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잠비아 대통령과 면담…배터리 원재료 협력
SK그룹, 말레이시아·베트남과 수소 등 친환경 협력 강화
LG엔솔, 캐나다로부터 리튬·코발트 등 배터리 원료 수급
美 IRA법 발빠른 대응, 이참에 활동반경 및 사업영역 확대

현지시간 20일 미국 뉴욕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UN총회 참석차 방문한 하카인데 히칠레마 잠비아 대통령과 만나 배터리 핵심 원재료와 관련한 민관협력 모델 구축에 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SK그룹
현지시간 20일 미국 뉴욕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UN총회 참석차 방문한 하카인데 히칠레마 잠비아 대통령과 만나 배터리 핵심 원재료와 관련한 민관협력 모델 구축에 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SK그룹

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배터리 소재, 부품의 탈중국을 요구하자 LG와 SK가 기민하게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북미, 아프리카, 동남아로 활동반경을 넓히는 동시에 이참에 상류사업까지 진출하는 등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에 나서고 있다.

IRA법은 2024년부터 중국산 주요 부품(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질), 2025년부터 중국산 핵심광물(리튬·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이 들어간 배터리에는 세제혜택을 주지 않는다. 또한 2023년부터 미국 또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나라의 핵심광물과 주요 부품을 40~50% 이상 사용해야 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현지시간 20일 미국 뉴욕에서 제77차 UN총회 참석차 방문한 하카인데 히칠레마(Hakainde Hichilema) 잠비아 대통령과 만나 배터리 분야 핵심 원재료와 관련한 민관협력 모델을 구축했다.

최 회장은 "SK그룹은 세계 1위의 동박 제조업체인 SK넥실리스를 관계사로 두고 있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동박의 원재료를 공급하는 잠비아의 구리 광산은 SK에게 흥미로운 기회"라며 "SK는 잠비아가 태양광 및 수력 등 그린에너지를 활용한 에너지 전환을 돕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한국은 제조업 강국이기 때문에 잠비아의 제조 역량을 향상시키는 좋은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이에 히칠레마 대통령은 "최 회장의 제안에 동의한다. SK와 잠비아의 사업 협력을 위해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SK그룹은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와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SK넥실리스는 첫 해외 공장 입지로 말레이시아를 낙점하고, 6500억원을 투자해 연 4만4000t 생산 규모의 동박 공장을 건설 중이다.

또한 최근 SK㈜ 머티리얼즈, SK에코플랜트, SK시그넷은 말레이시아 국영석유기업 페트로나스의 자회사 젠타리(Gentari)와 친환경 분야의 포괄적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 충전 등 분야에서 공동 사업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다양한 협력 기회를 모색하기로 했다.

SK㈜ 머티리얼즈는 올 초 투자한 미국 8리버스의 기술을 활용해 블루수소 및 암모니아를 생산하고, 이산화탄소 저장을 위한 CCS(탄소포집저장)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SK에코플랜트는 SOFC(고체산화물 연료전지) 기반 친환경 발전 및 데이터센터 전력공급 사업을 담당하고, 글로벌 2위 전기차 충전기 제조·운영사인 SK시그넷은 전기차 충전 솔루션, 배터리 서비스 사업(Baas, Battery-as-a-Service)에서 협력 모델 발굴에 나선다. 각 사는 올 연말까지 사업 타당성 등 협력 방안을 검토한 뒤 사업화 계획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는 올 초 베트남 태양광 전문기업 나미솔라(Nami Solar)와 현지 태양광 발전을 통해 확보한 탄소배출권을 국내에서 거래하는 사업에 나서기로 했으며, 싱가포르 전기전자 폐기물 업체인 테스(TES)를 인수했다. 지난 5월에는 말레이시아 최대 종합환경기업인 센바이로(Cenviro) 지분 30%를 인수했다.

지난해 12월 최태원 회장은 방한한 브엉딘 후에(Vuong Dinh Hue) 국회의장 등 베트남 정부 인사들과 친환경 영역에서 포괄적 협력을 추진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최 회장은 지난 2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SK의 밤' 행사전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투자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해외 시장에 대한 투자는 필수적"이라며 "첨단패키징 등 우리가 가지지 못한 기술에 투자해 내재화하고 이를 국내 투자로 이어가는 선순환을 통해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22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업무협약식에서 (왼쪽 4번째부터) 김동수 LG에너지솔루션 구매센터장 전무, 헤더 스테판슨(Heather Stefanson) 캐나다 매니토바 주지사,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트렌트 멜(Trent Mell) 일렉트라 CEO, 도널드 부버(Donald Bubar) 아발론 CEO, 권순진 한국광해광업공단 본부장 등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업무협약식에서 (왼쪽 4번째부터) 김동수 LG에너지솔루션 구매센터장 전무, 헤더 스테판슨(Heather Stefanson) 캐나다 매니토바 주지사,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트렌트 멜(Trent Mell) 일렉트라 CEO, 도널드 부버(Donald Bubar) 아발론 CEO, 권순진 한국광해광업공단 본부장 등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지시간으로 22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현지 광물업체 일렉트라(Electra), 아발론(Avalon), 스노우레이크(Snowlake)와 각각 업무협약을 맺고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황산코발트·수산화리튬 등을 공급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캐나다 매니토바 주지사 헤더 스테판슨(Heather Stefanson), 온타리오주 장관 조지 피리(George Pirie), LG에너지솔루션 김동수 전무 및 일렉트라(Electra) CEO 트렌트 멜(Trent Mell), 아발론(Avalon) CEO 도널드 부버(Donald Bubar), 스노우레이크(Snowlake) CEO 필립 그로스(Philip Gross) 등이 참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협약을 통해 일렉트라로부터 2023년부터 3년간 황산코발트 7000t을 공급받는다. 일렉트라는 북미 지역에서 황산코발트를 정제할 수 있는 유일한 공급사이다.

또 아발론으로부터 2025년부터 5년간 수산화리튬 5만5000t, 스노우레이크로부터 10년간 수산화리튬 20만t을 공급받는다. 수산화리튬은 고성능·고용량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다.

지난 6월에는 미국 리튬 생산업체인 컴파스미네랄(Compass Minerals)로부터 탄산 및 수산화리튬 생산의 40%를 2025년부터 7년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원재료 확보를 통해 미국 IRA법 대응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외에도 ▲독일 벌칸에너지와 5년간 수산화리튬 4만5000t ▲호주 라이온타운과 5년간 수산화리튬의 원재료인 리튬정광 70만t ▲캐나다 시그마리튬과 6년간 리튬정광 69만t ▲칠레 SQM과 9년간 수산화·탄산리튬 5만5000t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공급망을 다각화하고 있다. 

LG그룹 차원의 공급망 구축도 추진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LX인터내셔널, 포스코홀딩스, 중국 화유코발트 등 LG 컨소시엄은 지난 4월 14일 인도네시아 안탐(니켈 광산업체), IBC(인도네시아 배터리 투자회사) 등과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투자 협약을 맺었다. 인도네시아는 니켈 생산량 세계 1위이다. 

LG 컨소시엄은 90억달러(약 11조원)를 투입해 니켈의 제·정련부터 전구체와 양극재, 배터리 셀, 완제품 조립에 이르는 전 과정을 현지에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권영수 CEO 부회장은 "핵심광물 업체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지속 확대해 최고 수준의 QCD(Quality, Cost, Delivery) 제공으로 고객이 가장 신뢰하고 사랑하는 수익성 넘버원 기업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IRA법 대응과 관련해 아직 밝힐 수는 없지만 다양하게 검토 중에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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