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 장기고정가격계약 입찰에 부유식 해상풍력 출사표 던지나

울산 프로젝트 조만간 환경영향평가 본협의 완료…입찰 참여 조건 갖춰 낙찰 시 국내 풍력업계 한 단계 도약 평가 고정식 대비 높은 LCOE, 공급망‧EPC 확보 등은 숙제

2024-05-03     안상민 기자
대만 타이중 항구에 적재된 해상풍력 타워. [사진=안상민 기자]

올 하반기에 예정된 풍력 장기고정가격계약 입찰에 처음으로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가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규모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 조성을 추진 중인 국내 업계 입장에선 이번 사업의 낙찰여부에 따라 향후 밸류체인 구축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상대적으로 부족한 LCOE 문제는 넘어야 할 장애물로 여겨지고 있다.

최근 부유식 풍력업계에 따르면 울산광역시 인근에서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 중인 현장 중 다수가 올해 입찰을 준비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부유식 프로젝트 중 낙찰에 성공하는 프로젝트가 나올 경우 부유식 단지에 대한 PF와 설계, 공급망 육성 등 국내 해상풍력 산업이 한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입찰 자격을 얻을 가능성이 있는 곳은 ▲1.26GW 문무바람 부유식 해상풍력 ▲1.13GW 울산 한국 부유식 이스트블루파워 해상풍력 ▲1.5GW 해울이해상풍력 ▲0.8GW 반딧불 해상풍력 ▲1.5GW 울산 귀신고래 부유식 해상풍력발 등 5개 프로젝트다. 이 사업들은 현재 환경영향평가 본협의를 진행중이다.

하반기에 예정된 풍력 장기고정가격 계약입찰에 참가하기 위해선 환경영향평가 본협의를 완료해야 하며 이 중 다수 프로젝트가 본협의 완료를 목전에 두고 있다. 5개 프로젝트는 모두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사이 환경영향평가 본협의를 신청했다. 본협의는 통상 6~12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환경영향평가를 빠르게 마친 현장은 입찰 참가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다만 부유식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입찰에 참여한다고 할지라도 낙찰 여부는 불투명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시행하는 장기고정가겨 계약입찰은 장기적으로 LCOE 하락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반해 부유식 프로젝트는 아직 LCOE가 고정식 해상풍력 대비 높아 사업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실제  MW당 건설비용에서도 고정식 해상풍력의 경우 60억원  정도로 알려저 있지만  부유식 해상풍력은 80억~100억원에 달해 30~60% 이상 비싸다.

고정식 해상풍력의 LCOE는 200원 후반에서 300원대로 추정되는데 지난해 입찰 낙찰가는 100원 중후반 대였다. LCOE가 300원 후반에서 400원 대로 추정되는 부유식 해상풍력이 어떻게 비용을 낮추는 지가 이번 입찰에서 주요한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글로벌 공급망이 갖춰지지 않은 부유식의 경우 이 비용을 낮추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부유식 하부구조물을 생산할 수 있는 공급망이 확실하지 않은 데다 육지에서 발전기를 완성해 단지로 옮겨 설치하는 EPC 시공 능력을 갖춘 기업도 많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부유식 단지 EPC 계약을 추진 중인 A개발사와 B중공업이 시공 가격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며 “앞으로도 개발사와 EPC사의 이견 차이를 줄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긍정적인 부분은 국내에서 추진중인 부유식 단지의 경우 대다수가 1GW가 넘는 대규모 단지로 고정식 대비 발전기 이용률이 높다는 점이다. REC 가중치 또한 ‘2~3’을 받는 고정식보다 높은 ‘3~4’가 예상된다. 프로젝트에 따라 가중치 4를 넘는 현장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에 공지되는 고정가격계약 입찰 조건에 따라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의 개화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부유식 풍력업계 관계자는 “부유식 단지가 상업성 면에서 분명 부족한 만큼 고정식 해상풍력 단지와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의 입찰 물량을 따로 배정하는 등 배려가 필요하다”며 “올해 입찰이 앞으로 국내 풍력업계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너지공단 관계자는 “아직 하반기 입찰에 대한 수요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입찰에 대한 구체적인 사안  또한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