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여성 최초 건축전기기술사, 2019년 유로컨설팅 창업해 화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갈증 풀려 R&D, 전기차 충전 분야 도전해 성과

"전기설계도 체질 안 바뀌면 발전 없다", 특화된 필살기 찾는 게 목표

기유경 유로컨설팅 대표.
기유경 유로컨설팅 대표.

"설계업종은 생각보다 시장 변화에 둔감하고, 큰 변화가 없습니다. 그런데 나는 스마트 세상에 기여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습니다. 그 욕심이 다소 늦은 나이에 창업해서 남들보다 더 열심히 뛰게 만든 이유일 겁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건축전기설비기술사라는 닉네임은 이제 그만 듣고 싶다면서 웃으며 손사래를 치던 기유경 유로컨설팅 대표는 회사설립 배경, 그리고 향후 목표를 묻는 질문에 목소리를 가다듬고 또렷하게 대답했다.

"유로컨설팅은 전기 설계, 감리, R&D, 컨설팅을 사업 분야로 시작한 신생기업이지만 전기산업 분야의 의미있고 중요한 사업을 이끌어갈 스마트세상에 적합한 기업이 되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또 기업의 이익창출뿐만 아니라 마땅히 해야 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때문에 기 대표는 유로컨설팅의 구성원 한사람, 한사람을 선택할 때 매우 신중하다. 기업은 대표자 혼자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전체가 원팀이 돼서 멋진 작품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재 전기설계 시장의 일감은 줄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물가상승율에 맞춰서 설계비가 현실화되지 못한 게 문제죠. 때문에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지 않고 기존의 설계만 지속하는 업체는 굉장히 힘들 겁니다. 이제 전기설계업도 체질이 바뀌지 않으면 성장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죠."

기 대표는 이런 현실을 감안해 유로컨설팅을 시작할 때부터 기존 전기설계업체와는 차별화된 시장을 타깃으로 삼았다고 했다. 아직은 틈새시장이라 상대적으로 경쟁은 덜하지만 미래 스마트 시장에 기여할 수 있는 그런 분야를 타깃으로 삼은 것이다.

그렇게 찾은 게 각종 R&D 사업을 비롯해 국방분야, 전기차 분야, 스마트가로등 분야다.

"R&D사업의 경우 전기설계 업계에서 오랜 업력을 가진 대표 기업들도 이제야 시작하는 시장입니다. 우리는 이미 이 분야에서 실적을 갖고 있는데 말이죠. 그런 점에서 R&D분야에서만큼은 우리는 후발주자가 아닌 셈입니다."

유로컨설팅은 현재 서울 25개 구청 공영주차장에 '전기차 충전기'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한 R&D과제를 과기부로부터 수주해 진행 중이다.

"지난해 30억원 규모의 에기평 과제에 여러 제조업·서비스업 업체와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했다가 2등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전기차 충전서비스 통합관리시스템을 준비하면서 전기차 충전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죠. 그래서 올해 초 단독으로 이 분야에 대한 과제에 참여해봤고, 다행히 수주를 해서 현재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기 대표는 스마트가로등 등 스마트솔루션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과제도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전기기술인협회 주도의 '전기분야 표준 계산서 프로그램' 제작에도 참여 중이다. 

"KEC 도입에 맞춰서 표준 계산서 프로그램을 만들 필요가 있었고, 이게 완성되면 최초의 전기업계 표준 계산서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죠."

기 대표는 또 현재 진행하고 있는 변압기 용량 산정을 위한 수용률 기준 역시 의미 있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과거의 변압기 용량 산정을 위한 수용률 기준은 변압기 용량과 한전 계약용량을 과도하게 높이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국가건설기준이 만들어지면서 과거의 수용률 기준은 없어지고, 지금은 별도의 전기 수용률 기준 없이 설계자가 경험에 의해서 산정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국방부에서는 객관적 기준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체 기준 수립에 나섰고, 그 작업을 유로컨설팅이 맡은 겁니다. 2019년부터 과제를 시작해 1차 연구를 끝마쳤고, 올해 2차 연구가 마무리됩니다. 이는 국방시설에 맞는 수용률 기준이 새로 탄생하는 것이며, 국내 유일한 '전기 수용률 기준'이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전기 수용률 기준은 장차 과도한 변압기 용량과 한전용량 산정 문제가 개선될 수 있는 기틀이 될 수 있다는 게 기 대표의 설명이다.

유로컨설팅은 이처럼 기존 엔지니어링 업체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확장해 나가는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며, 구체적으로 수용률 기준에서부터 KEC프로그램 개발, 스마트폴. 전기차 충전 등에 이르기까지 점차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게 그의 각오다.

"당분간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으려는 노력을 계속할 겁니다. 그래서 우리 유로컨설팅만의 특화된 필살기를 찾아야죠."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