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유·폐식용유 기반, 탄소 및 배출가스 저감 효과 뛰어나
인도네시아 팜플랜테이션 구축으로 전 밸류체인 구축
바이오선박유 육상실증 성공, 세계시장 선점 위해 정책지원 필요

탄소중립 과정에서 가장 큰 숙제 중 하나는 모빌리티 연료이다. 친환경 모빌리티로 전기차, 수소차가 거론되고 있지만 전기, 수소 모두 화석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친환경이라 할 수 없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화석연료를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곳에서는 탄소중립으로 간다해도 여전히 에너지안보에 취약하다.

여기 탄소중립을 달성하면서도 에너지안보까지 지킬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원이 있다. 바로 바이오연료다. 식물 및 음식폐기물을 기반으로 하는 바이오연료는 과학적으로 탄소 감축과 미세먼지 저감에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바이오연료의 원료는 우리나라 자체적으로도 상당량을 공급할 수 있어 에너지안보에도 도움을 준다.

제이씨케미칼의 바이오중유 울산 신항공장의 모습.
제이씨케미칼의 바이오중유 울산 신항공장의 모습.

석유대리점 사업을 영위하는 서울석유가 2006년 설립한 제이씨케미칼은 바이오연료 생산 및 판매 사업을 맡고 있다.

중국의 엄청난 경제성장으로 원유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한 2007년, 제이씨케미칼은 국내 최대 석유화학단지인 울산 온산에 바이오디젤 생산공장을 준공하고 국내시장에 바이오디젤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2008년 국제유가가 역대 최고인 배럴당 130달러를 넘자 석유안보 문제가 대두됐고, 이에 정부는 국내 공급이 가능한 바이오디젤 사용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이어 2012년 1월부터 경유에 의무적으로 바이오디젤을 혼합하는 의무혼합제도가 시행됐다. 현재 경유의 바이오디젤 의무함유량은 3.5%이며 2030년까지 5%로 늘어날 예정이다.

제이씨케미칼은 2011년 코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뒤 이를 바탕으로 전 밸류체인 구축을 위해 2012년 인도네시아에 팜플랜테이션 구축을 시작해 2016년 팜원유 공장(CPO Mill)까지 완공했다.

서유현 마케팅부문 상무는 "팜유는 대두유 등 다른 바이오디젤 원료보다 생산성이 높아 바이오연료의 원료로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에 따르면 팜유의 면적당 생산량은 대두유보다 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이씨케미칼은 크게 바이오디젤과 바이오중유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바이오디젤은 온산공장에서 연간 16만5000㎘ 설비를 통해 생산한다. 바이오디젤은 여름용과 겨울용이 따로 있는데 여름용은 팜유를 원료로, 겨울용은 폐식용유를 원료로 한다. 한국석유관리원 연구에 따르면 팜유 바이오디젤은 영하의 날씨에서 왁스성분이 석출되는 저온특성을 보인다.

서 상무는 "우리나라에서 버려지는 폐식용유는 한 방울도 없을 것이다. 모두 바이오디젤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폐식용유 수거부터 사용까지 체계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제이씨케미칼의 인도네시아 팜플랜테이션 전경.
제이씨케미칼의 인도네시아 팜플랜테이션 전경.

제이씨케미칼은 바이오디젤보다 바이오중유를 더 많이 생산한다. 바이오중유는 온산공장에 연간 25만2000㎘, 신항공장에 연간 61만9000㎘ 생산설비를 갖고 있다.

바이오중유는 탄소 감축 및 배출가스 저감 효과가 인정돼 중유발전소에서 벙커유를 대신해 발전연료로 사용되고 있다. 바이오중유는 연간 50만㎘가 사용됐으나, 동서발전의 울산 중유발전소 가동이 중단되면서 현재는 35만㎘로 사용량이 줄었다.

바이오중유의 수요처 확대에 노력하고 있는 제이씨케미칼은 친환경 선박연료인 바이오선박유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제해사기구는 IMO2020 정책을 통해 2020년부터 황함량을 기존 3.5%에서 0.5%로 대폭 낮췄으며 국제 해운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2008년 대비 2050년까지 50% 저감할 계획이다. 특히 선박유의 온실가스 배출 추적방식을 기존 연료탱크부터 항적까지(Tank to wake)에서 연료 생산부터 항적까지(Well to wake)로 변경할 계획이다.

대형 해운사들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저탄소 연료 사용을 강구 중이며, 바이오선박유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서유현 제이씨케미칼 마케팅부문 상무.
서유현 제이씨케미칼 마케팅부문 상무.

 

바이오선박유의 탄소 감축 효과는 입증됐다. 바이오에너지협회, HMM, 현대중공업, 한국조선해양, 한국선급 등으로 구성된 민간협의체가 바이오선박유의 육상 실증을 마치고, 현재 해상 실증을 진행 중이다. 육상 실증 결과 바이오선박유를 혼합한 비율만큼 온실가스 저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바이오선박유는 바이오중유와 제조가 동일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바이오연료 업계의 신성장 분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서 상무는 "국내 상용화가 돼 있는 바이오중유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이오선박유의 시장전망은 매우 밝다고 볼 수 있다"며 "한국이 세계 바이오선박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유럽연합이 팜유 기반 바이오연료에 대해 친환경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점은 다소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동남아 국가가 팜유 생산을 위해 기존 산림을 파괴하고 아동 노동착취 등을 의심하고 있다.

이에 최대 팜유 생산국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국제 친환경 팜유 인증 제도(RSPO)를 도입하고 있다. RSPO는 투명성, 천연자원 및 생물다양성 보존 등 환경적인 책임, 신규 농장의 개발에 대한 책임, 지속적인 개선에 대한 노력 등 8가지 원칙 아래 팜유 생산 및 제조기업에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이다. 

서 상무는 "최근 에너지수급 위기로 유럽도 팜유 기반 바이오연료에 대해 별다른 이의제기를 하지 않고 있기는 하지만 국제적으로 웨이스트(폐기물) 기반 바이오연료의 친환경을 더 인정하는 분위기"라며 "제이씨케미칼도 웨이스트 비중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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