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과 남동·중부·서부발전 상반기 적자 거둔 가운데 민간발전 빅3는 호실적
거의 반값까지 차이, 민간발전사 직도입 효과 커…발전공기업 직도입 속도내나

올해 상반기 전력시장에서는 공기업인 한전과 발전5사는 울고 민간발전사는 활짝 웃었다. 한국남부발전과 한국동서발전은 상반기 실적에서 매출이익과 영업이익을 모두 거두며 선전했지만 한전을 비롯한 나머지 3사의 실적은 그렇지 못했다.

반면 민간발전 대표 3사인 SK E&S와 GS EPS, 포스코에너지의 실적은 작년보다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엇갈린 성적표에 희비 갈린 공공과 민간=최근 발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동서발전은 올해 상반기 1393억6872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남부발전의 영업이익도 408억4621만원 수준이다.

반면 전력시장의 큰형 격인 한전과 나머지 3사는 글로벌 에너지 위기로 인한 영업손실을 면치 못했다.

지난 12일 한전이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14조3033억원으로 역대급 적자를 보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실적이 7500% 가량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70~80원/kWh 선을 유지했던 계통한계가격(SMP)이 하반기부터 점차 급격하게 상승하기 시작하면서 한전의 도매전력구매단가가 치솟은 탓이다. 지난 4월 월평균 SMP가 kWh당 200원을 넘어서면서 정점을 찍었다.

추운 겨울을 넘기고 가정용 LNG 수요가 줄어들면서 발전용 스팟 비중이 감소, 5월 들어 SMP가 하락했지만 여전히 지난해 가격의 2배 가량인 150원/kWh선이었다. 도매시장에서 구입한 가격은 올랐지만, 소매시장 가격은 이를 따라잡지 못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최근 한전의 3분기 연료비조정단가를 kWh당 5원 인상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정도 인상분으로는 한전의 경영위기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국남동발전도 올해 상반기 -555억2067만원, 한국중부발전 -780억7739만원, 한국서부발전 -803억394만원의 영업순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민간발전 대표 3사의 성적표는 만점에 가깝다.

SK E&S는 올해 상반기 1560억5712만원의 영업이익을 보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8억6871만원의 영업순손실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할 때 큰 폭의 실적상승을 거뒀다.

GS EPS도 상반기 3022억2337만원의 영업이익을 보였다. 작년동기(583억3041만원) 대비 518% 가량 실적이 뛰어올랐다.

포스코에너지는 1257억7859만원의 영업이익을 보였다. 지난해 769억5990만원의 영업이익보다 1.6배 가량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연료비에서 희비 갈렸다…민간 직도입 효과 커=같은 전력시장에서도 발전사들 사이에 이처럼 큰 차이가 발생한 것은 글로벌 에너지 위기로 연료비가 급등한 탓이 크다. 민간발전사의 경우 LNG 직도입을 통해 저렴하게 연료를 들여오면서 같은 SMP를 받더라도 차액으로 큰 이익을 거둘 수 있었다.

올해 공기업과 민간발전사 간 발생한 실적 차이는 이처럼 큰 연료 구매단가의 차이에서 발생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상반기 적자를 기록한 남동발전이 올해 상반기 LNG를 매입한 단가는 t당 135만9113원에 달했다. 지난해 평균단가인 75만8244원과 비교하면 두 배가 조금 안되게 오른 셈이다.

중부발전도 지난해 69만609원/t보다 크게 오른 126만6455원/t에 연료를 들여왔다. 서부발전의 LNG 매입단가도 132만6607원으로 작년 73만5377원에 비해 대폭 증가한 연료비를 기록했다.

반대로 LNG를 직도입해 온 민간발전사의 단가는 이보다 크게 낮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SK E&S의 경우 LNG 매입단가가 GJ 당 1만8629원 수준이다. GJ는 열량단가 기준이며, 이를 가스공사 환산치로 변경할 경우 t당 101만7143원 정도가 된다.

영업이익이 3000억원에 달했던 GS EPS의 상반기 LNG 매입단가는 95만6000원 수준이다. 남동발전에 비해 t당 40만원 가까이 저렴하게 LNG를 들여오고 있다는 얘기다.

포스코에너지의 매입단가는 t당 70만2000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남동발전 기준 거의 반 값에 달하는 숫자다.

이 같은 차이로 인해 발전공기업들도 LNG 직도입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발전업계에 따르면 이미 LNG를 직도입하고 있는 중부발전 외에도 최근 서부발전과 동서발전이 LNG 직도입에 나서고 있다. 남부발전은 신세종복합화력에 도입될 LNG를 직도입한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남동발전은 대구에 LNG 복합화력을 직도입할 계획이어서 입찰에까지 참여했지만 대구시가 LNG 건설을 철회하며 다소 미뤄진 상황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SMP 상한제 도입도 이 같은 배경에서 진행되고 있다.

전력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민간이 지나치게 큰 이익을 챙겨 간다는 지적이 나오는 반면 민간발전사가 저렴한 가격에 연료를 들여오는 것을 경쟁력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상반된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SMP 상한제를 통해 지나친 연료비 상승으로 경영위기를 겪는 한전의 적자 해소를 위해 민간이 일부 수익을 나눠야 한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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