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중심조명(HCL), 생체리듬과 뇌파 등에 영향
낮에는 집중력 높이고 밤에는 휴식 환경 조성
삼성전자, 서울반도체, 바이더엠 등 대중소기업 연구 활발

서울반도체의 HCL 솔루션인 썬라이크.
서울반도체의 HCL 솔루션인 썬라이크.

불면증과 만성피로, 이로 인한 집중력 저하는 대다수 성인들이 한 번쯤 경험해 봤을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대게 불규칙한 생활 패턴을 가지고 있거나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주로 발생하며 삶의 질과 직결되기 때문에 시급한 개선을 요한다.

최근 몇 년 동안 조명을 켜 놓는 것만으로도 이같은 현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던 조명 업체들 역시 이 같은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열을 올렸다. 

인간중심조명(HCL ; Human Centric Lighting)으로 명명된 이 조명은 국내에서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필립스, 오스람 등 굴지의 글로벌 조명 업체들이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소비자의 인식이 높지 않지만 HCL은 인체의 생체 리듬과 주변 상황에 따라 조명의 조도, 색온도, 색상을 조절해 생물학적 기능을 최적화시킬 수 있는, 가장 진화된 조명으로 평가 받고 있다.

국내에서 HCL에 집중하고 있는 대표적인 업체들의 솔루션을 살펴본다.

◆480nm 파장으로 불면증 잡은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인체의 멜라토닌 분비에 영향을 끼치는 480nm영역대의 파장을 통해 HCL을 개발했다. 'LM302N DAY'와 'LM302N NITE'이라는 자체 개발한 LED 패키지를 활용했으며 최근에는 스탠드 형식의 비스포크 HCL을 출시해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4월부터 2020년 2월까지 20~50대 대상자 30명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진행해 HCL의 신체 각성 및 이완 효과를 증명한 바 있다. 실험 참가자들은 일반 LED조명 아래 있을 때와 비교해 낮 모드인 HCL 아래서 18%의 멜라토닌 억제효과를 보였으며 밤 모드인 HCL 아래서는 5% 촉진 효과를 얻었다.

참가자들이 5% 촉진된 멜라토닌을 통해 졸림을 느끼는 시간이 52분 빨라졌다는 점에서 불면증과 수면의 질 개선도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것이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생체리듬은 기본, 근시도 개선하는 서울반도체 썬라이크(SunLike)

LED조명 및 디스플레이 선도 업체인 서울반도체는 싱가포르 안구 연구소 '세리'에서 자사의 HCL 패키지인 썬라이크 조명의 근시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HCL의 집중력 향상 및 수면의 질 개선에 이어 빛이 직접적으로 인체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증명했다는 것이 눈에 띈다.

서울반도체의 썬라이크는 색상의 자연광 유사성을 나타내는 연색지수(CRI)가 97Ra(태양광 100Ra)에 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반도체는 인간의 눈과 유사한 눈을 가지고 있는 병아리를 대상으로 근시 발생을 유도한 후 썬라이크를 쬐어준 결과 병아리의 안구 크기가 정상에 가깝게 회복되는 효과를 확인했다. 이는 근시가 주로 발생하기 시작하는 성장기 어린이들의 눈 건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반도체 관계자는 "햇빛에 노출이 적고 실내 생활이 많은 아이들은 태양광과 동일한 스펙트럼의 조명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썬라이크는 학습능력 향상, 어린이 근시 예방, 숙면 유도 등 3요소를 갖춰 아이들의 성장에서 없어선 안될 필수 조명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반도체가 싱가포르 안구 연구소 '세리'에서 자사의 HCL 패키지인 썬라이크 조명의 근시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서울반도체가 싱가포르 안구 연구소 '세리'에서 자사의 HCL 패키지인 썬라이크 조명의 근시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바이더엠, 국내 최초 인간중심조명 'BCL'

LED조명 기업인 바이더엠은 국내에 HCL이란 개념이 확립되기 이전인 2019년에 BCL((Brain Care Lighting)이라고 자체 명명한 HCL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BCL은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과 협업해 만든 제품으로 삼성전자와 서울반도체가 멜라토닌에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LED조명의 빛이 뇌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것이 특징이다.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조명의 깜빡임을 뜻하는 플리커(Flicker) 현상 제거에도 초점을 맞춰 눈 건강을 고려했다.

바이더엠의 BCL은 집중력 향상이 필요할 때는 뇌의 SMR파, 베타파를 증가시켜 업무·학습능률을 극대화시킨다.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 등을 위한 집중력 향상 훈련에도 영향을 끼친다.

반면 휴식이 필요할 때는 따뜻한 느낌의 조명을 통해 뇌를 이완시키고 알파파를 증대시켜 휴식과 명상을 위한 최적의 상태로 만들어 주기도 한다.

바이더엠의 BCL은 우수성을 인정받아 교육부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에도 참여가 확정된 바 있다.

바이더엠 관계자는 "BCL을 통해 뇌파 영향을 연구한 결과 언어, 수리, 예체능, 휴식 등 각 상황에 필요한 빛 조건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젊은 층의 집중력뿐 아니라 노년층의 인지능력 및 치매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더엠의 BCL을 적용한 교실의 모습.
바이더엠의 BCL을 적용한 교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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