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진우 BEP 부대표 "리트로핏-리파워링으로 토지이용 효율 높여야"

블랙록이 3000억원 투자…PF없이 자체 자금으로 태양광 사업 매입 상황 맞는 유연하고 다양한 의사결정이 BEP 강점, 해외 경험도 풍부 국내 태양광 시장 여전히 매력적...발전량 역시 獨`英에 비해 좋아 리파워링-리트로핏, 유권해석 필요없는 리모델링 개념으로 인정해야"

2023-06-29     양진영 기자
명진우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부대표·최고운영책임자(COO).

'블랙록'은 약 9조 달러(약 1경1808조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 회사다. 그런 블랙록이 2020년 국내 에너지 스타트업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BEP, 대표 김희성)'의 설립 당시 국내 금융기관과 함께 주요 투자자로 나섰다. 이어 지난해 말 BEP에 1700억원의 신규 투자를 단행했다. BEP의 저력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BEP는 태양광 사업과 관련된 대출이 사실상 막힌 최근 금융시장을 '기회'로 보고 있다. 투자받은 자본을 바탕으로 금융권으로부터 PF를 일으키지 않은 만큼 경색된 금융시장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BEP는 시장 최고 조건으로 다양한 태양광 사업을 매입하는 '베스트 바이(Best Buy) 프로모션'을 지난해에 이어 진행한다고 밝혔다. 

국내 태양광 사업이 호조라고 보기 힘든 상황에서 블랙록으로부터 인정받은 시장 분석력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미래에 투자한 셈이다. 이에 BEP의 명진우 부대표·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만나 BEP의 비전과 국내 태양광 시장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BEP는 어떤 회사인가.

“태양광 클린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민간발전 IPP(Independent Power Producer, 독립발전사업자) 회사다. 중소형 태양광 발전소를 직접 보유하고 운영하는 것이 사업모델이다. 대형사업자와 같이 검토하면서 발굴하고 투자하며 국내에서 200여곳의 태양광 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통해 3000억원 이상의 투자 실적이 있다. 구성원은 미국, 영국, 일본 같은 선진 태양광 시장에서 발전 사업을 운영해 본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이 있는 회사다. 자본력을 바탕으로 금융 환경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PF 대출 없이 자기자본으로 인수하거나 조달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전기차 초급속 충전사업도 하고 있다. 2025년까지 100개소의 충전 스테이션을 만들어서 운영하는 게 목표다. 지금은 클린 에너지가 기반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배터리 ESS를 활용해서 전기를 충전하는 사업에도 참여할 생각을 하고 있다. 직원 수는 6월 20일 기준 53명으로 태양광 사업과 전기차 충전사업을 각각 담당하고 있다.”  

▶최근 베스트 바이 프로모션을 실시했다. 태양광 시장이 좋지 않은데 태양광 사업을 인수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PF 없이 자기자본으로 매입하고 있는데 부담은 없나.

“베스트바이 프로모션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시작했다. 전략적으로 상하반기로 나눠 프로모션을 하고 있는데 시장에서 가장 유효한 전략을 택한 것이다. 베스트바이 프로모션의 매입 대상은 인허가가 완료된 태양광 발전 사업, 운영 중인 태양광 발전소, 개발 예정이거나 개발 중인 사업 그리고 발전차액지원제도(FIT) 계약 종료 또는 종료 예정인 사업이다. 우리의 목적은 이러한 사업을 빠르게 인수해서 우리의 자산을 늘리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에 맞는 투자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가진 태양광 사업 건들이 있고 이를 적절하게 타겟팅 해서 인수하는 것이 베스트바이 프로모션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해당 프로모션을 통해 최고 가격으로 지역 개발자, EPC들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반향도 있었다. 시장에서 우리만큼 높은 가격을 제시해줄 수 있는 곳은 없다고 본다. 이러한 상황에서 PF 시장이 금리 인상으로 인해 악화한 것은 3000억원이 넘는 자본금을 확보한 우리에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베스트바이는 경색된 금융시장에서 어려움에 빠질 수 있는 중소 개발자나 EPC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시장의 흐름과 반대로 간다기보다 전략 자체를 유연하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의 자금 자체가 펀드 성격이 아니기 때문에 펀드를 운용하다 보면 맞춰야 하는 수익률 타깃이나 경직성 등으로부터 자유롭다. 회사로서 투자받았기 때문에 유연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시장의 흐름을 읽고 투자를 결정하는 능력이 선결 조건일 것 같다. BEP의 시각에서 국내 태양광 시장은 어떠한가.

