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섭 전력거래소 전력시장본부장.
문경섭 전력거래소 전력시장본부장.

2022년은 우리나라 전력시장 개설 21년 만에 가장 큰 변화의 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전력시장 회원 수가 5000사에 도달하였고 REC 현물시장의 회원 수도 10만을 넘어섰다. 특히 9월부터는 실제 전력계통 상황을 반영하는 전력시장 제도를 도입하여 우리나라 전력시장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지금까지 우리 전력시장은 계통제약 같은 실 전력계통 운영 여건을 반영하지 않고 발전기의 생산단가와 기술 특성만을 고려하여 전력시장 가격을 결정하였다.

이 방식은 가격 예측이 쉽고 가격 변동성이 최소화되는 장점이 있으나, 가격을 결정하는 발전계획과 실제 전력계통 운영 결과가 큰 차이를 보이게 되어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시장가격보다 비싼 발전기의 잦은 기동으로 시장의 가격기능이 약화되는 등의 부작용 또한 적지 않았다.

특히 주목할 점은 재생에너지 증가에 따른 변동성의 증가, 송전선 건설의 어려움 증가로 인한 송전망 보강 지연 등으로 전력시장 가격을 결정하는 발전계획과 실제 전력계통 운영과의 괴리가 커지고 있으며, 발전기 출력 유연성 제공에 대한 유인책 요구 또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개정 전력시장 운영규칙을 기반으로 이번에 새로 도입된 제도는 예비전력, 송전 제약, 열공급 발전제약 등 실제 운영 환경을 반영하여 발전계획을 수립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전력시장과 전력계통 운영의 차이를 최소화하여 불필요한 부가 정산금(uplift)을 줄이고, 예비력 등 전력 계통 유연성 기여분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게 된다.

모의 운영 결과, 부가 정산금이 10% 이상 감소하였고 전력계통 운영에 기여하는 발전기에 대해서는 보상이 강화되고 반대의 경우에는 보상이 축소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경직성 자원인 신재생 에너지 확대에 따른 발전원 변화를 전력시장이 적극적으로 수용한 결과로 읽혀질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실계통 기반 전력시장 제도 도입에도 하루 전 발전계획과 실시간 운영의 간극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전력거래소가 하루 전 발전계획과 별개로 실시간 운영을 위한 신뢰도 발전계획을 추가로 도입한 이유이기도 하다.

전력거래소는 2년 후인 2024년 실시간 전력시장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제도 도입이 실시간 시장으로 가는 과도기적인 마중물 역할을 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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