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기술사 단체로는 최초이자 유일해
모든 전기기술사들 ‘자유 토론의 場’ 만들 것
분야별 연구회 통해 기술지·전문서적 편찬, 사무실 마련 올해 목표
비영리법인으로 용역사업·회비로 운영…자발적 참여·활동 기대

이현화 한국전기기술사회 회장은 초대 회장으로서 회의 창립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전기기술사의 권익 보호에 관심이 많다.사진=나지운 기자
이현화 한국전기기술사회 회장은 초대 회장으로서 회의 창립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전기기술사의 권익 보호에 관심이 많다.사진=나지운 기자

# 이현화 회장은 한국전기기술사회 초대 회장이자 기술사회 창립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전기기술사의 권익 보호와 업계 발전에 관심이 많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기술사회 창립을 추진한 건 기술사에 대한 그의 애정과 자부심 때문이었다. 한국전기신문사가 이현화 회장을 만났다.

▶한국전기기술사회 초대 회장으로, 기술사회 창립에 누구보다 앞장선 것으로 알고 있다. 기술사회는 어떤 곳인지 전기신문 독자들에게 소개해달라.

"저희 기술사회는 전기 학문과 기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전기기술사들의 모임입니다. 지난 2021년 8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승인받은 기술사 관련 단체로는 12번째 비영리법인이지요. 전기기술사 단체는 저희가 최초이고 유일합니다.

저희 기술사회가 창립하기 이전에 한국기술사회에 전기기술사들의 분회가 있긴 했습니다. 하지만 4개 분야 분회로 나눠 활동하고 있어 그룹이 나뉘고 힘이 분산됐습니다.

결국 전기기술사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힘을 합칠 수 있는 전기기술사들만의 법인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오랜 고민 끝에 전기기술사들을 위한 사단법인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고, 여러 노력 끝에 창립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전기기술사회는 전기기술사들이 정당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또 기술사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기술사업계와 전기업계의 발전을 이끌 역할을 할 것입니다."

▶사단법인을 창립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기술사회 창립 배경을 알고 싶다.

"한국기술사회라는 기술사들의 단체가 있습니다. 그 안에는 51개 분회가 있지요. 각 기술사 분야별로 모임이 있는 것입니다. 그런 다양한 분야의 기술사들이 하나로 모인 조직이라 특정 기술사들만의 목소리를 모으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소방과 정보통신 등 타 분야 기술사들이 독자적인 사단법인을 가지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입니다. 그런데도 우리 전기만 모임이 없는 게 현실이었습니다.

산업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기술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업역별 분쟁도 증가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제도 변화도 보다 활발해질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전기기술사들의 모임이 없는 것은 재앙이 될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일이 발생하고 그제야 대처하려고 하면 늦습니다. 최선은 미리 준비해서 닥쳐올 위기를 예방하는 것입니다.

우리 전기분야의 업역을 보호하고 전기기술사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하나로 힘을 모을 구심점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또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전기분야에는 5개의 기술사 분야가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한국기술사회에도 5개 전기기술사 분야가 각각 나뉘어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전기기술사회는 그렇게 운영하고 싶지 않습니다. 모든 전기기술사가 자유롭게 토론하고, 때로는 다 함께 힘을 모으는 마당이고 싶습니다.

전기는 전통적인 에너지이자 미래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입니다. 분야를 구분해서 나눌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힘을 합쳐 발전시켜야 할 대상입니다."

▶기술사회의 현재에 대해서도 듣고 싶다. 기술사회의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 중점 추진사업, 계획 등도 듣고 싶다.

"성장기에 있는 기술사회를 한 단계 더 살찌우고 키워 업계를 대표하는 기구로 발전시키는 게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기술사의 관심과 참여가 선행돼야 합니다. 2022년 산업인력공단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전기분야 기술사 자격증 합격자는 2400명 정도입니다. 두 개 이상의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도 있으니, 사람 수로는 1500~2000명 정도로 예측됩니다. 50% 이상의 기술사들을 가입하게 하는 게 1차 목표입니다.

하지만 기술사들의 가입을 강요하거나, 감정에 호소할 수는 없으며 그렇게 해서 될 일도 아닙니다. 기술사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올 수 있는 능동적이고 긍정적인 조직을 구성해야 합니다. 이를 위한 여러 고민을 하는 중입니다.

올해 계획도 있습니다. 분야별 연구회를 통해 기술지와 전문 서적을 만드는 것입니다. 기술사회는 국내 최고의 기술 인력들의 모임입니다. 집단지성을 통해 업계에 의미 있는 결과물을 내려고 합니다.