“우리나라는 해외 어느 시장과 비교해도 여전히 매력적이다. 매출 규모가 선진국인 미국에 비해 약 2~3배 높게 형성돼 있다. 우리나라는 발전량이 안 나온다는 오해가 있는데 독일이나 영국 등에 비해 훨씬 좋다는 사실이 검증돼 있다. BEP는 대표, CFO, CIO 등 주요 매니지먼트들이 한화큐셀에서 10년 이상 손발을 맞춘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발전소의 운영 관리와 금융은 물론 500MW, 100MW 이상의 사업을 해외 선진시장에서 투자하고 운영한 경험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BEP는 우리나라 태양광 시장이 투자하기 좋은 시장이며 산업의 비전도 확신하고 있다. 국내에서만 태양광 시장을 경험한 것이 아니라 10년 이상 다양한 선진시장에서 투자해보고 발전소를 운영한 경험을 토대로 얻은 확신이다.”

▶최근 태양광 발전 사업을 매입하겠다는 곳이 늘고 있다. 이들과 경쟁하는 상황에서 BEP의 강점은 무엇이라 할 수 있나.

“유연성이다. 상황에 맞춰 유연하고 다양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의사결정 과정이 경직돼 있지 않다. 자금력도 충분하다. 투자처인 블랙록과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이어가고 있으며 신뢰도 단단하다고 생각한다. 또 다년간 해외시장에서의 운영 경험도 있는 만큼 일반 사업자나 다른 곳이 생각하는 것보다 다른 부분에서 추가적인 가치를 발굴할 수 있는 통찰이 있다.”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가 운영 중인 태양광 발전소.

▶최근 베스트바이 프로모션을 발표하며 리파워링과 리트로핏을 강조했다. 이유가 무엇인가.

“리파워링과 리트로핏의 공통점은 설비효율과 부지 이용율을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리파워링은 기존 발전소부지 내에서 노후화된 핵심 설비를 철거 후 재구성 및 재설치해 설비용량과 부지 활용성을 늘리는 방법이다. 단, 신규 개통연결이 가능해야 하는데 불가능한 경우에는 설비용량을 바꾸지 않고 노후화된 주요 설비를 바꾸는 리트로핏을 한다. 투자 관점에서는 기존에 운영 중인 발전소이다 보니 다년간 운영실적 있어 경제성 분석이 쉽다. 또 태양광 시장 초기에 설치된 곳들이 많다 보니 음영이 없고 평지인 곳이 많아 관리하기도 좋다. 이미 운영 중인 곳이라 주민수용성 측면에서 특별히 반대하는 경우도 적다.”

▶리파워링 또는 리트로핏 시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가.

“처음 설치 당시에는 이격거리 관련 조례가 없다가 나중에 생겨 리파워링과 리트로핏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지자체의 해석을 받아 기초 구조물은 그대로 두고 모듈이나 인버터, 변압기 등을 교체하는 상황으로 대처한다. 개발행위허가가 '땅에 대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사실 기초 구조물부터 새롭게 배치하면 더 효율적으로 토지를 활용할 수 있는데 규정이 정리 안 되다 보니 이러한 상황이 나온 것으로 심지어 어떤 지자체는 아예 유권해석을 하지 않는 곳도 있다.”

▶태양광 업계 발전을 위해 해결이 시급한 과제는 무엇인가.

“유권해석이 필요 없게 되면 좋겠다. 기존 발전소에서 리모델링처럼 한다면 개발행위가 아닌 신고대상이 되는 등의 규정이 필요하다. 또 이런 규정이 지자체별로 상이해서도 안 된다. 국토의 면적을 차지하는 게 아니라 토지 이용의 효율을 높이고 환경에 영향도 없는 등 장점이 많은데 인허가 때문에 진행이 더딘 것이 안타깝다.”

◆He is...

▲연세대학교 도시공학 학사 ▲한화도시개발 기획팀/사업개발팀 ▲한화큐셀 국내사업개발팀/ O&M팀 과장 ▲한화에너지 O&M사업팀 차장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부대표·최고운영책임자(C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