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경연, 지난해보다 10.86달러 낮을 것으로 전망
한전 실적 연관된 SMP 국제유가 연동, 요금 인상도 영향

올해 국제 원유가격(두바이유 기준)은 연평균 배럴당 85.46 달러로 지난해보다 10달러 이상 낮은 가격으로 형성될 전망이다. 최근 전기요금 현실화 추진 상황에 더해 국제유가까지 하향세를 보일 경우 한국전력의 경영난이 예상보다 빠르게 해소될 것 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9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2023년 원유가격 전망’에 따르면 올해 두바이유 연평균 가격 전망치는 배럴당 85.46달러로 지난해 평균(96.32달러)보다 10.86달러 낮다. 분기별 전망치는 ▲1분기 83.02달러 ▲2분기 82.59달러 ▲3분기 86.52달러 ▲4분기 89.73달러다. 상반기엔 낮은 수준을 유지하지만 북반구의 수요가 몰리는 하반기에는 가격이 조금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원은 현재 상황을 반영해 전년 대비 ▲세계 석유 수요가 하루 220만 배럴 증가할 경우 ▲OPEC+의 석유 생산이 하루 200만~220만 배럴 감소할 경우 ▲미국의 원유 공급이 하루 80만~90만 배럴 증가할 경우 등을 가정해 예상 원유 가격을 계산했다.

전 세계 석유 수요와 OPEC+의 감산 규모가 커 고유가 상황이 지속될 경우에는 올해 평균 92.85달러에 이를 수도 있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완화 조치로 중국 석유 수요가 늘면 국제 유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거나 세계적 경기 침체가 빠르게 찾아온다면 올해 연평균 국제유가가 77.73달러까지 내릴 수 있다고 연구원은 전망했다. 이란이 핵합의를 복원해 다시 원유를 수출한다면 이 역시 국제 유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RB)의 기준금리 기조도 유가 상승·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연구원은 연준이 하반기 이후 완화 기조로 돌아선다면 역시 유가 상승 압력이 되겠지만 만약 현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한다면 달러화 강세에 따라 유가가 내려갈 수 있다고 봤다.

연구원은 “올해 국제 석유 시장에는 유가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불확실 요인이 있다”면서 “전반적으로는 지난해보다 안정세를 보이겠지만 2분기 이후 소폭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전망에 따라 한전의 올해 실적에 긍적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제유가는 한전의 실적과 상당한 연관성을 갖는다.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사들이는 구매 단가인 전력도매가격(SMP)는 통상적으로 국제유가 등락에 연동해 움직인다. SMP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기의 발전단가가 좌우하는데, 국내에 수입되는 LNG 물량 중 대부분이 국제유가에 연동돼 있다.

실제로 한전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던 지난 2008년은 국제유가가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94.29달러로 전년(2007년) 대비 38.1% 급상승했다. 반면 최대 흑자를 기록했던 2016년에는 국제유가가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41.25달러로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평균 국제유가가 96.32달러를 기록한 지난 한 해에 한전은 30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국제유가가 2016년때 만큼 큰 폭으로 하락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격이 10달러 이상 떨어지게 되면 한전의 경영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현재 정부가 올해 전기요금 인상을 통한 요금 현실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만큼 적자상황을 좀 더 빠르게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 1분기 전기요금 인상에 이어 올해에는 전기요금 인상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와 함께 국제유가 역시 하락세를 보이게되면 전기요금 총괄원가의 80%를 차지하는 전력구입비 부담도 줄게 돼 재무구조 개선에 어느정도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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