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시 29회 수석 출신으로 주요 보직 역임
망가진 에너지 생태계 복원·핵심기술 강화에 주력

(왼쪽부터)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를 맡은 이창양 카이스트 교수, 제주지사를 지낸 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장,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연구소장이 각각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장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후보자로 지명됐다.
(왼쪽부터)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를 맡은 이창양 카이스트 교수, 제주지사를 지낸 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장,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연구소장이 각각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장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후보자로 지명됐다.

윤석열 정부의 초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이창양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내정된 가운데 산업부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후보자는 산업부에서 15년간 공직생활을 한 뒤 KAIST 교수로 옮긴 기술혁신경제 전문가라는 점에서 기술혁신과 규제완화에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되며 산업계의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이 후보자는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정책학 석사와 기술혁신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5년에는 행정고시(29회)에 수석으로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이후 15년간 상공부 행정사무관, 통상산업부 서기관, 상공부 장관 비서관, 대통령 비상경제대책전문위원(기업구조조정정책담당관),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과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그는 2000년부터 KAIST 교수직을 맡으며 학계로 진출했다. 연구개발(R&D) 등 기업의 핵심 경쟁력에 대한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기술혁신 분야에서 이름을 알렸다. 2016년부터 산업부 장관 경제자문관으로 국가 정책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일조했다. 2017년에는 신성장분야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을 담당하는 신성장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맡으며 스타트업 등 관련 기업 정책 설계를 맡기도 했다.

이 같은 화려한 이력에도 불구하고 여러 분야를 총괄하고 있는 산업부 장관으로서 풀어야 할 숙제는 만만치 않다. 새로운 에너지 포트폴리오 수립부터 주요 통상 현안까지 새 정부의 기조에 맞춰 여러 정책들을 재정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먼저 '탈원전' 백지화 등을 내세운 새로운 에너지 포트폴리오 수립을 해야 한다. 신한울 3·4호기 조기 건설 재개, 고리 2호기를 비롯한 설계수명 만료 원전의 계속운전(수명연장) 추진,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대책 마련 등을 해결해야 한다. 여기에 수소 관련 기술력 확대와 전력계통망을 중심으로 한 신재생에너지 보급 정책 속도조절 등도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2050년 탄소중립 달성' 역시 산업과 발전 부문 간 이해관계 조정 및 관련 기술 확보에 대한  실질적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산업과 자원 부문에도 과제가 산적해 있다. 최근 들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각국의 '자원 무기화' 움직임에 대응한 안정적 자원수급 정책이 필수 요소로 꼽히고 있다. 윤 당선인이 '경제안보'의 지렛대로 삼겠다고 밝혔던 반도체 등 미래 핵심 기술에 대한 기술격차 확보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통상 부문에서는 소관 부처를 놓고 산업부와 외교부가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포괄적·점진적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 가입 신청과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라는 굵직한 사안이 걸려 있어 이에 대한 대응방안 마련 및 가입 등에 대처해야 한다. 

그러나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 등 대기업의 사외이사를 맡아 8억원 가까운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향후 '친기업 정책'에 역점을 두지 않겠느냐는 우려는 부담요소다. 여기에 교수 시절이던 지난 2010년 한 신문에 기고한 '출산기피 부담금을 물려야 한다'는 내용의 칼럼 역시 논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국토교통부 장관에는 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장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는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 공동연구소장이 내정됐다.

원희룡 후보에 대해서는 다소 의외의 인선이라는 평가 속에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큰 틀에서 충분한 능력을 갖췄다는 것으로 평가되면서 '실세 장관'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비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표준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세계적인 반도체 기술 보유자로 꼽히는 이종호 후보 역시 과기정통부를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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