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RE100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2023-01-10     김영석 한국RE100협의체 부산지역 대표
김영석 한국RE100협의체 부산지역 대표.

RE100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결성된 기업들의 이니셔티브로 지난 2014년 영국 더클라이밋그룹과 CDP에 의해 제안되었으며, 2022년 10월 현재 유수의 글로벌 기업 380 여개 사가  참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25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RE100 이슈가 국내에서는 통상이슈가 되면서, RE100을 달성하기 위해 충분한 재생에너지가 공급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논란은 RE100에서 인정하는 재생에너지가 태양광, 풍력, 바이오, 지열, 수력 등의 재생 가능한 에너지에 국한된다는데 있다. 따라서 RE100에 가입한 기업들 및 가입 예정 기업들을 정확히 예측하여 각각의 기업들의 전력소비량과 RE100 달성을 위한 목표연도에 대한 자료 분석 작업이 필요하고, 매년 달성 목표 및 그 목표에 해당하는 전력량을 최대한 정확하게 예측하여야 한다.  

이렇게 RE100을 위한 재생에너지원과 전력량이 예측되면, RE100이 세계 경제의 새로운 무역 장벽이 된 상황에서 기업들에게는 재생에너지를 제대로 조달할 수 있는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낮은 전기료, 높은 토지 임대료, 망연계비용 및 민원과 인허가비, 높은 재생에너지 LCOE (Levelized Cost of Energy) 등으로 우리나라에서 재생에너지 공급은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게다가 RE100 이행수단 중에 가장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직접 PPA제도가 아직 미정립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국내 RE100시장의 불확실성(전력요금 예측 불확실성)과 민간시장에서의 금융 조달의 문제 등 여러 RE100 참여의 어려움과 장애요인이 존재하고 있다. 이를 극복할 해결 방안으로 지역 내 기업들의 RE100 지원을 위한 지자체, 기업, 주민 등의 협력 거버넌스 구축과 지역내 기업들의 사업주체로서의 참여를 활성화 시킬 지속 가능한 서비스 모델을 개발 등의 대책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그리고 정부와 지자체의 간접지원(공공건물, 시유지 등), 참여기업에 대한 인센티브와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RE100에 대한 인식 저변 확대와 직접 참여가 매우 필요한 상황이다. 글로벌 경쟁력과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RE100에 가입하는 국내 기업들의 참여 속도가 삼성전자의 가입과 계열사 기업들의 가입으로 더욱 빨리질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 가입이 예상되는 기업들도 주로 전력소비가 많은 제조사 중심의 수출기업들로서 국내 재생에너지 수요는 더욱 늘어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전력소비량, 9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예상 산업용 전력 비율 등으로 단순 계산하면 RE100용에 72TWh 정도의 전력이 부족하게 된다. 그러나 재생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시장은 RE100 확대 뿐만 아니라 RPS용 REC 시장, 그리고 ESG 경영, 탄소국경조정세에 대응할 재생에너지 등 재생에너지 수요 시장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녹색프리미엄 및 15년 이상된 재생에너지 발전소의 추가성 이슈가 더해진다면 국내에서 활용 가능한 재생에너지는 더욱 부족할 수밖에 없다. 정부도 국내 RE100 지원을 위해 나름대로 ‘제3자 PPA 망 사용료 지원사업’, ‘태양광설치(7:3 매칭) 지원사업’ 그리고 컨설팅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여러 상황을 고려해 볼 때 국내 기업이 RE100을 이행 시 주요국가들 대비 매우 과도한 비용상승이 예상됨에 따라 이에 따른 정부와 지자체의 좀 더 적극적인 지원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결국은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량을 늘려서 가격을 낮추어 기업들의 RE100 이행 문턱을 낮추는 것이 첫 번째이고, 전력 거래 및 소비의 효율화를 위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나올 수 있도록 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멀지 않은 2030년의 국가 경제 상황은 지금부터 향후 3~4년 동안의 국가적인 대책 마련을 통한 저렴하고 원활한 재생에너지 공급 여부에 따라 판가름 날것으로 보인다. 

김영석 한국RE100협의체 부산지역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