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직수입사 모임 민간LNG산업協 초대 부회장 맡아
현대경제연구원 용역 결과 경쟁 도입 시 GDP 대폭 증가
공기업 중심 독점적 경직적 구조로 비효율성 심각 상황
공급망 위기일수록 도입 및 가격구조 다양화로 대처해야

도시가스사업법에 의거 국내 유일한 천연가스 도매사업자인 가스공사는 이를 통해 천연가스(LNG) 도입 및 도매사업에 대한 독점권을 갖고 있다.

다만 민간 기업 중 자가 사용목적으로 일부 수입이 허용되고 있다. 이를 LNG 직수입자라고 한다. LNG 직수입제도는 2005년 처음 도입돼 17년이 지난 현재 20% 비중까지 높아졌으며 앞으로 더욱 높아질 예정이다.

직수입제도는 긍정적, 부정적 양면적 평가를 받고 있다. 긍정적 평가는 가스공사 독점 수입 체제에 경쟁 효과를 불어 넣어 수입 효율성을 높이고 민간 기업이 다수 출현함으로써 부가가치를 높였다는 것이다. 반면 부정적 평가는 직수입 제도가 민간 기업에 유리하게 설계돼 있어 공공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천연가스 시장 상황이 비슷한 일본은 최근 가스시장의 끝판이라는 평가를 받는 ‘LNG 허브’를 요코하마에 구축하는 등 시장 전면 개방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30여개의 도시가스사가 430여개로 증가하는 등 민간 시장이 대폭 확대됐다. 

일본 등 국제 가스시장이 개방화되자 우리나라도 이를 추진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8개 민간 LNG 직수입자로 구성된 민간LNG산업협회(전 LNG직도입협회)도 이러한 목적을 갖고 있다. 

협회는 초대 상근부회장에 강남훈(62세) 전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을 선임했다. 강 부회장은 25년간 근무한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해 33년을 에너지 관련 정부 기관에 몸담은 국내 최고 에너지 정책통이다. 특히 강 부회장은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미국 미시간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 학위 취득에 이어 세계 최고 경제기구인 OECD 파리본부에서 3년간 파견 근무를 하며 세계 경제에 대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인물이다.

◆선진국 모두 경쟁체제 도입, 망중립 우선 시행해야

강 부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가스시장 개방을 강하게 주장했다. 천연가스시장처럼 국유화로 시작했던 통신, 항공, 철도 산업도 경쟁체제로 전환하면서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게 됐으며 우리와 시장상황이 비슷한 일본을 비롯해 미국, 유럽, 중국 등 대부분의 나라가 가스 경쟁체제를 도입함으로써 선진시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강 부회장은 “망 산업은 초기에 국영화로 시작했지만 나중에 효율성을 더 높이기 위한 경제 연구를 통해 유효 경제 이론으로 발전하면서 망은 중립으로 운영하고 나머지 부분은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이 도출됐다”며 “이를 통해 미국, 유럽연합, 일본, 중국까지 망 중립 속에 나머지 부분은 모두 경쟁체제를 적용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 국영화로 시작한 통신, 철도, 항공과 같은 망 산업이 추후 경쟁체제 도입을 통해 민간 사업자가 늘어나는 등 부가가치가 크게 향상된 것처럼 가스시장도 망 중립 및 경쟁체제를 도입하면 부가가치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간LNG산업협회가 현대경제연구원에 의뢰한 가스시장 선진화 방안 연구용역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스시장이 경쟁체제로 전환될 시 GDP는 BAU(기존 체제) 대비 2025년에 7조4000억원, 2030년에는 17조1000억원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 도입 시 천연가스 도입가격은 BAU 대비 2025년 6.52% 하락하고 2030년에는 9.36% 하락하며 이 효과로 도시가스 공급가격도 각각 3.5%, 3.97% 하락하고 전력산업 공급가격도 각각 3.47%, 6.55%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소비자편익은 BAU 대비 각각 5조1600억원, 10조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는 이 연구결과를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제출해 윤석열 정부의 정책기조 설정에 참고하도록 할 예정이다.