또 다른 목표도 있습니다. 기술사회 사무실을 만드는 것입니다. 사무실은 기술사회의 활성화와 발전을 위해 필요한 존재이지만, 비용 부담이 따릅니다. 지금은 사무실 운영을 위한 기술사회 자금이 넉넉하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따라서 추진사업의 활성화와 필요시 모금 운동도 펼쳐 준비할 예정입니다."

▶기술사회 초대 회장으로서 여기까지 이끌어 오시는데 고생이 많으신 걸로 안다.

"처음 기술사회를 만들고자 할 때, 의견이 하나로 합쳐지지 않아 어려웠습니다. 20년 전 선배님들께서도 전기기술사들의 사단법인을 만들려 하셨습니다. 하지만 성공하지 못하셨습니다. 기술사 개개인의 의견이 맞지 않아서였습니다. 그때로부터 20년이 흘렀지만 마찬가지였습니다. 기존의 기득권 세력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하필 그 시기에 교통사고를 당해 몸이 불편했습니다. 그런데도 20년 전에 이루지 못했던 일을 어떻게든 이루고자 노력했고 응원해주신 분들 덕분에 감사하게도 사단법인을 발족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난관은 있습니다. 기존 기술사 중에서는 지금도 저와 우리 기술사회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분들이 계신 것으로 압니다. 진실이 호도되는 일도 겪었습니다. 이 때문에 새로운 기술사들은 눈치만 보고 있고요. 이런 현실이 속상하고 답답합니다만 결국 이조차도 제가 해결하고 헤쳐나가야 할 관문인 줄로 압니다.

기술사회 운영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우리 회는 정부에서는 물론 사기업에서도 별도 지원금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오직 우리 회가 추진하는 용역사업과 회원들의 회비로만 운영됩니다. 그렇다 보니 항상 운영 자금이 부족합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율을 끌어내야만 하지요. 운영비를 아끼고자 상근직원 없이 기술사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활동만으로 운영하는 상황입니다."

▶운영자금이 넉넉지 않아 사비를 들여서 기술사회를 이끌고 계신 거로 안다. 그런데도 일각에서는 개인의 사리사욕 때문에 기술사회를 만든 것 아니냐고 이야기한다고 들었다. 억울하신 부분이 있으실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저는 지난 2000년대 초 건축전기설비기술사회 분회 총무를 담당하면서 그 당시에도 사단법인 발족을 추진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역시 회의 운영비용이었습니다. 그때 제가 이전 총무에게 제가 1700만원 정도를 인수·인계받았습니다. 이후 저축 자금을 늘리려고 분회 운영비용을 당시 회장과 제가 사비로 부담하곤 했습니다. 그렇게 고생해서 후임 총무에게 2400만원 가량의 자금을 인계했습니다.

이후 제가 후배들의 추대로 회분회장 선거에 나갔습니다. 그때 제가 총무를 하며 회비를 횡령했다는 소문이 났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제가 회비를 횡령한 놈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실 저는 누가 소문을 냈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저 웃을 뿐입니다.

우리 회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정관을 보시면 아실 겁니다. 지금 우리 회 회원가입에는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무료입니다. 그런데도 정관도 제대로 보지 않고 가입도 하지 않은 사람들이 제가 사리사욕을 위해 사단법인을 만들고 영구집권의 꿈을 안고 있다고 말합니다.

제가 그분들에게 되묻고 싶습니다. 제가 제 시간을 들여가면서, 제 사비를 들여가면서 여기까지 와서 제가 얻은 이익은 무엇입니까? 그분들은 그러면 저를 비난하고 저희 기술사회를 욕하는 것 말고 전기기술사와 전기 산업을 위해 어떤 일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비영리법인을 정부로부터 허가받을 때는 기본자산과 함께 법인 운영자산도 필요합니다. 이 자산은 법인이 만들어지고 나면 돌려받을 수 없는 돈입니다. 이 돈은 제가 제 사비로 충당했습니다. 전기기술사에게 법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입니다.

말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그분들이 어떤 근거로 그런 생각을 하셨는지 저는 모릅니다. 다만 그 말의 진의를 확인하지 않고 믿어버리는 분들이 계신 게 저는 더 속상할 따름입니다.

지금 제가 바라는 건 다른 게 아닙니다. 시간이 흐르면 “선배님, 사단법인 기술사회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하는 날이 오는 것뿐입니다. 그리고 그런 날이 언젠가 오리라 믿습니다."

 

He is… ▲서울시립대학교 전자전기 컴퓨터공학 박사 ▲영등포구 구민감사관 ▲한국전력기술인협회 감리 협의회 이사 ▲한국건축전기설비기술사회 감사 ▲마포구, 강남구, 영등포구, 고양시, 수원시, 여수시 설계자문 위원 ▲서울시 건설심의위원(신재생에너지 분야)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