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최근 한전이 제출한 전기요금 인상안 결정 연기 통보
추 부총리 "경영 효율화, 연료비 절감 등 여러 자구 노력 필요"
정승일 사장·경영진 경영 위기 극복 위해 성과급 자진 반납도

올해 1분기 7조7869억원 대규모 영업손실을 내며 창사 이래 최대 재무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전력이 정부에 전기요금 인상안을 제출했으나 끝내 통과되지 못했다.

더욱이 한전이 전기료 인상을 추진하면서 6조원 규모의 자금 확보에 나서는 등 자구책을 마련했으나 이마저도 미흡하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세부 대책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 20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을 찾아 "한전이 애초부터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방안을 제시했어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미흡했다"고 말했다.

한전은 지난 16일 3분기 전기요금을 kWh당 3원 인상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인상 폭이 직전 분기 대비 kWh당 최대 ±3원인데 한전은 분기당 3원, 연간 5원으로 제한된 연료비 조정단가의 상·하한폭도 확대해달라고 전했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한전에 연료비 조정단가 결정 연기 방침을 통보했다.

당초 기재부와 협의를 통해 이날 중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 여부와 폭을 결정해 한전에 통보하고, 21일 오전 공식 발표한다는 산업부 계획이 돌연 연기된 것이다.

추 부총리의 전기요금 인상 결정 연기에 대한 발언은 한전이 전기요금 인상을 요구하기에 앞서 경영 효율화와 연료비 절감, 출자지분 및 부동산 매각 등 자구노력을 통해 전기요금 인상폭을 더 줄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추 부총리는 한전의 회사채 발행 한도가 꽉 찼다는 지적에 대해 "한전 스스로 지난 5년간 왜 한전이 이 모양이 됐는지 자성이 필요하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 국민께 소상하게 알리고 요금을 올려야 하면 상응하는 이해를 구하는 노력도 공기업으로서 당연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기요금과 관련한 입장을 이른 시간 안에 최종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이날 한전은 자구 노력의 세부 검토 등 후속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먼저 한전은 글로벌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최악의 영업적자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장 및 경영진 등이 자발적으로 성과급 반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의 재무위기 극복과 전기요금 인상 최소화를 위해 정승일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은 2021년도 경영평가 성과급을 전액 반납하고, 1직급 이상 주요 간부들도 성과급을 50% 반납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한전은 '전기요금 인상 요인 최소화를 위한 한전의 재무개선 및 경영혁신 노력'에 관한 보도 참고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한전은 지난달 18일 전력그룹사 비상대책위원회를 개최하고 경영 위기 극복과 국민부담 최소화를 골자로 6조원 규모의 재무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6월 현재 한전은 출자지분(2건), 부동산(3건) 등을 매각 완료해 총 1300억원을 확보했으며, 고강도 지출 줄이기 등으로 1조3000억원의 예산을 이연·절감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전은 출자지분 매각을 통해 한전기술 지분 14.77%를 4000억원에 매각하는 안건을 이사회에 상정했다. 현재 신안태양광 투자비 125억원은 회수 완료했으며, 한국전기차충전 매매계약을 체결함으로써 28억원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한전은 해외 석탄 발전소와 광산 등을 정리해 1조9000억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한전은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유동성 확보와 조직 효율화, 보유자원 민간 개방 등에도 나선다.

한국가스공사와 지역난방공사 지분을 산업은행 등 국책금융기관에 양도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정부와 논의 중이다.

사채 발행 한도를 확대하기 위해 한국전력공사법 개정도 연내에 추진할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는 조직·인력 운영을 효율화하기 위해 유사 업무를 통폐합하고 인력을 재배치해 신규 인력 수요를 최소화하고 직급을 간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은 대표 공기업으로서 국가 경제의 위기 상황 속에서 전기요금 인상 최소화를 통해 국민 부담을 경감하고, 탄소중립 이행 선도, 과감한 제도 혁신, 서비스 강화를 위한 인력 및 조직 효율화를 함께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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