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그리드를 나눈 미니그리드의 활성화

전기차 증가에 따른 전력망 투자 예상돼

분산에너지의 범위.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분산에너지 활성화 전략 '

분산에너지란 중소규모의 재생에너지, 열병합발전, 자가발전, ESS, 수요자원 등 생산된 에너지를 인근 지역에서 소비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대량의 에너지를 송전선로 등을 거쳐 지역으로 보내는 방식에서 지역에서 생산된 전력을 다시 지역에서 소비하는 형태로 에너지를 분산한다는 의미다.

수요지 근처에서 에너지를 생산·저장하기 때문에 잉여전력 해소뿐만 아니라 대규모 발전소 및 송전선로 건설 등으로 사회적 갈등이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도 있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재생에너지의 역할이 중요한 가운데 산지, 농지, 도시, 바닷가 등 각지에서 생산된 신재생에너지를 인근에서 소비하는 분산에너지의 확대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올해 세계 분산에너지 시장의 이슈가 될 10가지 키워드로 한전 경영연구원은 ▲태양광 망 이용요금 부과와 발전 판매수익 감소 정책 ▲전기차 양방향 충전 모델 ▲전기차 증가에 따른 전력망 투자 ▲에너지 가격 변동성에 따른 소매사업자 합병 ▲전기요금 상승 및 정전 ▲고객 경험과 ICT(정보통신기술) ▲분산에너지 사업 투자 다각화 ▲VPP 활성화 ▲배전망 관리의 혁신 ▲마이크로 그리드 재부상을 꼽았다.

◆태양광 망 이용요금 부과와 발전 판매수익 감소 정책

전력회사는 태양광 비중 증가로 전력망 관리의 부담과 높은 태양광 전력 구매비용을 다른 고객에게 전가해야 하는 문제를 안게 됐다. 이에 태양광 보급을 늦추는 정책이 펼쳐지며 태양광 발전사업자의 반발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캘리포니아와 호주의 경우 태양광 발전사업자 및 관련 업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태양광의 전력망 이용요금 부과 및 잉여전력 판매금액 감소 개정에 관한 정책이 제안되기도 했다.

태양광 발전에 ESS를 연계하는 방법은 단기적으로 수요지 인근 태양광 시장 성장이 악화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전력회사와 태양광 발전사업자 및 관련 업체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단으로 제시되고 있다.

◆전기차 양방향 충전 모델

2022년 말까지 대부분의 전기차 제조업체의 양방향 충전(V2G; Vehicle to Grid)모델을 출시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 테슬라, 포드, 닛산, 폭스바겐뿐만 아니라 더 많은 자동차 제조업체가 V2G모델 전기차를 출시하기로 했다.

아우디 e-트론과 니어 시리즈 충전기. 출처=아우디

V2G는 전기차 충전 전력을 조절하고 저장된 전기를 전력망으로 역송하는 방식이다.

이에 전기차에서 망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운전자에게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정책과 양방향 충전기 가격 감소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V2G는 V1G(Smart Charging, 단방향 충전)보다 비용이 높아 경제성 확보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향후 V2G의 대중화가 진행된다면 양방향 충전기의 가격은 낮아지며 자동차 제조업체의 기술 개발로 소비자에게 부담되는 양방향 충전 인프라 비용은 줄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전기차 증가에 따른 전력망 투자

전기차가 증가하며 전력망 부담도 늘고 있다. 유럽, 미국 등 주요 국가는 전력망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부하를 분산할 수 있는 계시별 요금제로 기존의 전력망 최적화 사용 중이다.

나아가 더 많은 국가의 전력회사가 전기차 및 충전소 확대를 위한 전력망 인프라 투자 확대를 추진하고 이를 전기요금에 반영시킬 예정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전력회사가 전기차 충전에 직접 투자하거나 소유하고 이를 통해 수익 창출을 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

◆에너지 가격 변동성에 따른 소매사업자 합병

2021년 일본 LNG 부족, 텍사스 주 겨울 폭풍 및 유럽 내 천연가스 가격 상승과 같은 에너지 가격 변동성으로 전력·가스 소규모 소매사업자들의 파산 등 취약점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텍사스, 영국, 독일, 이탈리아, 일본 및 많은 국가에서 에너지 가격 변동성으로 인한 소규모 전력·가스 소매사업자들의 합병이 올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조치로 소매사업자 합병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전력·가스 소매사업자들이 정교한 헷징 전략을 펼치기 위해 합병을 추진할 수 있다.

