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탄소 저감 핵심 방안...각국 보급 박차
EU, 규제 강화와 빠른 전기차 전환 추진
美, 충전소 50만개 구축...전기차 구매 유도
中, 탄소중립 늦지만 전기차 전환은 1등
日, 전고체 배터리로 역전 홈런 노린다
韓, 현대차그룹 EV 중심으로 탄소 감축 추진

전기차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 잡았다. 세계 각국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전기차를 온실가스 저감 방안의 핵심 과제로 삼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전동화에 가속을 붙이고 있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각국 정부가 선언한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2030년까지 전체 신차 판매 가운데 60%를 전기차 같은 무공해 차량으로 채워야 한다. 하지만 지금 속도로 보면 2030년까지 32% 정도밖에 도달하지 못한다. 전동화 흐름의 가속화가 필요한 가운데 탈탄소와 전기차 시대를 실현하기 위한 세계 주요 국가와 기업들의 로드맵을 현대차그룹(HMG)에서 분석했다.

(제공=현대차그룹)

◆유럽, 탄소 중립 대륙 만든다...전기차 전환으로 시장 선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전 세계 최초의 탄소 중립 대륙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최소 55% 감축하기로 했다. 자동차의 탄소 배출 규제는 2025년까지 기존과 동일한 15% 감축을 유지하다 이후에는 5년을 주기로 단계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동시에 2030년에는 유럽 전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35%를 친환경차로만 구성, 2035년부터는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전면 금지한다. 2050년에는 내연기관차를 완전히 퇴출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전동화 전략을 '일렉트릭 온리'로 수정하면서 신속한 추진 계획을 밝혔다. 올해까지 전체 라인업에 전기차(BEV)를 도입하고 2025년부터는 중대형 승용차, 고성능차, 상용차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해 2030년까지 전 라인업을 전동화 모델로 전환한다.

벤츠 EQE(왼쪽)와 BMW iX. (제공=벤츠, BMW)
벤츠 EQE(왼쪽)와 BMW iX. (제공=벤츠, BMW)

BMW는 2023년까지 13종의 신규 전기차를 선보여 고성능 브랜드인 M을 포함한 전체 라인업의 90%를 순수 전기차로 채울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2025년까지 전기차 누적 판매 200만대를 달성하고 2030년에는 전기차 비중을 전체 판매의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려 전 세계 시장에 전기차 1000만대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폭스바겐그룹은 2025년까지 전동화와 디지털화 부문을 주축으로 미래 기술 개발에 730억 유로를 투입해 플랫폼과 배터리 셀 등을 개발하고 2030년까지 신차의 절반을 전기차로 출시한다. 아우디는 2026년부터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만 선보이고 2033년까지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을 순차적으로 중단해 2050년에는 완벽한 탄소 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제공=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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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충전인프라 확충으로 전기차 보급 확대

미국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05년의 절반 이하로 낮추는 것이 목표다. 그 과제 중 핵심이 충전소 설치다. 전기차 구매를 적극적으로 유도한다는 전략으로 2030년까지 75억달러를 투자해 50만개 이상의 충전소를 마련한다. 전기차 판매 비중도 2030년까지 50%로 확대할 방침이다.

제네럴 모터스(GM)는 2025년까지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에 350억 달러를 투자해 현재 2세대인 얼티움을 지속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30종의 신규 전기차를 선보인다. 또한 내년 GMC의 전기 픽업트럭인 허머 EV를 시작으로 쉐보레와 뷰익 등 산하 브랜드에서 다양한 차종을 출시한다. 또한 전기차 생산 능력을 연간 100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이를 통해 2030년에는 시장 1위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GMC 허머 EV와 포드 F-150 라이트닝 (제공=GM, 포드)
GMC 허머 EV와 포드 F-150 라이트닝 (제공=GM, 포드)

포드는 전동화 시대에서 생존을 넘어 2년 이내에 시장 2위로 발돋움하기 위해 수직 계열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을 택했다. 전기차 생산 능력을 2년 안에 연 60만 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2040년부터는 전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만 판매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을 시작으로 2024년까지 전체 라인업에 전동화 모델을 추가한다.

◆중국, 세계 최대 시장 유지...'배터리 교환' 주목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인 중국은 탄소중립 시기는 2060년으로 늦게 잡았지만 수송부문 보급전략은 누구보다 빠르다. 2025년까지 전체 신차 판매 중에 전기차를 비롯한 신에너지차의 비중을 20%로 끌어올리기로 했으며 2035년에는 50% 이상으로 확대해 신차의 절반(약 2000만대)을 신에너지차로 채우고 내연기관차 신차는 판매가 금지된다.

