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제160회 원안위서 격납건물 보수안건 전격 채택
8월 격납건물 보수 시연회 이어 콘크리트 타설, CLP 용접
11월 전력공급 대열 합류 기대…사실상 신규원전 1기 추가

지난 8월 천용호 한수원 한빛본부장이 실증시험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공=한수원 한빛본부
지난 8월 천용호 한수원 한빛본부장이 실증시험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공=한수원 한빛본부

한빛 4호기는 지난 2017년 5월 정기 검사 중 격납건물의 수직 벽체에서만 총 140개의 공극(구멍)이 발견됐다. 이때부터 '벌집 원전'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한빛 4호기는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다.

그 사이 민관합동조사단 활동과 세 차례의 격납건물 구조건전성평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기술 검토에도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쉽사리 격납건물 내 공극의 보수를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7월 원안위가 한빛 4호기의 안전성 확인 결과를 보고받으며, 무려 5년 넘도록 멈춰 서있던 한빛 4호기는 재가동을 향한 첫발을 뗐다.

어느덧 공극 보수작업이 막바지에 이른 지난 9월 어느날 본지가 찾은 한수원 한빛본부 현장은 전에 없던 활력으로 가득 찬 모습이었다. 특히 가장 큰 난관인 한빛 4호기 격납건물의 종합누설률시험을 앞두고 한창 분주했다.

◆격납건물 보수 시연회 이어 콘크리트 타설, CLP 용접 '착착'

때마침 한빛 4호기 격납건물은 공극 발생 부위에 대한 콘크리트 타설을 마친 채 공극 위에 덧대는 내부철판(CLP)에 대한 용접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는 한빛본부가 지역주민과 지자체, 규제기관 등이 참석한 실증시험(Mock-up)에서 시연한 방식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앞서 지난 8월 한빛본부는 한빛4호기 격납건물의 주증기배관 하부 공극에 대한 보수 실증시험(Mock-up)을 수행했다. 깊이 157cm의 해당 공극은 최초 발견 당시 모두를 경악하게 했다.

한빛본부 관계자는 "거푸집에 그라우트를 주입하는 과정을 지역주민 등에게 시연했으며, 보수에 사용된 그라우트는 유동성이 좋은 재료로, 건설 당시 사용된 콘크리트 압축강도보다 더 높은 강도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격납건물 공극 보수는 공극 깊이에 따라 14cm 이하인 경우는 보수 재료를 모르타르로, 14cm 이상인 경우는 그라우트를 사용했다. 한빛 본부 관계자는 "공극 표면 정리 - 백업바 설치 - 거푸집 설치 - 그라우트 주입 및 양생 - 거푸집 제거 - CLP 용접 - CLP 보수 부위 도장 순으로 공정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22일 한수원 한빛본부가 지역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빛 4호기 격납건물 공극보수 시연 결과를 확인하고 있다. 제공=한수원 한빛본부
지난 8월 22일 한수원 한빛본부가 지역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빛 4호기 격납건물 공극보수 시연 결과를 확인하고 있다. 제공=한수원 한빛본부

한빛 4호기는 지난 2017년 5월 시작된 제16차 계획예방정비(OH)가 이어지고 있다. 오는 11월 6일까지 예정된 OH 기간 내에 CLP 용접을 마치고 원자로에 핵연료를 장전한 후 진행하는 격납건물 종합누설률시험(ILRT)를 앞두고 있다.

한빛본부 제2발전소 관계자는 "종합누설률시험은 격납건물 내부에 압력을 가해 격납건물 외부로의 공기누설량이 원안위 고시상의 허용기준을 만족하는지 확인하는 절차"라며 "이를 통과하면 재가동 신청에 앞서 거쳐야 하는 주요 절차는 모두 마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종합누설률시험만 성공리에 진행되면 예정했던 일정에 맞춰 규제기관과 함께 재가동전시험을 포함한 일련의 준비작업에 돌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11월 전력공급대열 합류 전망…한빛 4호기 복귀는 신규원전 1기와 같아

한빛 4호기는 보수를 마치더라도 재가동하려면 원안위의 심의·의결을 받아야 한다. 원자력안전법에 따르면 한수원은 원안위의 허가 없이는 함부로 원전을 재가동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정비작업을 무사히 마치더라도 11월 중으로 재가동이 가능할지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흘러나온다. 최근 준공을 앞둔 신한울 1호기의 경우도 일부 원안위원을 중심으로 안전성에 대한 시비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한빛 4호기도 얼마든지 돌발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7월 한빛 4호기 보수안건이 채택된 제160회 원안위 당시 험악한 기류도 이 같은 우려에 힘을 싣는다. 당시 한 원안위원은 잦은 야간 타설과 무리한 공기 단축을 공극 발생 원인으로 지목한 데 대해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한 분석 결과"라고 깎아내렸다. 이날 대다수의 원안위원은 KINS의 보고에 대해 추가 보고 또는 재보고를 일제히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10월까지 3명의 원안위원이 교체됨으로 원안위도 마냥 한빛 4호기 재가동을 반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격납건물 종합누설률시험을 포함해 규제기준이 요구하는 각종 시험을 모두 충족했는데도 재가동을 막을 명분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빛 4호기가 예정대로 오는 11월 중으로 전력공급 대열에 합류하면 사실상 신규원전 1기가 건설되는 것과 똑같은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가스 가격 급등으로 겨울철 에너지위기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한빛 4호기는 곧 준공될 신한울 1호기와 함께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빛 4호기 가동 중단으로 인한 비용은 지난 5년동안 눈덩이처럼 불어나 약 3조원에 달한다"며 "계획예방정비 종료와 함께 규제기관의 재가동 허가를 제때 받아 혹시나 모를 전력수급 위기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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