강 부회장은 시장 개방이 점진적으로 이뤄지되 망 중립은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국내 천연가스 시장구조는 가스 도매시장과 배관망 소유·운영을 공기업에서 독점하고 있는 수직통합구조이다. 이러한 공기업 중심의 독점적, 경직적 구조로 인해 비효율성의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민간 기업이 해외에서 경쟁력 있는 천연가스를 도입하더라도 국내 시장에 공급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강 부회장은 망 중립 운영을 포함해 에너지산업 규제를 담당하는 규제위원회 설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1980년대 중반부터 도매사업의 판매와 수송을 분리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 주도로 천연가스 시장을 재편해 가스 파이프라인 사업을 분리하고 경쟁을 촉진했다”며 “미국뿐 아니라 EU와 영국, 일본 심지어 중국까지 배관망 부분에 중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정비와 사업자 분리가 대부분 완료됐거나 완료 예정인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수송부문(배관망)과 판매부문의 사업자를 분리하고, 수송부문의 중립성을 관리할 수 있는 가스위원회를 설치해 망 중립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LNG 직수입제가 민간 기업에 유리하게 설계돼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민간 업자는 해외 가격 상황에 따라 유리하면 수입하고, 불리하면 수입하지 않으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강 부회장은 논리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협회가 파악한 바로는 현물가격이 급등했다고 스팟 LNG 수입을 포기하고 재고 부족으로 발전기 가동을 중단한 사례는 없다. 지난 동절기에도 직수입 발전사는 비싼 스팟 LNG임에도 수입해 전력거래소 입찰에 참여했고, 비록 높은 입찰 단가로 급전지시를 받지 못했지만 관련 의무를 이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한전 발전자회사의 자발적 석탄발전상한제로 인해 LNG발전기 가동률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가스공사 도입물량이 조기 소진되면서 최근 가스공사 스팟 도입량이 대폭 증가했고 이로 인해 가스공사 LNG 구매단가도 크게 상승했다”며 “결국 계통한계가격(SMP)를 결정하는 가스복합 열량단가가 크게 상승한 것이다. 이는 직수입사가 SMP를 결정하든 가스공사가 공급하는 발전기가 SMP를 결정하든 결과는 동일한 것이다. 따라서 SMP는 국내외의 다양한 변인들에 의해서 움직이고 있으며, 일부 직수입사의 체리피킹이 SMP 상승을 야기한다는 논리는 왜곡된 것이라 하겠다”고 설명했다.

◆주식 포트폴리오 처럼 공급망도 경쟁체제가 더 안정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천연가스 공급망이 위협을 받고 있다. 지난해 초 MMBtu당 6달러에 불과하던 국제 천연가스 가격은 얼마전까지만해도 60~70달러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30달러대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천연가스 수급창구를 가스공사로 단일화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냐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해 강 부회장은 주식 포트폴리오 이론으로 반박했다.

그는 “앞으로 5~10년의 에너지 시장은 한마디로 예측 불허이다. 탄소중립으로 화석연료 수요가 줄지도 의문이고, ESG로 선진국 투자가 감소하면서 러시아, 중동의 파워가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여기에 전쟁 상황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결론적으로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주식시장에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는 격언처럼 가스수급을 한쪽으로 집중해서는 안되고 도입처도 다양화하고 가격도 다양하게 하면서 신축적인 수급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회복력 차원에서 중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강 부회장은 마지막으로 올해 수립 예정인 10차 전력수급계획에 LNG 분야가 더 적극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책이 짜여지길 바랐다.

그는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는 파트너 연료로서 LNG가 어떤 식으로 미래전략을 마련할 수 있는지에 대한 언급도 있었으면 좋겠다. 현재 계획에 따르면 2030년부터 LNG 사용량이 감소한다. LNG 사업이 천문학적 인프라 투자비가 필요한 만큼 민간기업들 입장에서는 2030년 이후에도 시설 활용방안에 대해 고민할 수 밖에 없다”며 “이런 부분을 헤아려 정부 차원에서 안심할 수 있는 장기비전을 보여준다면 현재 인프라 투자를 고민하는 기업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He is

1979 대구 계성고

1983 서울대학교 무역학과

1987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1995 미국 미시간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

1983 행정고시 합격(26회)

1985 산업자원부 전력정책과, 에너지정책과, 에너지관리과  

1999 ~ 2001 OECD 파견근무(프랑스)

2009 ~ 2010 지식경제부 에너지자원정책관

2011 ~ 2013 청와대 대통령 경제수석실 지식경제비서관

2016 ~ 2018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

2019 ~ 2020 인천대학교 초빙교수

2021 ~ 현재 (사)민간LNG산업협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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