◆전기요금 상승 및 정전

지난해 2021년 텍사스 주의 겨울 폭풍, 호주·일본·유럽의 홍수, 미국 서부 산불 등 재연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며 전기요금이 상승했다.

전기요금 상승 영향을 받은 국가의 소비자들은 2022년에는 수요지 인근 태양광을 더 많이 설치할 것으로 보인다.

또 중앙 집중식 메인 그리드 대규모 정전이 일어나며 분산에너지 설치도 늘고 있다.

자연재해로 인한 대규모 정전이 빈번하게 발생하자 정전을 대비하기 위해 소비자들은 태양광 및 가정용 ESS 등 분산에너지 설치를 늘리는 모양새다.

테슬라의 가정용 ESS 'Powerwall'.

이러한 움직임에 맞춰 가정용 및 상업용 ESS 시장에 대한 테슬라(Tesla), 선런(Sunrun), 제너락(Generac)과 같은 기업들의 관심도 늘고 있다.

◆고객 경험과 ICT(정보통신기술)

고객유지를 위한 기존의 정기적인 계약 추진보다 고객이 전기 사용에 대한 직접 수요예측으로 전기요금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 등의 고객 경험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전력회사는 고객 경험에 집중하기 위해 스마트 계량기 분석 등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스타트업과 VC(Venture Capital) 투자를 더욱 활발히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AI 챗봇부터 핀테크까지 다양한 분야의 ICT 기술에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구글과 같은 기존 기술기업에 전력회사가 투자 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산에너지 사업 투자 다각화

분산에너지 투자를 위한 기업과 금융기관의 파트너십 체결도 주목받고 있다. 주요 기업과 금융기관은 최근 몇 년간 산업 및 상업용 고객에게 초기 자본이 많이 투입되는 배터리와 마이크로그리드를 판매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맺기 시작했다.

이러한 파트너십에서 금융 자본을 초기에 빨리 운용하기 위해 EaaS(Energy-as-a-Service; 에너지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및 관련 산업 투자자들의 EV 플릿(fleet), 대규모 배터리, 가정용 제품까지 투자를 다각화 할 것으로 보인다.

◆VPP 활성화

올해에는 VPP 활성화를 위한 사업 환경 및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 확대 및 정전을 대비하기 위한 가정용·상업용 ESS 증가로 호주, 영국, 미국에서 VPP가 시행되고 있으며 계통 내 피크전력 저감을 통한 송·배전망 투자 회피와 같은 다양한 VPP 운영전략이 펼쳐지고 있다.

VPP(가상발전소) 개념도. 출체=한화큐셀
VPP(가상발전소) 개념도. 출처=한화큐셀

또 다양한 소규모 분산 에너지원의 VPP 참여도 늘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 양방향 충전 증가로 미국,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 EV+배터리도 분산자원으로 VPP 자원에 포함될 전망이다.

미국은 'FERC Order 2222' 개정을 통해 중개사업자가 모집한 분산자원이 도매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를 개선하며 태양광 및 ESS 투자 증가가 예상된다.

◆배전망 관리의 혁신

배전망 관리 라이센스를 취득한 기업이 전력회사의 기존 전력망을 빌려 마이크로 그리드와 계통 유연성 향상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일부 지역에서 반복되는 자연재해로 정전이 빈번하게 발생함에 따라 미니그리드의 운영를 통해 계통 복원력을 향상하는 방법도 제시됐다.

마이크로 그리드를 더 세분화한 미니그리드로 나눠 제3의 전력회사에서 인수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예로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의 마이크로 그리드를 8개로 세분화 계획 후 정부는 캐나다 기업인 루마 에너지(Luma Energy)와 15년간 전력망 운영 계약을 체결했다.

◆마이크로그리드 재부상

마이크로그리드에서 더 분산화된 미니그리드를 라이센스 받은 제3의 기업이 소유·운영하는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존 전력망과 연결되지 않은 큰 규모 미니그리드 프로젝트에 투자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노후화로 인한 전력망 교체비용이 높아 기존 전력망과 연결되지 않은 큰 규모 미니그리드에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와 인도, 필리핀과 같은 아시아 지역에서 개발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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