자파가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해외에선 1~2건의 소아백혈병과의 연관성을 연구하며 위험성에 대한 논란이 커졌다”며 “WHO는 30년간의 논란 끝에 ELF의 발암가능성을 ‘근거 없음’으로 명확히 결론내렸고, 최근 서울대 등 국내에서도 1000명의 소아백혈병-대조군 실험 결과 전자파와 발병 사이에 연관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성학 한국전력 송변전건설단 건설혁신실장은 “전력설비와 관련된 국민들의 우려가 안타깝다”며 “특히 전력망 시설이 혐오시설로 인식되는 안타까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전력설비 전자파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방향으로 앞으로의 사업 방향을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자파를 둘러싼 논란은 과거 ‘밀양사태’ 이후 한전과 지역 주민과의 지속적인 대화 끝에 수그러들었던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에 따라 345kV급 기간망 등 대규모 송전 프로젝트가 다수 추진되면서, 전자파를 주요 이유로 민원과 반대가 다수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성학 실장은 “한전과 전문가들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춘 소통을 지속해야 한다”며 “WHO와 같이 올바른 정보 전달의 역할을 강화하자”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성학 실장을 비롯해 의학 전문가들은 좌담회를 통해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 논의와 연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전자파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통해 국민의 우려를 해소하고, 투명한 소통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