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의 약속, ‘찐’ 스마트폴 설치될까

기존 스마트폴은 일반 멀티폴에 불과, 10개 모델 이달 발표 조명업계 “소프트웨어 기반 알고리즘 없으면 스마트폴 아냐” 서울시, 한강 등 유동인구 많은 지역 대상 확대 설치 예정

2021-05-06     안상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4일 고(故) 손정민 씨의 명복을 빌며 이달 내로 스마트폴 표준모델을 마련하고 곧바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기신문 안상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달 내로 스마트폴 표준모델을 마련하고 곧바로 시행하겠다고 밝히면서 조명 업계의 눈이 서울시에 집중되고 있다.

이전까지 서울시에서 설치했던 스마트폴은 조명 업계 내부에서 ‘무늬만 스마트폴’이란 비판이 있었기 때문에 새롭게 제시된 오 시장의 약속을 두고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달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뒤 닷새 만에 숨진 채로 발견된 대학생 고(故) 손정민 씨의 사례를 계기로, 방범카메라(CCTV), 보안등 등을 효율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스마트폴’ 보급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그동안 서울시가 서울광장‧청계천변 일대 등에 설치한 ‘스마트폴’을 두고 네이밍에 이의를 제기해왔다.

서울시에 설치된 스마트폴은 유럽 등 선진국에 설치된 진정한 의미의 스마트폴이 아닌 가로등·보안등에 CCTV와 각종 센서 등을 더한 단순 ‘멀티폴’이라는 것이다.

등주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에 블랙박스를 설치했다고 스마트카가 되는 게 아닌 것처럼 가로등주에 CCTV, WiFi 등 다른 하드웨어를 설치했다고 스마트폴이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가로등‧보안등이 주변 상황을 스스로 판단하고 알고리즘에 따라 동작하는 선진국형 스마트폴과 비교했을 때 미비한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스마트폴을 ▲하나의 폴(등주·지주)이 모든 스마트기능을 포괄 수용하는 형태 또는 도로환경 및 목적에 따라 다양한 스마트 기능을 교차수용 할 수 있도록 한 플랫폼 형태의 지주 인프라 ▲가로등·신호등 등 복잡한 도로시설물을 하나로 모으고, 공공와이파이·지능형CCTV·자율주행·드론 등 다양한 ICT 기술을 더해 도시의 경쟁력과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똑똑한 도시 기반 시설로 정의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서울시 또한 업계의 주장처럼 스마트폴 내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 관계자 또한 “업계에서 하드웨어 기반 스마트폴과 소프트웨어 기반 스마트폴, 두 가지 발전방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서울시의 스마트폴 또한 소프트웨어를 배제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일반 가로등주를 스마트폴로 바꾸는 것은 예산이 많이 들기 때문에 하드웨어를 추가하는 방식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노후화된 가로등주를 교체할 때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업계가 정의하는) 스마트폴을 설치할 계획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 내로 10여개의 스마트폴 표준모델이 제시될 예정이다. 각 모델은 주변 환경에 따라 필요한 기능을 달리해 상황에 맞는 이용자 요구를 수행하게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가 제시할 스마트폴 개념은 가이드라인일 뿐 발주처의 환경에 따라 변형이 가능하다”라며 “또 업계 의견을 지속적으로 청취할 계획이기 때문에 스마트폴의 개념은 아직 유동적이라고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