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표원-산학연 표준화 협의회 발족
유럽 2030년부터 재활용광물 사용 의무화
세계 재활용시장 2030년 22조원 전망

LG에너지솔루션이 지분 투자한 캐나다 배터리 재활용업체인 라이-사이클(Li-cycle) 직원들이 재활용 선별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라이사이클
LG에너지솔루션이 지분 투자한 캐나다 배터리 재활용업체인 라이-사이클(Li-cycle) 직원들이 재활용 선별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라이사이클

배터리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고 자체 광물 수급률을 높일 수 있는 재활용 분야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정부가 표준화 작업에 착수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원장 이상훈)은 15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전기차 배터리 분야 산·학·연 전문가가 참여하는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 표준화 협의회'를 발족하고 첫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협의회에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LG화학, 성일하이텍 등 산업계와 부경대, 해양대, 한국무역협회, 지질자원연구원, 자원순환인증원, KTR, 세라믹기술원 등 학계·연구계에서 30여명이 참석했다.

사용후 배터리는 전기차 배터리의 수명(SOH)이 대략 80~70% 미만으로 떨어져 차에서 탈거한 배터리를 말한다. 사용후 배터리는 잔존수명을 이용해 한 번 더 사용하는 재사용과 더 이상 배터리 기능을 사용할 수 없어 이를 잘게 부숴 광물을 채취하는 재활용으로 분류된다.

배터리 재활용은 크게 2가지 면에서 효과가 있다. 배터리의 필수광물인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을 광산에서 채취하지 않기 때문에 환경오염이나 노동력착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한 전량 해외 수급에 의존하고 있는 광물을 국내서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광물 수급 안보를 높일 수 있고 관련 국내산업도 육성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유럽은 2030년부터 리튬 4%, 니켈 4%, 코발트 12% 등 재활용 광물의 사용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전체 배터리 재활용 기술은 크게 3가지 구간이 있다. 우선 배터리의 전처리, 광물 채취, 채취 광물을 통한 배터리 전구체 기술이다. 고용량 배터리에는 많은 전력이 들어 있기 때문에 방전 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채취한 광물로 배터리 전구체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 기술도 중국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국산화가 필요하다.
협의회는 재활용 원료 사용량 산정방법 및 추적성 검증방법을 포함해 사용후 배터리의 회수·보관·운송·해체 등 재활용 전 단계별 표준화 과제 발굴 및 표준 개발 타당성을 검토한다.

또한 국제표준 및 관련규제 진행현황과 배터리 소재 관련 표준물질 및 시험방법 개발현황 등을 산업계와 공유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 김희영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연구위원은 유럽, 미국, 중국 등 주요국의 배터리 재활용 산업 지원정책 및 표준화 동향에 대해 소개하고, 재활용 단계별 국가표준 제정 및 체계적 관리 등 정부의 정책대안을 제시했다. 김홍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순환자원연구센터 센터장은 현재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의 재활용 및 재사용에 사용되는 국가별 기술현황 등에 대한 소개발표를 진행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츠(Markets and Markets)에 따르면 세계 리튬이온 배터리의 재활용 시장은 2025년 121억6900만달러(약 14조6575억원)에서 연평균 8.2%씩 성장해 2030년에는 180억8600만달러(21조7845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사 얼티엄셀즈는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업체인 라이사이클(Li-cycle)과 폐배터리 재활용 계약을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를 통해 셀 제조 과정에서 생산한 다양한 배터리 원재료 부산물 중 95%가량을 재활용할 수 있게 됐다.

SK온은 정유공장 운영을 통해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폐배터리에서 수산화리튬 추출·회수 기술을 자체 개발해 54건의 특허를 취득했다.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BMR(Battery Metal Recycle) 추진담당을 신설하고 올해 BMR 시험공장을 설립해 오는 2025년부터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폐배터리 재활용 활성화를 위해 2020년 천안·울산사업장 공장에서 발생하는 스크랩 순환 체계를 구축했다. 삼성SDI는 2019년 사용후 배터리 재사용 전문기업 피엠그로우에 지분을 투자하고 배터리 재활용업체 성일하이텍 등 국내 업체와 협력 중이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