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에너지 ‘LNG’ 회의론 부상…“결국 화석연료, 소비 줄여야”
모잠비크 가스전 개발 시 1광구서만 온실가스 배출량 최대 45억t 석탄 발전 대비 탄소 배출량 적지만…채굴·연소 시 온실가스 배출 LNG 주성분 메탄 감축…지구온난화 제한하는 가장 저렴한 ‘옵션’
올해 지구 평균 기온이 일시적으로 기후변화의 마지노선이라고 불리는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그간 청정에너지로 분류돼 온 LNG(액화천연가스)가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는 에너지원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LNG를 청정에너지로 분류하는 것에 대한 회의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기후환경단체 기후솔루션은 ‘불가항력 선언: 기후 및 인도적 위기에 휩싸인 모잠비크 가스전 사업’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공적금융기관과 기업은 기후위기를 심화시키는 모잠비크 LNG 가스전의 사업 참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잠비크 북부 지역 카보 델가도 주에서 발견된 로부마 분지는 매장량이 150조 입방피트(bcfd) 규모로, 최근 몇 년 동안 발견된 세계 LNG 매장지 가운데 최대 규모다. 6개 광구로 분할돼 단계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모잠비크 가스전서 한국이 관련된 곳은 1광구와 4광구다.
문제는 모잠비크 가스전이 개발되면 막대한 온실가스가 배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구의 벗’ 등 해외 시민단체 분석에 따르면 1광구 천연가스 프로젝트로 인해 배출될 온실가스 규모는 33~45억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유럽연합(EU) 전체 연간 배출량보다도 많은 양이다.
LNG 주성분인 메탄은 교토의정서에서 정의한 6대 온실가스 중 하나다. 지구온난화 영향을 수치로 표현한 지구온난화지수(GWP)는 21(메탄이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온난화에 끼치는 영향이 21배 더 높다는 의미)에 달한다. 또한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80배나 강력한 온난화 효과가 있다.
메탄은 주로 농축산업과 폐기물, 에너지 부문에서 배출된다. 특히 농축산업과 폐기물 부문 대비 에너지 부문에서의 메탄 배출량은 적지만, 인베토리 상 산정되는 메탄 배출량보다 산업단지와 가스발전소 등에서 비의도적(탈루)으로 배출되는 양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탄은 다른 온실가스에 비해 대기체류 기간이 12년으로 짧아 배출량을 줄이면 감축 효과가 가장 빠르게 나타난다. 이에 메탄 감축은 단기적으로 지구온난화를 제한하는 가장 저렴한 옵션으로 꼽힌다.
이를 근거로 일부 환경단체에서는 LNG 발전이 석탄 발전 대비 탄소 배출량은 적지만, LNG 채굴 과정에서 탈루되는 메탄과 연소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 문제로 인해 ‘LNG 청정에너지 분류’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LNG 수출국인 미국의 신규 LNG 수출 프로젝트 승인 전면 보류 결정은 이러한 ‘LNG 청정에너지 분류 회의론’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신규 LNG 수출 승인 보류 결정을 발표하면서 “LNG 수출이 에너지 비용, 미국의 에너지 안보 및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결정을 두고 기후변화에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진보 유권자들과 지지 기반인 환경단체를 의식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했다.
오동재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미국의 LNG 수출 승인 보류 결정은 본격적으로 LNG가 확장되는 현재 흐름에 대해 제동을 걸기 시작한 것과 연관성이 있다”며 “LNG 발전이 석탄 발전 대비 청정하다고 얘기할 수 있겠지만, 기체 상태로 채굴한 뒤 운반·보관하기 위해 액화하는 모든 과정에서의 메탄 누출량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LNG도 화석연료이기 때문에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기업과 주요 이해관계자, 정책 설계자들은 이러한 부분들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