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완성차 업계, 협력 강화로 미래차 시대 생존 모색
혼다·닛산·미쓰비시 3사 연합 형성 추진 중국 시장 위축과 미래차 전환 위기감 반영 일본 내 경쟁 구도 변화 예상...글로벌 영향은 미지수
일본 완성차 업계가 미래차 시대 생존을 위해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혼다와 닛산, 미쓰비시 3사가 연합 형성을 통해 재도약을 시도하고 있어 주목된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22일 공개한 '일본 완성차 업계의 협력관계 변화'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일본 자동차 업계의 움직임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혼다와 닛산은 지난 3월 연합 형성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8월 차세대 SDV 플랫폼 개발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여기에 미쓰비시도 8월 해당 연합에 합류할 계획임을 공식화했다. 미쓰비시는 혼다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와 픽업트럭 등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협력 내용은 아직 미정이다.
이러한 협력 강화 움직임은 중국 시장에서의 위축으로 촉발된 전기차, 소프트웨어 등의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로 일본계 완성차 업체들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20년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특히 2021년부터 중국 시장이 신에너지차(NEV)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과정을 따라가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보고서는 3사의 연합이 성립되면 일본 국내 경쟁 구도가 2개 연합으로 재편돼 큰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일본 완성차 시장은 토요타, 혼다, 닛산 3강과 미쓰비시, 스즈키, 스바루, 마쓰다 4약이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3사 간 연합을 통해 토요타 연합과의 격차를 좁히고 일본 국내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토요타는 스즈키, 스바루, 마쓰다의 지분을 각각 4.98%, 20.42%, 5.07% 보유 중이다.
다만 글로벌 경쟁 구도에 미칠 영향은 아직 불투명하다. 보고서는 소프트웨어, 부품 공유 확대 및 공동연구 등이 원활하게 진행된다면 전기차, SDV 등의 트렌드 대응을 위한 비용을 절감하고 미래차 사업 전략 목표를 기간 내에 달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각 사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을 공유하면서 제품 차별성을 확보해야 하는 것은 과제로 남는다고 분석했다.
특히 보고서는 3사가 협력을 통해 개발하려는 공통 운영체제(OS)와 관련해서 “약 800만 대 수준의 3사의 글로벌 합산 판매량이 응용프로그램 개발자에게 참여 유인을 제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이에 따라 3사의 연합이 미래차 부문에서 명확한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글로벌 경쟁 구도 변화를 유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남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이번 3사 연합은 미래차 트렌드 대응 비용 저감 및 개발 기간 단축 등을 통해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각 사가 제품의 차별성을 확보하는 것이 과제로 남아있다고 보았다. 또 3사가 시장 세그먼트 및 판매 지역 등에서 높은 차별성을 가지지 못하는 상태라는 점에서 연합을 통해 상호보완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호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3사 연합이 미래차 부문의 명확한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글로벌 경쟁 구도 변화를 유발할 수 있을지는 향후 협력 내용의 구체화 과정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