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화력 대체한다’...열저장 방식 ‘카르노 배터리’ 주목
기계硏·에너지기술硏, KSGE서 열저장 기술 소개 '탄소중립 2050' 석탄화력 대체 주요 기술 대용량·장주기·저비용 ESS 상용화가 최대 관건
‘탄소중립 2050’ 계획에 따라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체할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초기설치비용을 줄여 저비용 소재를 사용한 고온 열저장 기술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3일~5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코리아스마트그리드엑스포(KSGE) 2024'에서는 열저장 기술과 장주기 ESS ‘카르노 배터리’ 등이 소개됐다.
전시회에서 한국기계연구원(KIMM)과 군산대학교는 고성능 복합재료를 활용한 열저장 고체 매체를 선보였다. 일반 콘크리트에 들어가는 20~30%의 시멘트 대신 탄소로 이뤄진 그래파이트와 강섬유(Steel Fiber)를 혼합한 콘크리트를 각각 소개했다.
KIMM이 개발한 고성능 콘크리트는 열전도율이 증가하면 강도도 같이 비례해 인장강도와 압축성이 좋다는 설명이다. 일반 콘크리트는 온도가 약 200°C까지 증가하면 약 20MPa(메가파스칼)의 압력까지 유지하다가 터지지만, 고성능 콘크리트는 약 500°C 이상 온도에서도 180MPa의 압력을 견딜 수 있다.
KIMM은 열저장 매체를 히트펌프의 축열재로 활용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약 6시간 동안 방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300°C급 고온 열저장과 100kWh급 용량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히트펌프는 냉매의 발열 또는 응축열을 이용해 저온의 열원을 고온으로 전달하거나 고온의 열원을 저온으로 전달하는 장치다. 군산대와 함께 개발하고 있는 콘크리트 소재는 다양한 형상으로 제작할 수 있어 향후 히트펌프 축열재로 기대된다.
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은 ‘Sand-금속 복합 열저장 기술’을 선보였다. 모래와 금속이 포함된 잠열재를 2:1 비율로 복합한 샌드박스로 에너지 밀도를 높인 열저장 기술이다.
KIER은 잠열재 특성을 활용해 샌드박스 방출 온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복합된 잠열재는 알루미늄 87.4%와 규소 12.6%를 공정해 용융점을 577°C까지 올릴 수 있고 스팀터빈 주증기 온도로 적절한 538°C로 열교환이 가능하다. 석탄화력 발전 주증기 온도보다 약 9°C가량 높고 약 10시간 동안 일정하게 터빈을 유지할 수 있다.
아울러 이 기술은 경제적으로 열저장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기존 석탄화력 부지 안에 있는 저탄장을 활용하는 것으로 구축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석탄화력 플랜트의 보일러 계통을 재생 전력과 열저장으로 교체하고 대용량 장주기 저비용 ESS 플랜트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준현 KIER 책임연구원은 “카르노 배터리는 상용 양수발전 수준의 경제성을 만족하는 대용량 저비용 장주기 전력 저장 기술”이라며 “국내 기관·업체와 협력해 기술 개발 상용화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비전지 방식인 카르노 배터리는 잉여전력으로 고온의 열을 만들어 콘크리트나 모래 등 열저장 매체에 저장했다가 전력이 필요할 때 저장했던 열을 증기로 만들어 스팀터빈을 돌리는 방식으로 전력을 만든다.
수백 MW급 대용량 저장장치로서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체하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상용화를 위해 경제성을 확보하는 것이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