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 산단 오염배출 수준…해양공간정보 있어야
정량적으로 환경 영향 평가할 기준 필요해

GS영양풍력발전단지. 사진=양진영 기자
GS영양풍력발전단지. 사진=양진영 기자

재생에너지는 자연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한다. 일반적으로 발전량은 발전시설의 크기에 비례한다. 결국 발전량을 늘리기 위해 규모는 커지기 마련이고 이에 따라 발전시설이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자연스럽게 커진다.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며 자연과의 공존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GS풍력은 경상북도 영양군 무창리 인근에 GS영양풍력발전단지(3.3MW 18기, 59.4MW)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산양의 흔적을 발견했다. 산양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GS풍력은 과거 사례와 현재 운영사례 바탕으로 하는 누적환경영향평가를 국내 최초로 실시했다.

기존에 설치된 4개의 풍력발전기를 중심으로 공사 전과 후, 운영 중일 때 생태변화를 분석하고 모니터링하기 위해 무인카메라 49대를 설치했다.

해당 조사에는 양구산양증식센터와 야생동물연합이 참여했는데 19개 지점에서 산양의 흔적을 발견했다. 산양 외에도 고라니, 노루, 너구리, 담비, 삵, 멧돼지 등이 출현했다.

김정훈 GS풍력발전 차장은 "19개 지점에서 흔적이 발견되며 산양의 서식지가 확인됐다"며 "수컷 산양 1마리를 발견했는데 총 17회 출현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양제2풍력발전이 있는 포도산 쪽에서는 겨울철에 다수의 산양이 출현했는데 암수, 새끼까지 3개체가 총 63회 출현했다"고 덧붙였다.

영양풍력발전에서 이뤄진 조사가 중요한 것은 풍력발전개발 과정에서 고려돼야 하는 환경 문제를 정량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근거 마련이 시작됐다는 부분이다.

조사에 참여한 우승현 국립생태원 환경영향평가팀 전임연구원은 "환경평가는 발전사업자가 책임지는데 환경에 대한 영향의 유무를 판단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연구가 뒷받침돼야 하지만 그동안 기회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생태환경 문제는 정량적이지 못한 부분이 있어 조금이라도 정량화하기 위해 연구를 계획했다"라며 "이번 조사를 근거로 환경을 정량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목표로 하는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개발 중인 방식은 무인센서 카메라가 동물의 종류를 구분하고 사진을 전송하는 형식이다. 이를 누구나 환경영향평가 등에 활용해 사업할 수 있도록 모듈화하는 게 목적이다.

우 전임연구원은 "모듈이 개발되고 대량으로 공급되면 풍력발전이나 살림 생태계를 훼손하는 사업에서 업체들이 모니터링을 할 수 있다"며 "또 사람이 직접 조사하더라도 카메라가 있으면 정량적으로 환경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우 전임연구원은 일단 풍력발전이 들어서며 자연이 훼손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벌어지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이후 관리를 통해 자연을 복원하는 일이다. 우 전임연구원은 풍력발전의 발전 기간이 종료된 후 환경복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는 "과거 식생이 원래 있던 곳보다는 풍력단지 관리도로 중심으로 훼손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그러나 지속적으로 (환경을) 관리하기에 완벽하게 복원된다"고 밝혔다.

서남해해상풍력발전단지. 사진=양진영 기자

바다에서 이뤄지는 해상풍력발전의 경우 환경에 대한 영향을 조사하는 데 육상풍력보다 더 많은 어려움이 있다. 해상풍력처럼 바다를 온전히 개발하는 일이 처음인 데다 보이지 않는 바다 깊은 곳에 대한 영향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해양분야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해상풍력발전이 산업단지의 오염배출, 침몰 선박의 문제와 동등하게 나타나기도 했다.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위원장인 유종성 안양대학교 교수는 우리나라가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고래에 대한 모니터링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유 교수는 "독일은 해양포유류의 보호를 위해 발생원에서 750m 밖에서 160dB 초과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며 "또 영국의 경우 해상풍력 단지와 고래보호구역이 30km 떨어져 있으며 영국은 해상풍력이 해양포유류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환경수용성의 평가 기준 항목을 세부적으로 마련하고 미국처럼 해양공간정보를 제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환경 수용성의 평가 기준이 항목마다 마련되면 수용성을 좀 더 높일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고래, 바다새, 물범, 지저 서식지, 바다오리 등이 표시된 해양공간정보 자료를 놓고 논의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