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희봉 사장, 페이스북 글 통해 "80% 수준까지는 올려야" 주장
1~8월 천연가스 수입단가 t당 950달러, 전년 동기비 2배 상승
주택용 도매요금은 21% 인상 그쳐
미수금 5.5조원…한계 토로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장문의 글을 통해 도시가스 요금 인상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장문의 글을 통해 도시가스 요금 인상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천연가스 수입단가가 2배 오를 때 국내 주택용요금은 21%밖에 오르지 않으면서 가스공사가 심각한 재정 한계에 봉착했다. 또한 낮은 요금으로 수요절감 필요성이 떨어지면서 올 겨울 가스수급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급기야 가스공사 사장은 SNS를 통해 요금 인상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도시가스요금 인상 억제로 인한 문제점을 설명하며 요금 인상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올해 상반기 이후 국제 천연가스 현물가격이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폭등함에 따라 가스공사가 원가부담을 더 이상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10월부터 큰폭의 도시가스 요금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채 사장은 "올해 3월 기준 우리나라 주택용요금은 유럽 주요 국가의 34% 수준이고 일본에 비해서도 49% 수준"이라며 "가스공사 도시가스요금은 원가의 약 40%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최소한 원가의 80% 수준으로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북아 LNG 현물가격은 지난해 9월 MMBtu(영국 열량단위)당 12~14달러대에서 올해 9월 40달러 중반대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역사상 가장 높은 70달러 중반대까지 오른 바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8월 천연가스 수입단가는 t당 949.6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63.3달러 대비 2배 올랐다. 이에 비해 국내 도시가스 주택용 도매요금은 2021년 9월 MJ당 12.9284원에서 2022년 9월 15.6951원으로 21.4% 올랐다.

문제는 올 겨울이다. 러시아가 유럽을 비롯해 한국, 일본 등 경제 제재에 동참하는 나라에 석유, 가스, 석탄 등 에너지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엄포를 놨기 때문이다. 실제 러시아 공급이 중단되고, 북반구 겨울기온까지 뚝 떨어진다면 가스가격은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대비하려면 우선 수요를 대폭 절감시켜야 하고, 가스공사가 비싼 물량을 조달할 수 있도록 자금도 준비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요금 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

채 사장은 "도시가스요금 억제는 심각한 에너지 가격간 왜곡현상을 가져오고 도시가스 과소비를 유발해 고가의 현물수입을 더욱 증가시키는 문제점을 낳는다"며 "또한 지나친 요금 억제로 인해 발생하는 미수금은 그 부담을 미래 세대에 전가하는 문제가 있다. 현 미수금을 회수하려면 5년보다 훨씬 장기간이 소요돼 미래에 극심한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수금이란 가스공사가 올려 받아야 할 요금을 올리지 못해 나중에 받기로 한 금액으로 현재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약 5조5000억원이며, 부채율은 3분기 기준 356%이다.

채 사장은 끝으로 "(국내) 에너지요금은 국제 에너지시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정부 통제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례없는 국제 에너지 정세 속에서 종전의 정책을 답습하기보다는 근본적이고 새로운 정책적 모색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에너지요금 정책에 대한 개선 필요성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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