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하이드레이트, 일본의 ALPS보다 효과적이라는 실험 결과 나와

일본 정부는 내년 4월부터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할 예정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 4월 일본 규제당국의 심사 절차 등을 검증한 결과 큰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1차 보고서를 발표한데다 최근에는 오염수의 처리 과정이 일본 측 주장대로 안전한지를 검증하기 위해 실험·분석 작업에 착수했다.

내해에 방류하는 것은 주권국가의 권한에 속하기 때문에 일본이 국제여론을 무시하고 고집을 피운다면 우리나라가 이를 저지할 수 있는 법적인 방법은 없다.

일본은 후쿠시마산 우리 정부에 수산물 수입 규제 철폐를 요구하지만, 한국 역시 이에 응할 의무는 없다.

국민이 원전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일본에서 오염수 제염에 사용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는 기술을 신뢰할 수 없으며 기본적인 난점이 있기 때문이다. ALPS는 필터 방식으로 분자구조가 작은 삼중수소(트리튬)를 제거하지 못하는데 필터가 오염돼 2차 오염물질이 나온다는 결함을 가지고 있다.

기자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낙규) 동남본부에서 지난 8월 개최한 '후쿠시마 방사능오염수 제염 실증화를 위한 환태평양 국제협력 사업 1차 전문가 기획 자문회의 및 세미나'를 취재했다.

가스하이드레이트 형성원리를 이용해서 폐선 직전 대형유조선 내에서 방사능오염수를 제염할 수 있는 실증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가스하이드레이트는 일본이 사용하는 제염기술에 비해 고농도 방사성핵종 처리에 강점이 있었다. 필터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차폐기물이 생기지 않는다.

가스하이드레이트라는 개념 자체가 어려웠지만, 이주동 생기원 센터장은 이해를 위해 '얼음필터'라는 별명을 지었다. 북극의 빙하가 짜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로 방사성핵종을 제거한다는 것이다.

원자력을 전공하지 않은 기자도 확실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바다에 방류 전에 대형유조선에서 더 가둬둘 수 있어서 방류 시기를 조금은 더 늦출 수 있고 문제가 생겨도 유조선 내부에서 끝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당사국이며 우리도 영향권에 있는 국가다. 서로 이해관계가 있다. 후쿠시마 사고 후 8년 새 일본산 수산물 수입 물량 60%가량 감소했다. 후쿠시마 지역만 타격을 받은 것이 아니라 일본 수산업 전체가 큰 타격을 받았다.

국민이 다른 부분은 몰라도 원자력 분야는 한국이 일본을 앞서고 있으며 세계 최정상이라는 자부심이 강하다.

그런데 우리 기술도 아닌 원전 사고를 크게 내버린 일본의 제염기술을 우리 국민이 신뢰할 수 있을까? 더 나은 기술이 있다면 거대한 유조선 안에서 테스트는 물론 제염 설비를 돌려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생기원은 유조선을 활용해 가스하이드레이트로 방사능오염수를 제염하는 기술과 관련해 국내 특허를 출원했으며 국제특허 출원을 준비 중이다. 이 프로젝트가 실현되면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이 올라갈 것이다. 한국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당사국인 일본의 협조가 필요하다.

우리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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