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축시험에선 26개 자원 탈락...업계 자성 목소리도

서울 시내 한 주택가에 설치된 전기 계량기의 모습.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연관 없음. 제공: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주택가에 설치된 전기 계량기의 모습.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연관 없음. 제공: 연합뉴스

업계 관심이 쏠렸던 DR 하계 감축 재시험에서 26개 자원, 359MW를 대상 중 약 70% 사업자가 시험에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7일 전력거래소는 지난 3~4주 차에 8차연도 DR 하계 감축시험 재시험을 진행했다. 이번 재시험은 8일 치러진 하계 감축시험에서 감축 이행률 97% 미만을 기록한 31개 자원, 405MW를 대상 중 이의제기에 통과하지 못한 26개 자원, 359MW를 대상으로 진행된 것이다. 

DR(Demand Response, 수요반응)이란 전력 소비 증가에 대비해 기존 전력거래소에 등록한 만큼 전기 소비를 줄이고 보상받는 제도로 시장에 참여 중인 수요반응자원은 신뢰성 검증을 위해 하계(6월)와 동계(12월) 연간 2회 감축시험을 본다. 올해 에너지가격 상승 등으로 전력수급 비상이 예고된 만큼 전력을 아낄 수 있는 DR에 대한 전력업계의 관심이 큰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 8일 진행된 하계 감축시험은 업계에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감축시험에서 총 31개 자원이 시험에 탈락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 결과를 감축시험이 예년과 다르게 전력 수급이 안정적이지 않은 오후 늦은 시간대 발령됐기 때문으로 봤다.

일반적으로 오후 2시를 기준으로 발령된 기존 시험들과 다르게 올해는 오후 4시 이후 발령이 많이 이뤄졌다. 최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의 진입으로 전력 피크가 오후 늦은 시간대인 4시 이후로 바뀌어 고객기준부하(CBL)는 낮아졌고 과거와 달리 오후 4시 이후가 전기를 줄이기 힘든 시간대가 된 것이다. 게다가 올해 자원의 전체적인 전력 소비량도 줄면서 전기를 줄이기 더 어려워졌고 용량이 작은 중소형DR 등에 어려움이 더해진 것이다.

다만 재시험은 기존 연도처럼 오후 이른 시간대 발령이 이뤄졌다. 그 결과 70%는 통과했지만 나머지 30% 사업자는 시험에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탈락한 사업자도 합격 수요자원에 대해서는 사업 참여가 가능하다.

업계는 이를 추가 대응이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발령 시간이 기존처럼 이른 시간대라 사업자는 어려움이 없었지만, 자원들 중 일부가 이미 한 번 참여했기 때문에 참여를 거절한 예도 꽤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DR은 결국 전기를 줄이기 위한 자원의 적극 참여가 중요한데, 이들이 8일 이미 참여를 한 상태에서, 또 한 번 전력을 줄이는 것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따라서 이번 결과로 약 29MW 이상의 자원은 앞으로 DR 자원으로 참여할 수 없게 됐다.

전력거래소는 업체의 이의신청 등 과정을 거친 후 7월 초 정확한 집계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탈락 결과를 두고 DR 업계 내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감축시험에서 이런 경우가 거의 없어 업계도 안일했고 영업방식도 1년에 3번만 줄이면 된다는 등 잘못된 전례를 남기기도 했다"며 "이번 시험 결과를 발판 삼아 제대로 된 전력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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