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크감축뿐 아니라 계통망 기여도 ↑ 기대감 커져
최근 2단계 사업 돌입하며 실제 운영 단계 접어들어

서울과기대 전기정보기술연구소는 태양광과 ESS, 전기차 충전소 등을 활용한 스마트에너지타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과기대 전기정보기술연구소는 태양광과 ESS, 전기차 충전소 등을 활용한 스마트에너지타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전기정보기술연구소(소장 이영일)가 수행하는 '스마트에너지타운'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더불어 최근 논의되는 분산전원 구축과 계통에서의 역할을 마련하기 위한 롤모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9년 서울과기대는 교육부가 지정한 이공 분야 대학중점연구소인 전기정보기술연구소 개소와 함께 스마트에너지타운 구축을 수행 중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서울과기대는 ▲전력망 유연성 확보 ▲학교 내 전기요금 감축 ▲스마트 모빌리티 상용화 등을 목표로 학교 건물 옥상 곳곳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설비, 약 500kW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 충전설비를 비롯한 다양한 인프라를 연계했다.

2019년 이후 재생에너지와 ESS를 IT 기술과 연계해 운영하며 시스템의 효과를 증명하고 있다. 현재 스마트에너지타운이 구축된 서울과기대 미래관 건물의 피크 수요를 낮춤으로써 전기요금을 낮추는 등 실질적인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는 것.

단순히 전기요금을 낮추는 것 뿐 아니라 분산전원이 계통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는 게 서울과기대 측의 설명이다.

분산전원이 구축, 자체적으로 태양광 발전설비를 통해 전기를 자가소비하더라도 한전 계통에서 필요한 전력을 받아야 한다. 이때 분산전원 내에서 태양광 발전 전력은 물론 수요가 완전히 고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파수가 높낮이를 갖고 흔들리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반면 서울과기대에 따르면 스마트에너지타운에서는 태양광과 ESS, 전기차 등을 통해 계통에서 공급하는 전력의 상한치를 고정할 수 있어서 계통 안정화에 기여도가 큰 분산전원 모델이 될 수 있다.

특히 기상청이 제공하는 날씨와 기온 데이터를 그동안 축적한 수요 데이터와 함께 연동해 매일 하루를 시작하며 당일 수요를 예측하는 한편 1시간 단위 운영계획을 수립하는 등 운영 기술도 확보했다. 태양광 발전과 부하 예측을 통해 안정적으로 내부 망을 운영하는 등 알고리즘을 활용한 효율적인 예비력 운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1·2·3단계가 각 3년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사업은 올해 2단계에 접어들었다. 지난 1단계가 전체적인 설비를 세팅하고 서울과기대가 제어하는 전반적인 알고리즘을 연구하는 단계였다면 2단계 사업에서는 본격적인 운영이 시작된디. 전체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피크감축과 계통 기여 등을 만족하도록 운영하는 단계다.

이후 진행될 3단계 사업에서는 서울과기대 미래관 건물 뿐 아니라 대학교 내 건물 전체를 연계하는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빌딩들을 통합해서 제어하는 제대로 된 분산전원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스마트에너지타운 사업은 소규모의 주파주 제어에 참여하거나 가상발전소(VPP)를 구축하는 등 다양한 연구로 활용될 수 있다. 큰 규모의 주파수 제어는 무리겠지만, 자잘한 주파수 변동에 대응하는 기술 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과 ESS 연계 등 태양광 설비가 중앙급전전원으로의 역할을 하도록 하는 기술도 이미 이번 연구에서 확보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서울과기대는 분산전원 내에서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자율주행버스와 전기차 충전 로봇 등 다양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최근 서울 노원구의회와 손잡고 '충전기 이용 불편사항 해소방안 정책 개발'에 착수하는 등 기술과 제도가 융합된 사업모델 마련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니인터뷰) 이영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이영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이영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최근 에너지는 대변혁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트렌드에 맞춰 스마트에너지타운이라는 아이템을 생각한거죠."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산하 전기정보기술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이영일 교수는 "대부분 스마트시티라고 하면 IT에 중점을 두는데 좀 더 에너지에 포커싱된 모델을 만들고 싶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건물 단계에서 시작해 학교 전체에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이 과제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 정도 규모로 분산전원을 실증하는 과제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른 연구논문들을 봐도 분산전원 구축에 10kW급 ESS를 도입하는 등 비교적 작은 규모의 연구들이 많이 이뤄졌지만, 우리는 ESS 규모만 500kW에 달하죠. 이를 통해 분산전원이 어떻게 계통에 기여할 수 있는지 다양한 연구를 할 수 있어요."

전력변환기나 전력망 제어 분야의 전문가인 이 교수는 이번 사업을 통해 본인의 전문 분야 기술력을 남김없이 활용하고 있다. 스마트에너지타운을 운영하는 핵심 역시 제어기술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분산전원 시스템에서 전기차 충전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집중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에너지관리시스템(EMS)과 연계한 전기차 충전 기술을 충전기 회사들과 협업해 개발하고, V2G 기술 개발 등에 나서려 합니다. 궁극적으로 자율주행 전기차들이 움직이는 ESS가 되는 게 제 목표에요. 이런 것을 염두에 두고 지속적으로 스마트에너지타운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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