(제공=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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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차별화된 전략을 추진 중이다. 그 중에서도 배터리 교체 방식이 눈에 띈다. 배터리 교체 방식은 사용한 배터리를 충전소에서 미리 충전한 배터리로 교체해 전력을 충전하는 것이다. 니오는 올 상반기 중국 전역에 배터리 교체 인프라인 파워 스왑 스테이션을 300개 구축했고 2025년까지 100개를 추가할 계획이다. 아울러 운영 중인 충전소도 향후 1만5000개까지 확충하고 올해 안에 신차 4종을 출시할 방침이다.

샤오펑은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강점을 내세워 최대 주행거리가 706km인 스포츠 세단 P7을 선보였다. BYD는 배터리, 반도체 내재화 등 수직 계열화를 구축, 부품의 80%를 자체 생산해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2035년부터는 전기차만 판매할 계획이다.

(제공=현대차그룹)
(제공=현대차그룹)

◆일본, 기술 혁신으로 승부...전고체로 역전 노려

일본은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단계적으로 축소해 2035년에는 완전 금지하기로 했다. 또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충전 인프라 확충과 기존 내연기관차 부품 업체의 전동화 사업 전환을 지원하고 직접 투자도 단행한다. 일본의 친환경차 전환에는 하이브리드차도 포함됐다.

일본 완성차 3사는 전기차 개발이 늦은 만큼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사활을 걸었다. 도요타가 가장 먼저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시작했으며 올해부터 전기 SUV인 bZ4X를 시작으로 상용차를 포함해 2025년까지 15종, 2030년까지 총 30종의 전기차(BEV)를 선보인다. 2050년에는 제품 라인업에서 내연기관차를 완전히 없앤다는 전략이다.

도요타 bZ4X(왼쪽)와 혼다 e. (제공=도요타, 혼다) 
도요타 bZ4X(왼쪽)와 혼다 e. (제공=도요타, 혼다) 

혼다는 올해 1분기 이전에 전고체 배터리의 시험 생산에 돌입, 2020년대 후반에는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선보인다는 전력이다. 올해는 새로운 전기차 출시가 예고됐으며 2030년까지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최대 70%까지 끌어올려 2040년에는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로 100% 바꿀 예정이다.

닛산도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50%로 높이기 위해 향후 5년간 자체 배터리 및 전기차 개발에 2조엔을 투입한다. 2027년까지 20종의 신규 전기차를 출시하고 2030년까지 3종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제공=현대차그룹)
(제공=현대차그룹)

◆한국, 전기차 보급으로 탄소 감축...현대차그룹 기술력 인정

우리나라는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수준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의 친환경차를 450만 대 보급한다. 세부적으로는 친환경차(PHEV 포함) 판매를 2025년까지 51%인 91만 대, 2030년까지 83%인 150만 대로 확대하며 충전 인프라도 2025년까지 50만기 이상 구축한다. 뿐만 아니라 전기차 부품 소재 국산화, 전용 플랫폼 개발 등을 지원해 전기차 구매 진입 장벽도 낮출 예정이다.

현대차 아이오닉5.
현대차 아이오닉5.

국내 업체 중에는 현대차그룹사의 독주가 주목된다. 아이오닉5, EV6가 북미, 유럽 등에서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등 기술력과 브랜드 경쟁력을 입증받았다. 현대차는 2045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완성차 중 전동화 비중을 2040년 80%로 끌어올린다. E-GMP 기반 전기차를 올해도 중형 세단, 대형 SUV 등 2종 더 출시한다. 최근 아이오닉6을 예측할 수 있는 콘셉트카 '프로페시'와 아이오닉7의 외형으로 추정되는 '세븐'이 공개되기도 했다.

기아는 중장기 전략 '플랜S'를 통해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브랜드로 탈바꿈한다. 지난해 EV6 출시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E-GMP를 적용한 새로운 전용 전기차 7종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전기차 시장에서 2025년까지 점유율 6.6%를 확보하고 2026년까지 전기차 연간 50만대 판매한다. 지난해 말 공개한 대형 전동화 SUV 콘셉트카 EV9도 기아의 이런 전략을 뒷받침하는 모델이다.

기아 콘셉트카 EV9.
기아 콘셉트카 EV9.

제네시스도 현대차그룹 중 가장 먼저 내연기관차 없는 전기차·수소차 판매 구조(2025년)를 완성하고 2030년까지 총 8종의 전동화 라인업을 완성해 연간 판매 대수를 40만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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